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롱데일 수석 프로듀서ㆍ케빈 비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화상 인터뷰 … "향수를 다시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20일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클래식 버전에 신규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를 공개하고,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출시된 리치 왕의 분노는 ‘리치 왕’ 아서스 메네실의 세계 정복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북부 혹한의 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시 ‘불타는 성전’ 확장팩에 이어 선보인 매력적인 스토리와 콘텐츠로 전세계를 WoW 열풍으로 이끌었다.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WoW 클래식 버전을 선보인다면 적어도 리치 왕의 분노 확장팩까지는 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을 정도로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확장팩을 통해 싸늘하게 얼어붙은 음울한 북부의 땅 ‘노스렌드’가 열린다. 유저들은 ‘북풍의 땅’과 ‘울부짖는 협만’에서 모험을 시작하며, 장엄한 경관이 펼쳐진 곳에서 다양한 모험을 즐기게 된다. 특히 WoW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빌런인 리치 왕 아너스 메네실의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신규 직업으로 ‘죽음의 기사’가 등장한다. 작품 최초의 영웅 직업으로, 얼라이언스와 호드 두 진영에서 모두 플레이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해당 서버에 55레벨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죽음의 기사 직업을 생성할 수 있었으나 이번 클래식 버전에서는 요구 조건과 관계없이 죽음의 기사 생성이 가능하다.

주문 및 능력의 속성을 변화시키는 신규 전문 기술 ‘주문 각인’을 선보인다. 또한 보랏빛 요새, 옛 스트라솔름 등의 주요 5인 던전과 40인 공격대 ‘낙스라마스’ 등이 새롭게 등장한다.

한편 기존 클래식 유저들과 신규 유저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확장팩 업데이트 당시와 비교해 다소의 변경이 적용된다. 먼저, 친구들과 함께 노스렌드를 곧바로 탐험할 수 있도록 70레벨 캐릭터 업그레이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계정당 1회로 제한되며 죽음의 기사를 제외한 모든 직업에 사용할 수 있다.

사회적 유대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이전 3.3.5 패치에서 도입된 ‘던전 찾기’ 기능을 삭제했다. 또한 투기장 팀을 삭제해 고정된 팀보다는 개인을 기준으로 한 탄력 있는 평점 제도를 운영한다. 이 밖에도 새롭게 오픈하는 미용실에서, 라이브 버전에서 지금까지 선보인 모든 기능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마이크 이바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처음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이 출시됐을 당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수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고 또 영원토록 남을 악당과 장엄한 이야기를 선사했다. 노스렌드에서의 영광스러운 시절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클래식 경험을 온전히 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또한 이 장대한 모험을 처음 떠나는 플레이어도 손쉽게 보람찬 경험을 할 수 있게끔 고려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작품 공개 직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WoW: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과 관련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에는 홀리 롱데일 수석 프로듀서와 케빈 비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참석해 미디어의 다양한 질문에 답변했다.

다음은 해당 인터뷰에서 오간 질의 응답을 간추린 내용이다.

케빈 비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케빈 비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일문일답>

- 리치 왕의 분노는 WoW 확장팩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확장팩으로 손꼽힌다. 신경 쓸 부분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개발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케빈 비규 : 첫 번째로는 노스렌드, 죽음의 기사, 만레벨 확장 등 그 때의 그 경험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되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또한 클래식을 계속 즐겨 주셨던 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을 생각했다. 그 당시의 WoW를 20년 가까이 계속 플레이하며 즐겨 주시는 분들이다.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던 분들이 많았기에 이렇듯 출시할 수 있어 다행이다.

홀리 롱데일 : 2008년 리치 왕의 분노 출시 때 근무하던 개발자들이 아직 블리자드에 남아있다. 당시에 바꿨으면 좋았을 것들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최대한 과거의 플레이 경험을 유지하면서도 개편해야 할 점 또는 피드백을 전달해주고 있다.

- ‘죽음의 기사’는 리치 왕의 분노 초창기와 후기가 상당히 달랐다. 이번 클래식 버전에서는 어떤 시점의 빌드가 적용될까.

케빈 비규 : 리치 왕의 분노의 마지막 패치로 작품을 진행한다. 그 때가 가장 밸런스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죽음의 기사가 혈기 전문화로 탱킹을 하거나, 냉기 전문화로 딜링을 하는 것 모두 재밌을 것으로 생각한다.

- 부정적 평가가 있었던 계정 귀속 아이템은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도 적용되는가.

