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채굴 방식 변경에 수요 감소•전월比 20~30만원대 하락… 게임업체들도 주목

코로나19 특수로 급격히 몸값을 높였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게이밍 시장 둔화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글로벌 전역에서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하락세가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전월대비 20~30만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암호화폐 이슈 때문이다. 주요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의 채굴방식이 그래픽 카드 연산능력 활용 방식에서 지분 배당 방식으로 바뀌면서 암호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찾는 사람이 줄어든 것.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 역시 최근 경제 불안정으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그래픽카드 가격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나치게 높아진 가격으로 다수의 유저들이 제품 구매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해당 고객층의 구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최근 국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소되며 게이밍 시장 둔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이다. 앞으로 외부활동이 늘어나면서 고사양 PC의 필요성이 낮아진 것.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직장인들은 다시 회사로 출근하며 학생들 역시 등교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이 게이밍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달 첫 주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선 전월대비 판매량이 31.9%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은 게임업체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이슈다. 그간 대부분의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에 집중해 왔으나 올해에는 온라인 게임 및 스팀 출시 등을 준비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

컴퓨터 사양이 좋지 못한 유저들은 최신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고사양 PC를 가진 유저들이 다수가 되면 이러한 진입장벽 없이 많은 유저들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폐지된 성인의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와 맞물리며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고사양 게임을 찾는 유저들이 늘어나면 개발력이 뛰어난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진 상황을 지켜보는 유저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래픽카드 가격 역시 암호화폐 채굴 붐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

또한 시기적으로도 비수기에 속한다. 게이밍 제품 등의 경우 졸업 및 입학, 방학 시즌 등에 수요가 높은 편이다. 더욱이 올해 9월까지 마땅한 평일 연휴 기간도 없어 이를 적극 활용하기도 어렵다는 것. 여기에 새 그래픽카드 시리즈도 예정돼 있어 이를 대기하는 유저들도 많다.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코로나19 유행 당시 호황을 누린 게이밍 시장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또한 그래픽카드 등 부품뿐만 아니라 게이밍 기어 등 주변 장비의 수요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