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이 미래 성장 산업 개척 및 지주사로서의 위상제고를 위해 회사명을 과감히 벗어 던져 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또 이 과정에서 지금은 계열 기업이 됐지만, 한 때 강력한 라이벌로서 엎치락 덮치락하며 서로 시이소를 벌여온 컴투스의 이름을 차용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 주목을 끌고 있다.

먼저, 게임빌이 회사창립 21년 만에 회사명을 컴투스홀딩스로 변경키로 한데 대해 아쉬움과 함께 파격의 여파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게임빌이란 회사명은 송병준 창업자가 직접 작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송 병준은 애지중지해 온 회사명을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만큼  역사속에 던져 버렸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사업 지주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컴투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한층 높여 나가는 등 새로운 기업 성장축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임빌은 모바일게임 1세대 기업으로서 그간 피처폰 게임을 시작으로 산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다.

게임빌이 내놓은 히트작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작품이 '게임빌 프로야구'다. 이 작품은 지난 2002년 첫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새 시리즈를 선보이며 지금까지 7000만건에 달하는 글로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또  '별이되어라' '크리티카:천상의 기사단' 등은 유저들이 신조어를 양산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 2013년 10월에는 경쟁사인 컴투스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면서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은 게임빌과 컴투스의 양대진영간 벌이는 경쟁체제였다. 덩치로 따져보면 컴투스가 더 컸다. 그런데 게임빌이 컴투스의 지분을 전격 인수한 것이다. 게임빌은 이후 내수보다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컴투스가 개발한 '서머너즈워'가 전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은 우연이라기 보다는 게임빌과 컴투스의 드러나지 않은 협업이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번에 회사명을 전격적으로 변경한 것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 송 병준의 용단이라고 봐야 한다.

솔직히 이 과정에서 굳이 자신이 작명한 게임빌이란 이름을 버릴 필요가 있었을까. 그러나 그는 과거 경쟁사였던  컴투스의 이름으로 기꺼이 바꿔 탔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란 상징성과 함께 게임빌과 컴투스의 조직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론 위지윅 스튜디오, 정글 스튜디오, 데브 시스터즈 등 협업관계인 주요 협력사들의 관계설정도 고려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예컨대 송 병준은 물리적 결합 뿐 아니라  화학적 결합도 중요하다는  뜻을 회사명 변경을 통해 훼밀리들에게 알린 셈이다.  

게임빌이 실제로 관련 업체들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게임빌의 환골탈태가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고 이 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기회와 성장을 쥐기 위해 바꿀 수만 있다면 마누라만 빼고 모두 바꾸라고 직원들에게 독려한 적이 있다.

송 병준이 이 길을 걷겠다고 나선 것인가. 컴투스와의 빅딜을 성공적으로 이뤄낸지 불과 8년만에  그가 또다시 큰 모험에 나서고 있다. 그의 도전과 결단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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