케빈 비규 : 새로운 장비를 얻는 경험이 없어져 레벨업을 하는 재미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개발팀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계정 귀속 아이템은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해보도록 하겠다.

- 리치 왕의 분노에서는 특정 전문화와 직업의 선호도가 높았다. 직업간 밸런스 조절이 이뤄지는지 궁금하다.

케빈 비규 : 밸런스에서는 신중한 입장으로 고려하고 있다. 클래식 유저들의 플레이 스타일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질 경우에는 고려해보겠지만 지금은 밸런스를 건드릴 생각이 없다.

- 당시에도 존재하는 문제였지만, 진영간 인구 수가 맞춰지지 않는 인구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케빈 비규 : 확실한 해결책은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겨울 손아귀 호수 전투’의 진영간 밸런스를 위해 모든 서버의 모든 진영이 아카본 석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 최초 달성 위업과 업적 시스템도 그대로 구현되나.

케빈 비규 : 그대로 구현돼 있다. 업적 달성을 게임의 주된 재미로 느끼시는 분이 많다. 최초의 만레벨과 특정 전문 기술 위업, 특정 공격대 클리어 등이 모두 구현된다.

- ‘불타는 성전 클래식’의 태양샘 공격대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공략 가능한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히 제공되는가.

홀리 롱데일 :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겠다. 프리 시즌과 같은 패치도 있기 때문에, 공략을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태양샘 공격대 테스트에서 회피율 감소 디버프가 삭제됐다.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의 얼음왕관 성채 공략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부여하는 ‘왕좌의 한기’ 디버프가 삭제되는가.

케빈 비규 : 기존 디자이너와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전에는 파워 커브의 계산 실수로 유저들이 너무 강해져, 재밌는 플레이 경험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강력한 디버프를 줬다. 이번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에서는 파워 커브에 유의해 적절한 공격대 난이도 설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불타는 성전 클래식' 서버는 오리지널 클래식의 ‘시대’ 서버처럼 남게 되나, 아니면 리치 왕의 분노로 이전해야 되는가.

홀리 롱데일 : 지난번에는 클래식과 불타는 성전을 시대로 나눠 2개의 서버를 뒀다. 하지만 대다수의 유저들이 불타는 성전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리치 왕의 분노에 최대한 집중하기 위해 시대 서버를 따로 두지 않을 예정이다. 하지만 미래에 시즌제 등으로 따로 서버를 출시할 지는 논의 중인 상태다.

- 현재 골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홀리 롱데일 :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커뮤니티의 의견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케빈 비규 :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은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과거에는 없었던 변화를 주는 것을 더욱 호의적으로 바라볼 예정이다. 그 당시와는 다를 수 있더라도 유저들이 원하는 변화라면 새롭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

홀리 롱데일 수석 프로듀서.
홀리 롱데일 수석 프로듀서.

- WoW의 라이브 버전 최신 확장팩과 클래식을 같이 즐기는 유저들이 많은가. 유저들의 동향이 궁금하다.

홀리 롱데일 : 둘 다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다. 지금 개발팀들 역시 둘 다 플레이하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 유저들은 지역별로 굉장히 성향이 다르다. 최대한 다양한 지역의 유저들 피드백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케빈 비규 : 두 작품을 모두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많아, 클래식만의 재미를 유저들께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클래식을 원작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전개하는, 일종의 ‘평행 세계’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케빈 바규 : 평행 세계를 통해 기존 오리지널에 없던 스토리를 업데이트 하는 것은 개발진에서도 자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기존 작품의 요소를 담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처음 WOW 클래식이 공개됐을 때, 리치 왕의 분노까지는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앞으로 확장팩이 더 출시될 가능성이 있나.

홀리 롱데일 : 지금은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으로도 업무량이 굉장히 많다. 준비하는 동안 커뮤니티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듣고 싶다. WoW 클래식은 유저들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고 싶다.

- 지난 2008년에 출시됐던 리치 왕의 분노를 클래식으로 다시 내놓는데 대한 개발팀 내부의 소감이 듣고 싶다.

케빈 비규 : 매우 기대가 된다. 유저분들이 이전 리치 왕의 분노를 플레이하던 향수를 다시금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지금은 노스렌드가 그저 지나치는 장소지만, 이전에는 여기서 앞으로 어떤 모험이 펼쳐질지 기대하던 곳이다.

홀리 롱데일 :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부터 리치 왕의 분노 클래식 출시를 기대해 왔다. 마침내 출시가 이뤄지게 돼 기쁘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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