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현래 문화부 종무실장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새 원장으로 선임됐다. 조 신임 원장은 문화부에서 잔뼈가 굵은 테크노크라트로, 주로 문화 산업 정책 입안에 주력해 왔다. 특히 콘텐츠정책국을 이끌던 시기엔 실타래처럼 얽힌 산업 현안 등을 무리없이 잘 처리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조 원장은 부처 내에서도 몇 안되는 문화 산업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를 이번에 한콘진의 수장으로 발탁한 것도 그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부처 내에서는 다소 의외의 인사라는 반응도 보였으나, 그만큼 한콘진의 현주소가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한콘진은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을 사실상 주도하는 기관이다. 정부 정책이 수립되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는 곳도 다름아닌 이 곳이다. 살림 규모도 만만치 않다. 연간 예산만도 수천억원에 달한다. 기관 예산 치고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는 규모다. 이를 가지고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미래 지도를 그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간 보여져 온 한콘진의 모습과 위상은 이같은 주변의 기대와 바람과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이었다. 내부에서 빚어지는 부잡음 등 근무 기강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산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지는 사업 과제들도 적지 않았다. 원활치 못한 대외 소통 채널은 끊임없는 논란을 빚었다. 기관의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엉뚱한 곳에서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따라서 조 원장의 이번 발탁은 한콘진의 거대한 혁신을 기대하는 콘텐츠 산업계의 바람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조 원장은 부처 내에서 가장 민원이 많고 업무가 과다하다는 게임산업과장직을 거친데 이어 콘텐츠정책국장 시절에는 컨버전스(융합)시대를 앞둔, 콘텐츠산업계를 위해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기반 육성에 매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조직관리에도 상당한 역량을 발휘해 왔다는 점에서 한콘진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기관 위상 정립 및 경영 혁신 바람에 일조할 것으로  정부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황희 장관은 신임 조 원장 발탁과 관련 "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면 콘텐츠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와 온라인 시장(플랫폼) 성장 등 급변하는 정보 기술 환경 속에서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간 한콘진 원장 인사와 관련, 정부 안팎에선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아냥에 가까운 소리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번 조 원장의 발탁은 다소 이것과는 결이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발탁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조 신임 원장의 기관 행정에 대한 새로운 조정 능력과 리더십을 지켜보고자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임 원장과는 좀 더 다른 길을 걸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과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읽어야 하고, 누구보다 부지런 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산업계 인사를 자주 만나야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점을 놓치 말아야 한다. 

조 원장의 새로운 시도와 역량을 지켜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콘진이 4차 산업의 핵심인 콘텐츠업계의 적자이자 산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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