시대에 따라 주력 플랫폼ㆍ장르 변화…지스타 통해 현재와 내일을 전망

매년 11월 개최되는 '지스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전시회다. 국내 업체들이 중심이 되어 유저들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그리고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그동안 공들여 온 작품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만든다. 

우리는 지스타를 통해 우리 게임업체들의 현 주소와 미래에 게임시장을 이끌어 갈 기대작들을 만나 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행사는 지난 2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중심으로 개최돼 왔다. 올해는 3년 만에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와 게임인들의 큰 기대를 받았다.

지난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지스타는 20일까지 나흘간 18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등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방역과 흥행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스타는 현재 최고의 작품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보여주는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이번 행사에서도 주요 업체들이 내년이나 그 후에 내놓을 기대작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를 지켜보는 관람객들의 관심도 높았다. 

지스타에서 나타난 미래의 게임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번 전시회에서는 먼 미래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1~2년 후에 등장할 신작들을 미리 플레이 해 볼 수 있었다. 또 각종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게임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시간은 유익했다.

이번 행사에서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한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퍼스트 디센던트' '데이브 더 다이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콘솔과 PC, 모바일 등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가디스오더' '디스테라' 등의 시연 공간을 마련했고, '아키에이지2'와 '아키에이지 워'의 영상을 전시했다. 

넷마블은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하이프스쿼드'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직접 즐길 수 있게 했다. 크래프톤은 다음달 출시 예정인 생존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미리 시연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네오위즈의 액션 게임 'P의 거짓'은 제2전시장 B2C관과 야외부스에서 선보였다. 이 작품은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의 어워드에서 국내 게임업체 중 최초로 3관왕을 수상해 주목 받은 바 있다.

지스타는 출범 당시 온라인게임이 중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제는 모바일게임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문화의 트렌드가 바뀌고 주인공 역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때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게임들이 반짝 주목을 받은 이후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 꾸준히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지만 대중화 하는 데는 부족한 모습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블록체인 게임과 메타버스 게임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해외에서는 하나 둘 성공적인 사례들이 나오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우려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새로운 플랫폼과 콘텐츠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올해 지스타 메인 스폰서인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신작을 선보이는 동시에 NFT(대체 불가능 토큰) 플랫폼, 메인넷 '위믹스 3.0' 등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와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타버스 기업인 레드브릭과 이루고월드 등도 B2C관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 공간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며, 게임의 확장성을 보여줬다.

한 나라의 역사 뿐만 아니라 산업에서도 영원한 강자는 없다. 게임플랫폼과 장르도 마찬가지다. 영원할 것 같았던 콘솔게임의 위상은 이제 2류로 떨어졌고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신흥세력을 구축했던 PC온라인게임도 왕좌를 모바일게임에 넘겨주고 말았다. 그리고 모바일게임 시장만 봐도 주인공들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설 새로운 플랫폼이 혜성처럼 등장 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업체들이 향후 5년 후, 10년 후에도 여전할 것이라고 믿어선 안된다. 신생 기업이었던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불과 몇년 사이에 전세계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지스타를 지켜보며 새롭게 등장할 기대작들의 모습을 미리 보았고, 아직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작품을 미리 예측해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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