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윤 프로젝트 모름 대표 등 개발진 인터뷰 … 자유도 높은 플랫포머와 귀여운 캐릭터로 어필

셔터냥을 개발한 '프로젝트 모름'.
셔터냥을 개발한 '프로젝트 모름'.

‘셔터냥’은 지난 3월 인디 게임업체 프로젝트 모름이 출시한 퍼즐 플랫포머 게임이다. 귀여운 작품명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주인공은 데포르메화한 검은 고양이며, 카메라를 머리에 이고 셔터를 눌러 사진을 촬영한다. 작품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점은 ‘카메라 액션’이라는 작품 고유의 특징으로, 카메라로 촬영한 오브젝트를 원하는 대로 필드에 배치해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오브젝트를 징검다리로 삼는 등 여러가지 형태로 퍼즐을 해결할 수 있다.

촬영한 오브젝트를 자유롭게 배치해 퍼즐을 풀어나간다는, 셔터냥만의 개성 넘치는 작품성은 출시 전부터 화제였다. 지난 2019년에는 유니티 엔진 기반 콘텐츠에 시상하는 ‘메이드 위드 유니티 코리아’에서 베스트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등 각종 인디게임 쇼케이스에 출품해 입소문을 탔다. 이를 계기로 국제적인 행사인 ‘타이페이 게임쇼’에 수상 후보작으로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셔터냥을 개발한 유동윤 프로젝트 모름 대표는 업체 설립 이전까지 개발과는 인연이 없는 커리어를 지녔다. 게임을 즐기는 입장이었던 그는 지난 2017년 고등학교 동기와 대학교 후배 등 지인들을 모아 무작정 프로젝트 팀을 설립하며 게임 개발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들이 처음으로 개발에 나선 게임은 카메라를 소재로 한 텍스트 어드벤처 작품이었으나, 기술력 부족을 이유로 카메라 촬영 기능만 남긴 채 도중에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프로젝트 모름은 업체의 개발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고양이가 등장하는 습작용 게임 ‘고양고양 레볼루션’을 함께 개발하고 있었는데, 두 가지 작품의 콘셉트가 합쳐져 지금의 셔터냥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유 대표는 모름, 즉 미지에서 오는 즐거움을 유저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회사의 정체성을 사명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을 시작하면 누구나 탐험과 조사, 정찰 등을 통해 모르는 것을 알아 나가며 플레이가 진행된다. 이처럼 모름에서 오는 즐거움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사명을 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셔터냥을 비롯한 업체의 작품 방향성에 대해 ‘독특함’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에 대해 “게임이란 항상 뻔한 경험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물해야 된다”면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특별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검은 고양이와 함께하는 이색 플랫포머

‘셔터냥’은 한 검은 고양이가 카메라를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겪는 모험을 다룬 작품이다. 갑작스럽게 강풍에 휘말려 특이한 세계에 떨어진 고양이는 함께 바람에 날려온 카메라를 발견하게 되고, 카메라와 함께 주인에게 돌아가기 위해 이상한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유 대표는 셔터냥이 가진 가장 큰 장점으로 작품의 귀여운 그래픽과 아트워크, 캐릭터에 대해 먼저 말했다. 이 작품은 화분을 머리에 얹고 있는 강아지, 꿀단지를 들고 있는 곰 등 귀여운 동물들이 등장인물로 나오는 것이 특징이며 둥글둥글하고 감성적인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캐릭터 디자인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귀엽고 단순하게 만들었으며 머리에 얹고 있는 카메라, 꿀단지 등 각자의 아이템들로 공격하거나 다양한 행동을 하도록 특징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또, 주인공인 고양이를 최대한 귀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데포르메와 실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디자인해보는 등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디자인을 확립했다. 또한 작중 등장하는 여러 표현을 위해 캐릭터와 보스의 애니메이션을 프로그램을 통해 효율적인 방식으로 직접 제작했다.

플랫포머 게임이지만 작품의 클리어 루트를 한 가지로 정하지 않고 자유도를 부여한 것 역시 셔터냥의 큰 특징이다. 오브젝트의 사진을 촬영해 필드의 이곳 저곳에 배치하며 고양이를 위협하는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필드에 놓인 벽돌을 촬영해 징검다리로 삼거나, 맞으면 기절하는 빗물을 역으로 활용해 적을 기절시키고 유저는 벽돌로 이를 막고 지나가는 등 오브젝트의 활용 방법도 여러가지다. 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든 유저의 자유에 맡겼다.

유재영 게임 디렉터는 이에 대해 “대부분 클리어 방법이 정해진 일방향 진행 위주의 플랫포머 장르이지만 답을 한 가지로 규정짓기 않기 위해 노력했다. 유저의 자유도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구성해 게임을 통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경험을 지켜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모름은 이 같은 제작 철학을 통해 셔터냥을 자유도 높은 플랫포머로 차별화를 실시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유저의 자유도가 높다는 것은 때로는 오히려 작품을 모호하게 만들고 난이도를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프로젝트 모름은 이 때문에 작품의 레벨 디자인에도 큰 공을 들였다. 직관적인 튜토리얼 애니메이션을 삽입해 플레이 방식을 설명하고, 앞으로 가야할 루트를 화살표로 표시했다. 또한 출시 직후 여러 차례의 업데이트로 카메라 슬로우모션, 어시스트 모드 등 자체적으로 난이도를 낮춰주는 기능을 선보이며 유저들의 피로도를 낮췄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플랫포머의 분위기를 살리는 작품 배경음악 역시 실력 있는 작곡가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했다. 셔터냥은 총 37곡의 다양한 곡을 작품에 삽입하며 분위기에 따라 활용하고 있다.

# 작품 알리기 박차 가한다 … 30일 '도쿄게임쇼 2021' 전시

프로젝트 모름은 셔터냥을 개발하며 가장 아쉬웠던 요소로 코로나19의 확산 인한 작품 홍보 기회 부족을 꼽았다. 유 대표는 “2019년에는 ‘지스타’ 등의 여러 게임 쇼케이스를 통해 작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2020년부터는 굉장히 어려워졌다”고 당시에 대해 밝혔다. 특히 2020 타이페이 게임쇼에 출품하며 오프라인 홍보를 위해 팸플릿과 굿즈 등 다양한 작품 홍보 요소를 만들었지만, 행사 자체가 물거품이 되며 고스란히 금전적인 손해로 남기도 했다.

작년의 아픔을 계기로 올해는 다양한 게임쇼를 통해 작품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셔터냥은 30일부터 개최되는 국제 게임 쇼케이스 ‘도쿄게임쇼 2021’에서 온라인 전시를 실시한다. 더 많은 유저들과의 교류를 통해 국제적으로 팬 베이스를 다지고 작품과 개발업체에 대해 더욱 알릴 계획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작품의 할인행사를 함께 진행한다. 이 밖에도 중국에서 11월에 개최되는 ‘위플레이 엑스포’에도 참가가 예정돼 있다.

유 대표는 ‘직접 게임 출시까지의 과정을 경험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개발 연습을 위해 시작했던 프로젝트지만 이 정도까지 큰 관심을 얻을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한다. 프로젝트 모름은 앞으로 셔터냥의 내실을 더욱 다질 여러가지 패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중으로 닌텐도 스위치로의 플랫폼 이식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작품의 굿즈 판매를 원하는 팬들의 큰 요청에 따라 여러가지 셔터냥 굿즈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끝으로 유 대표는 “셔터냥에 이처럼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나온 작품인만큼 재밌게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특히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드린다”면서 말을 맺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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