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 부재로 게임 강국 위상 흔들려 … 주요 업체들의 신작 IP 개발에 기대감 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오버워치2’의 글로벌 인기가 심상치 않다. 작품을 출시한지 불과 열흘 만에 전 세계 2500만명의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했다. 또한 전작의 최대 일간 플레이어 수의 3배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국내 유저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오버워치2는 지난 주 기준 PC방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과점하고 있는 PC방에서 점유율 10%를 넘긴 작품은 근래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달성하기 쉽지 않은 수치다. 

LoL에 이어 국내 게임 순위 2위에 오른 오버워치2는 특히나 경쟁이 치열한 3인칭 슈팅 게임(FPS) 장르 중에선 ’발로란트‘와 서든어택’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오버워치2의 인기 요인으로는 우선 기본 플레이 전면 무료화 정책을 꼽을 수 있겠다. 전작의 경우 게임을 하기 위해선 패키지를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게임을 해보고 싶어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4~5만원대의 패키지 가격 자체가 진입 장벽처럼 되어버렸던 것이다. 반면 오버워치2는 기본 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처럼 누구나 원한다면 처음에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버워치2의 글로벌 흥행은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자 한때 게임 강국이었던 한국은 시나브로 변방의 약소국으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수 년째 이렇다할 글로벌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유통 플랫폼 스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조만간 온라인게임 강국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처럼 모두가 들떠 있었다. 그 만틈 이 작품의 글로벌 인기는 오버워치2의 그것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2017년 3월 첫 공개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무서운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당시 이 작품은 정식 버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판매량 800만 장을 달성했으며, 동시접속자 역시 ‘도타2’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그해 최고의 게임으로 등극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으며, 덕분에 이 작품을 보유한 크래프톤은 상장과 동시에 게임대장주 자리를 궤차고 있다. 이 작품의 인기가 너무 대단해서 일까. 그 이후 지난 수년 간 이 작품의 인기와 위상을 뛰어넘을 만한 온라인 게임이 국내에서 배출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내 최고 권위의 게임 시상식인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내달 16일 부산에서 열린다. 최근 올해 수상 후보작 접수가 마감되면서 최고상인 대상의 영예를 어떤 작품이 차지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넥슨이 올해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히트2' 두 작품이 대상을 놓고 집안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메이드의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를 비롯해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라인게임즈의 '언디셈버', 하이브의 '인더섬 with BTS' 등 다수의 작품들이 후보작으로 꼽혀 유저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게임업체들의 노력과 후보작들의 작품 완성도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올해도 글로벌 흥행작이 없고 눈에 띄는 신규 IP(지적재산권)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대상 후보작으로 물망에 오른 온라인게임이 단 한 작품도 없다는 점에서 게임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못내 아쉬울 뿐이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최근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온라인게임(콘솔 포함) 기반의 신규 IP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의 경우 ‘퍼스트 디센던트’ ‘워헤이븐’ ‘데이브 더 다이버’ ‘베일드 엑스퍼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온라인과 콘솔용으로 개발 중이다. 이들 작품 중 일부는 국제 게임전시회나 스팀 베타테스트를 통해 글로벌 유저들의 반응을 탐색 중이다.

이 밖에도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엔씨소프트의 'TL',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등 다수의 업체들이 온라인 및 콘솔 신작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작품 중 어떤 게임이 글로벌 흥행을 통해 ‘제2의 배틀그라운드’라는 별칭을 얻게 될지 지금으로선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내년에 열린 게임대상에는 다수의 온라인 및 콘솔 작품들이 후보작으로 노미네이트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는 모바일 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과 콘솔 시장에서도 글로벌 흥행작들이 쏟아져 나와 게임 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드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김종윤 뉴스2 에디터 jy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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