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해 액토즈소프트 실장 인터뷰 … 작품 완성도 · 연평균 7회 이상 소통 등 맞물려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액토즈소프트(대표 구오하이빈)가 내달 온라인게임 ‘파이널판타지14’의 서비스 6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한 특별 방송을 진행하며 향후 선보일 5.5패치 ‘여명의 사투’를 예고하고 유저들과 소통에 나선다.

이 작품은 정량 시간 및 월 정액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권을 구매해야 즐길 수 있다. 부분 유료화 서비스가 대다수인 시장에서 이 같은 판매 정책은 비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주년을 맞이하기까지 꾸준히 새로운 유저의 관심을 끌며 시장에서의 저변을 확대해왔다. 특히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이야기를 암시하는 시기에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는 서비스 과정에서 여럿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이 같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성장을 거듭하게 됐다. 6주년을 앞둔 가운데 서비스를 총괄하는 최정해 실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에 대해 들어봤다.

이 작품은 현재 5.41 패치가 적용돼 서비스 중이다. 이번 패치에서는 채집 및 제작을 통해 거리를 재건하는 ‘이슈가르드의 부흥’을 마치고 기념비를 세우는 것으로도 유저들의 열기가 뜨거운 편이었다. 한국의 4개 서버 모두 앞서 글로벌판의 1위 기록보다 빠른 속도로 목표를 달성하며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최 실장은 “실제로 유저들이 많은 에너지를 쏟은 것도 있지만 한국 서버의 유저 규모가 그만큼 크기 때문에 달성한 쾌거이기도 하다”면서 “한국의 4개 서버 모두 글로벌판 톱10위 서버 수준의 규모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파이널판타지14’는 국내에서의 일반적이지 않은 유료 게임인 만큼 유저풀이 적을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한국 서버 4개를 모두 합쳐도 글로벌판 서버 하나에 못 미친다는 추측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최 실장은 또 “서버 당 수용 인원을 최대한 늘린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벙클, 초코보 서버의 경우 인구수가 초과해 신규 생성제한을 걸게 됐다”면서 “나머지 모그리, 톤베리 서버 역시 90% 이상 포화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이 유저가 꾸준히 증가하며 최근 5.4패치를 통해 역대 메이저 패치 중 가장 높은 트래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장기화에 따른 자연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파이널판타지14’는 6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며 이 같은 우려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실장은 “앞으로 선보일 메이저 패치 및 확장팩 등과 함께 새롭게 가입하는 유저들을 고려하면 신규 서버의 필요성이 절실해 개발업체인 스퀘어에닉스 측과 이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같이 새로운 전성기를 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와 한국에서의 단독 캠페인 및 무료 체험 확대 등이 모두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앞서 비투비의 서은광이 참여한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 테마 OST ‘섀도우브링어’의 번안곡이 발표됐다. 이는 과거 ‘파이널판타지10’에 삽입된 이수영의 ‘얼마나 좋을까’ 이후 20여년 만에 성사된 한국어 음원으로 화제가 됐다. 서은광의 번안곡을 담은 두 편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 26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 이야기는 사실상 5.3패치에서 최종편을 맞이했고 현재 5.4패치에서는 다음 이야기를 향해가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최 실장은 1세계에서 빛을 물리치고 어둠을 가져오는 모험의 과정을 다시 한번 경험하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또 연달아 한국에서 단독 진행한 캠페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역시 눈길을 끌었다. ‘파이널판타지14’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면서 새로운 유저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최 실장은 “한국은 경쟁 위주의 게임이 흥행을 하고 ‘페이 투 윈’이 대부분인데 ‘파이널판타지14’는 그렇지 않은 작품이었고 그 어떤 MMORPG보다 많고 다양한 콘텐츠를 갖췄다고 생각해 각자의 방식대로 즐기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외국에서도 관심을 갖고 인기를 얻을 정도였다는 것. 북미·유럽 지역에서 현지 마케팅에 쓰고 싶다 요청이 와서 리소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온전히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캠페인이 글로벌에서도 호응을 얻었다는 점에서 국가, 인종, 언어 모두 다르지만 ‘파이널판타지14’를 좋아하는 게이머의 마음은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앞서 ‘창천의 이슈가르드’와 ‘홍련의 해방자’에 이어 등장한 세 번째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는 역대 최고의 평점과 함께 유저들에게도 그 완성도를 인정 받게 됐다. 이 가운데 5.4패치를 통해 신규 유저 무료 체험 레벨이 35레벨에서 60레벨까지 확장돼 유저 유입이 크게 증가하며 시너지를 발휘하게 됐다는 평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준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전 세계 ‘파이널판타지14’ 유저가 2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시기를 보내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이다.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객관적인 수치나 점수로 평가하기 어려운 감성적인 측면에서도 ‘파이널판타지14’의 지난 6년은 특별하다고 할 만하다. 업데이트 및 서비스 계획 등을 소개하고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레터라이브’가 6주년 특별 방송에서 40회를 앞두고 있다. 고난도 콘텐츠에 유저들과 함께 도전하는 ‘빛의 영자’ 및 오프라인 대규모 행사 ‘팬페스티벌’ 등을 포함하면 연평균 7회가 넘는 방송 및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최 실장은 “유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유저와 가장 가깝게 느끼는 운영팀은 우리가 아닐까하는 약간의 자신감도 있다”고 말했다.

