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모바일게임 시장은 중소 게임업체들이 살아 갈 수 있는 그린존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과 중국 업체 등 공룡들이 싸우는 틈바구니에서 숨쉴 틈 조차 없을 만큼 좁은 입지에서 몸부림치는 처지에 놓였다. 

최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를 보면 이를 극명히 알 수 있다. 1위부터 5위까지는 국내 대기업들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6위부터 10위까지는 중국 업체들이 만든 게임이다.

국산 게임은 ‘리니지M’을 필두로 ‘리니지W’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리니지2M’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최상위권을, 그 뒤로는 ‘히어로 테일즈’ ‘원신’ ‘라이즈 오브 킹덤즈’ ‘기적의 검’ 등 중국산 게임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불과 몇년 사이, 모바일게임의 주도권이 완전히 바뀐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대기업들의 자본력과 중국 업체들의 앞선 기술력을 꼽고 있다.

우선 모바일게임의 스케일이 과거와 다르게 온라인게임 수준으로 커진 것이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소수의 개발자로 해서 수천만원만 있으면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수백명이 달려들어 수백억원을 쏟아 붓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모바일 게임 주력 장르가 캐주얼에서 MMORPG로 넘어오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업체들의 기술력은 더이상  문제삼을 수 없을 만큼 궤도에 올라 있다. 이미 국내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이미 그들은 앞선 10여년 전부터 전략적으로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을 양성해 왔다.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한국에 밀리자 아예 온라인 게임을 뛰어넘어 모바일 게임 장르로 달려 간 것이다.

이들은 또 장르의 다각화로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MMORPG 등 특정 장르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중국의 모바일게임업체들은 참신한 소재와 장르개발에 주력한 것이다. 게임의 소재개발은 거의 일본에 버금갈 정도다.

구글 매출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국산 게임들은 MMORPG 4개작, RPG 1개작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6~10위의 중국 게임은 MMORPG 1개작, RPG 2개작, 어드벤처 게임 1개작, 전략 게임 1개작이다. 훨씬 더 꾸밈 있고 짜임새가 있는 모습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중소 모바일게임업체들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하겠다. 이를테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업체제 구축 등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또 가능성이 보이는 스타트업에 대해 대기업이 멘토 역을 맡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마음대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넉넉한 자금을 조성해 주는 이른바 엔젤 자금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소, 스타트업들은 산업의 풀뿌리와 같다. 그들이 존립하지 않으면 대기업들의 타이틀 및 인력 수급책도 위협받을 수 있다. 중소 게임업체들이 살아 숨쉴 수 있는 방안을 지금이라도 타진하고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들이 팔을 걷어 붙였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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