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가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 지연이 정상적인 서비스를 가로막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떠오름에 따라 사법부의 용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게이머의 아이템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소유권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따라서 그 아이템을 다른 게임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 반면 블록체인 기술 가운데 하나인 NFT(대체불가한 토큰)의 적용으로 사행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와 사법부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문이다. 

따라서 이 게임을 단순한 놀이문화의 줄기로 볼 수 있느냐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게임 아이템이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 아이템의 경우 오로지 한개만 존재하게 돼 희소성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게임을 통한 사행으로 가는 길이라며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미 불법 적인 아케이드 게임을 통해 사행의 늪을 경험한 정부로서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그 길로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양측의 첨예한 입장은 최근 사법부의 모호한 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에 대한 불법 여부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사안에 대해 법원은 애매모호한 자세를 취하며 무려 1년여의 세월을 보내는 등 결심을 미루고 있다.    

실제로 최근 행정법원은 스카이피플이 제기한 '등급분류결정취소 처분 취소 청구'를 위한 4차 변론을 실시했으나 다가오는 9월 30일 결심공판에 이어 내년 1월께에나  판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첫 공판이열린 지 1년7개월 만에 첫 판결이 나오게 되는 데, 문제는 이걸로  끝이 나는 게 아니다. 원고인 스카이피플이나 피 청구자인 게임물등급위원회가 1심 판결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피플은 지난해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 스타즈 포 클레이튼'을 서비스하기 위해 여러차례 게임위에 심의를 요청했으나 보류 또는 거부 등급을 받았다. 결국 자체등급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 결정 취소 처분을 받게 되자 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이다. 

이번 소송은 블록체인 기반의 플레이 투 언(P2E) 게임에 대한 사행 여부를 놓고 진행되는 첫 재판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선 시대의 큰 변화에 따라 정책 역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 데, 이를 간과한 채 행정부가 무책임하게 사법부로 공을 떠 넘긴 꼴이 됐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블록체인 게임이 낯선 게임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우리나라 게임은 수출시장의 전사라고 불리운다. 그만큼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 정부의  규제로 발목이 잡힌 꼴이 된 셈이다. 내수없는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칫 기술이 사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 산업이라고 불리는 메타버스 시장의 기반이 되는 핵심코어라 불리고 있다. 특히 게임 뿐 아니라 금융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등  내재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렇다면 더이상 사법부의 판단이 미뤄져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간 사법부의 산업 현안 및 기술과 관련한 판단과 기준은 재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첨단 기술 및 아이템에 있어선 거의 절대적인 가치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환경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용기 있는 판결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사안은  더이상 미뤄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법부의 용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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