운영진은 앞서 4.2버전까지는 메이저 패치당 두 번의 ‘레터라이브’ 방송을 진행해왔다. 당초 4주~6주 전 메이저 패치의 간략한 소개를 한 뒤 실제 패치 바로 전날 한번 더 방송을 하면서 상세한 내용을 안내했고, 이후 이어질 마이너 패치들에 대한 일정까지 밝혀왔다는 것.

그러나 4.3버전부터 방송을 한번으로 조정하며 패치 일정 안내의 변화가 생기게 됐다. 앞서 메이저 패치를 소개한 이후 그 사이에 마이너 패치 일정에 대한 협의가 이뤄져왔기 때문에 보다 자세한 일정을 공개할 수 있었으나, 방송이 한번으로 조정됨에 따라 마이너 패치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

또 코로나19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됨에 따라 개발팀의 작업이 밀리다보니 마이너 패치의 일정을 알리기 더욱 힘들게 됐다. 향후에도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 같아 너그러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최 실장은 말했다.

그는 글로벌판과의 패치 격차 역시 최대한 좁히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일본을 비롯, 글로벌판, 중국판, 그리고 한국판 모두 스퀘어에닉스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별 법률이나 정책의 차이에 의해 사실상 다른 빌드 형태로 매번 새로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 이로인해 개발팀의 인력이나 물리적인 시간 측면에서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난관의 연속에서 서비스를 이어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주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유저들의 애정 어린 질책과 격려 때문이라고 최 실장은 답했다. 

당장 다음 순서로 준비 중인 5.45패치는 20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레터라이브’를 통해 예고했듯이 청마도사 70레벨 확장을 비롯, ‘세이브 더 퀸’ ‘군힐드 사원 영웅편’ 등이 추가된다.

청마도사는 레벨 확장에 따라 ‘홍련의 해방자’의 토벌전이나 던전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귀수각을 비롯, 츠쿠요미의 달빛 저승꽃 등 20여개 청마법도 만나볼 수 있다. 최 실장은 전투 직업의 실력에 자신이 있고 흥미가 있다면 향후 청마도사 파티를 통해 ‘차원의 틈 오메가 영웅편’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군힐드 사원 영웅편’은 48인이 도전하는 콘텐츠로 인원 모집 난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4인용 탈것 ‘케르베로스’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노려볼 만하다는 것. 또 이번 영웅편에서는 부활의 제한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5.5패치 ‘여명의 사투’에 대해서는 6주년 특별 방송을 통해 발표한다. 6주년 방송은 내달 7일 진행할 예정이다.  5.5패치 소개 및 질의응답을 다루는 ‘레터라이브 40회’를 비롯, ‘희망의 낙원 에덴: 재생편’에 도전하는 ‘빛의 영자’ 등을 진행하며 유저들과 소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성우들이 참여하는 ‘빛의 성우’도 준비 중에 있다고 최 실장은 덧붙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으나 앞서 열린 ‘팬 페스티벌’을 비롯, 현장에서의 오프라인 행사를 그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대안으로 열린 글로벌판의 ‘디지털 팬페스티벌’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실장은 “가급적 개최를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장담하긴 어렵다”면서 “백신 접종 등의 제한된 조건으로 유저를 초청해 소규모로 개최하는 방향 등을 포함, 여러 방법으로 논의하고 있으니 조금 더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최정해 액토즈소프트 파이널판타지14 실장.

‘파이널판타지14’의 지난 6년은 이 같이 어려움이 있으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하며 성장해왔다는 평이다. 이는 한국 서비스를 총괄하며 최전방에 나서온 최 실장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그는 “게임업계에서 20년 이상 지내왔는데 2년이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은 ‘파이널판타지14’가 처음으로, 론칭 전 준비까지 포함하면 8년여를 함께 하고 있다”면서 “2013년 지스타에서 첫 만난 유저들이 지금도 함께하는 것을 보고 같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싶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힘든 일이 생기지 않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묵묵하게 해 나갈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파이널판타지14’뿐만 아니라 ‘파이널판타지’와 함께 정년까지 일하는 게 소망이자 목표이니 앞으로도 안심하고 즐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론 직접 얼굴을 드러내고 소통하는 운영자는 극소수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이들이 훨씬 많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모든 이들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최 실장은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애정 어린 질책으로, 지금의 6주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6주년 방송 역시 마음껏 즐겨줬으면 하는 마음인데 온라인 환경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꼭 현장에서 만났으면 싶고 앞으로 오래 즐길 수 있도록 건강했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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