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업계 전반에서 개발자들의 몸 값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해선 유독 죄악시 하는 것 같다.”

최근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인터뷰 중 이 같이 말했다. 실적발표 시즌마다 게임업계의 인건비가 부각되며 비관적으로 평가된다는 것. 인건비가 늘면 자연스럽게 영업이익이 줄어들지만 각 업체들이 속된 말로 돈지랄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가 일상화되며 IT인력을 찾는 업종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산업 전반에서 IT 인력의 대우를 높이며 인재 모시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업체들이 인재에 대한 대우를 안 높이면 새로운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커녕 기존 인력의 이탈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업체에서는 자사 최종 면접자에게 수 백만원의 면접비를 주거나 인력 추천자에게 포상금까지 지급했다. 영업이익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거나 감소했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볼 순 없겠지만 핵심 인력이 모두 이탈해 게임을 만들지 못하게 된 상태 역시 바람직하지도 않다. 특히 게임산업의 경우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원자재 확보이자 연구개발이라는 평가다.

더욱이 게임업계의 경우 최근까지 포괄임금제, 크런치 모드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이로 인해 안타까운 사건도 다수 발생했다. 여기에 대우가 많이 나아진 현재에도 게임산업은 개발자들의 선호 분야가 아니다. 개발자들이 가장 취업을 원하는 곳으로 제일 먼저 네카쿠라배(네이버, 카카오, 쿠팡, 라인, 배달의민족)가 거론되는 것.

아울러 다른 콘텐츠 산업과 온도차도 느껴진다. 다른 콘텐츠 분야의 핵심 인력이 수 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에 대해선 화제나 부러움의 대상이 되지만 게임은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높아진 게임산업의 위상이 선택적으로 발휘되는 것이다.

물론 직원들의 대우에만 신경을 써 회사가 손실만 낸다면 그건 본말전도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게임 만드는 사람들 뭐 그렇게 돈을 주냐”와 같이 극단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높아진 대우에 맞게 게임업계 종사자들도 좋은 게임을 많이 만들어 줬으며 하는 바람이다. 종사자들의 대우와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나오는 것은 맨날 같은 양산형 게임이면 당장 유저들로부터 비웃음을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좋은 작품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두고, 이를 만드는 개발자들의 대우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실적과 관련해 인건비가 발목을 잡았다는 이야기 보다는 개발자들이 저런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으면 저 정도 대우는 당연히 받아야지라는 말을 더 자주 듣는 상황이 오길 희망한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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