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부펀드서 약 2조원 투자 ... 그만큼 한국게임 위상 믿어주는 것

국내 게임계에 중동 오일 머니가 쇄도하고 있다. 

그 첫 주자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PIF(퍼블릭 인베스트먼트 펀드)는 8억8300만달러 (한화 약 1조589억원)를 투자해 넥슨의 지분 5.02%를 확보한데 이어 최근엔 장내 매입을 통해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 지분 6.69%에 해당하는 146만8845주를 확보, 김 택진 대표(11.9%) 넷마블(8.9%) 국민연금(8.4%)에 이어 4대주주로 떠올랐다. 

PIF는 그러나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 정보통신(IT) 및 콘텐츠 분야의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식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PIF는 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황세자에 의해 만들어진 단일 주주 펀드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올해 나이 38세에 불과하지만, 2017년 황세자 자리에 오른 이후 내치를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  정부 경제 계획인 '비전 2030'을 자신이 직접 수립할 만큼 사우디 아라비아의 변화의 바람에 중심 인물이 되고 있다. 

이달 초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LEAP 2022' 페어도 그가 설계하고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측은 정보통신분야에 75억달러(한화 약 9조원)를 투자키로 하는 등 미래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표명, 주목을 끌기도 했다. 

따라서 한국게임업체들에 대한 투자와 관심은 이같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 할 수 없다. 다소 의아한 것은 왜 투자 우선 순위에 게임업체를 두고 있느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PIF의 일련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렇게 낯선 모습은 아니다. PIF는 이미 일본 게임업체인 캡콤에 이어 SNK , 블리자드, EA 등 세계 유명 게임업체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 왔다. 

실제로 이들은 경영참여 등엔 관심이 없으며, 펀드 수익을 위한 단순 투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만큼 한국 게임업체들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뜻이다. 

주목되는 것은 중동 오일 바람이 사우디 국부펀드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의 부국들이 쌓여있는 달러 활용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으며,  그 투자 대상 한 곳이 다름아닌 대한민국 정보통신과 콘텐츠업계라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나타난 비대면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한국 기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도 투자 분위기를 이끄는 요인이 되고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게임산업계에 투자 지류가 늘어나고 확대된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불과 1~2년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투자 자금은 중국에서 나왔다. 과거 미국, 일본. 유럽 중심의 투자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랐고, 이로인한 산업계의 파장도 적지 않았다.

어항의 수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어항의 순도 역시 좋기 때문에 물이 들어오는 것과 같다 할 것이다. 한국 게임산업계의 성장성을 믿어주고, 기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외국자본 유입은 다다익선이 아니겠는가. 이 기회에 외국인들의 주식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등 정부의 후속 조치가 함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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