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저만치 뛰고 있는데 우리는 어떤 신발이 운동화인지 따지고 있다.”

최근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산업 규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페이스북은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부문에 집중적으로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는 메타버스가 게임이냐 아니냐 같은 한가한 소리나 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실제 이달 초 게임을 포함한 IT 업계에서는 제페토가 게임이냐 아니냐가 논쟁거리가 떠올랐다. 이마저도 아직까지 제대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새롭게 떠오른 시장을 법으로 명확히 규정해 올바른 정책지원과 잘못에 대한 규제를 내린다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을 빨리 선점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선두 경쟁에 뒤쳐져 미미한 로컬시장이나 겨우 형성한다면 우리가 규정한 메타버스 분류가 전세계적으로 뭐가 중요하겠냐는 것.

이러한 모습은 비단 메타버스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게임산업 전반에서 낡은 규제로 발목을 잡히는 일이 잦게 나타나는 것. 메타버스와 함께 부각된 블록체인 기반 플레이 투 언(P2E) 게임도 국내에선 서비스가 막혀있다. 또 소셜 카지노 게임도 사행성을 이유로 막혀있다.

앞서 게임산업 최대 규제로 꼽혔던 셧다운제가 폐지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규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빠른 기술발전으로 종래의 제도가 약화 또는 쓸모 없게 되는 현상은 사실 일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게임 부문에 있어서는 그 모습이 너무 지나치다. 사행성 이야기가 나올 때 아직도 심심찮게 ‘바다이야기’가 거론되는 것. 거의 20년전 이야기가 아직도 나오는 것이다. 또한 게임물등급분류에 있어서도 전세계적으로 7~12세 등급분류를 받는 게임이 한국에선 선정성 이유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권고를 받았다. 국내 게임 유저들을 대체 무엇으로 보는 건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업계에서는 탁월한 산업 진흥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낡은 규제가 게임산업 발전을 막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앞서 대통령은 규제개혁을 기치로 내세웠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선도적 규제혁신으로 자유로운 예술 창작 환경을 만들 것을 공표했다.

물론 빠른 기술발전을 법과 제도가 따라가기 쉽진 않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이 게임업계가 제도권에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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