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열혈 메카닉 액션 완성도 높게 연출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제작진 작품 '눈길'

스튜디오 트리거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프로메어'가 20일 개봉한다. '천원돌파 그렌라간' '킬라킬' 등의 흥행 주역 이마이시 히로유키 감독과 나카시마 카즈키 각본을 통해 선보이는 '열혈'과 '메카'의 조합을 스크린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CD프로젝트레드의 게임 판권(IP)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가 찬사를 받으며 이마이시 히로유키 감독과 스튜디오 트리거의 이름값이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등급분류 처리 지연 문제로 인해 지역 제한이 걸려 시청이 불가한 상황이다. 기다리는 이들에겐 불만스러운 일이지만, 오히려 이는 화제거리가 되며 입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상영 순서를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결국 '프로메어'가 '사이버펑크: 엣지러너'보다 먼저 개봉하게 됐다. 또 마냥 감감무소식으로 여겨졌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가 돌연 23일 넷플릭스 공개를 예고해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불과 며칠 간격을 두고 스튜디오 트리거의 작품이 잇따라 공개되는 것이다. 마치 이를 기회로 관심을 갖고 즐겨보라고 판을 깔아준 셈이 됐다.

'프로메어'는 트리거의 첫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트리거의 능력이 집약돼 한층 뛰어난 연출력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트리거의 이름으로 선보인 '킬라킬'의 감성보다는 가이낙스 시절 '천원돌파 그렌라간'에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편이다. '천원돌파 그렌라간'에서 드릴과 나선력을 풀어내는 방식과 '프로메어'에서 '불'의 존재가 비슷하게 다뤄지기 때문에서다. 

'프로메어'는 불쾌한 감정이 쌓이는 인물들이 결국 폭발하며 불을 뿜어내는 인체발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또 이렇게 불을 다스리는 돌연변이 '버니쉬'가 탄생하고, 이들과의 갈등 격화로 대재앙이 벌어지며 인구의 절반이 소멸되는 참상 이후 30년이 흐른 시점에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불과 신인류의 탄생은 그리스 로마 신화 프로메테우스를 되새기고 연상하게 만든다. 불을 가져다 주고 문명의 발전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프로메테우스의 속성은 이 작품의 시작과 끝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파르나소스 및 데우스 엑스 마키나 등의 소재가 의미 그대로 사용되면서도 나름의 비트는 시도가 이뤄지기도 했다.

'프로메어'의 이야기는 돌연변이 집단 '매드 버니쉬'와 이들의 방화를 막기 위한 소방 구조대 '버닝 레스큐'의 대결로 이어진다. 이들의 아이러니 반복이 점차 감정을 고조시키고 규모를 키워가는 식이다. 

버닝 레스큐 대원 '갈로 티모스(목소리 마츠야마 겐이치)'는 불을 끄는 것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인물이다. 그러나 매드 버니쉬의 보스 '리오 포티아(목소리 사오토메 타이치)'와 대결 이후 돌연변이에 대한 자신의 정의와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갈로 티모스와 리오 포티아 간의 역설을 만드는 것은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자치공화국 '프로메폴리스'의 행정관 '크레이 포사이트(목소리 사카이 마사토)'의 존재다. 

리오 포티아 역시 그동안 매드 버니쉬로 지켜온 긍지를 잊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게 되는 등 좌절과 성장의 단계를 밟아나간다.

결말을 향해 갈수록 극장판이 아닌 시리즈 구성이면 어땠을까에 대한 상상이 들기도 했다. 세계의 비밀을 풀어내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더 자세히 보고 싶었기 때문에서다.

'프로메어'의 열혈과 메카닉의 빌드업은 과거 '천원돌파 그렌라간'과 비슷한 감성으로 이어가는 편이다. 다만, 이전과 비교하면 다소 절제된 모습이나 구성을 지향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절묘한 OST 삽입으로 연출의 벅차오름을 더하는 기술은 시대가 흐른 만큼이나 발전했고, 세련됐다고 평할 만하다.

작화 측면에서도 이 같은 차별화를 체감할 수 있다. 작품의 핵심 소재인 불을 묘사하는 방식에서부터 이 작품의 개성과 색깔은 분명하다. 또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기대에 부응하는 완성도로 열혈 메카닉 액션을 선보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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