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써니트 김준형 대표, 유승현 프로그래머 인터뷰 … 액션 플랫포머와 핵 앤 슬래시의 장점 합쳐

팀 써니트의 유승현 프로그래머(왼쪽)와 김준형 대표(오른쪽).

팀 써니트는 지난 6월 8일 2D 플랫포머 로그라이트 게임 ‘블레이드 어썰트’를 얼리 액세스 출시한 인디게임 개발업체다. 블레이드 어썰트는 2019년 인디 게임 쇼케이스인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에서 ‘서프블레이드’라는 게임명으로 첫 선을 보였고, 2D 도트를 활용한 완성도 있는 픽셀 아트와 화려한 액션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제11회 새로운경기 게임오디션’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잠재성을 인정받았다.

김준형 대표는 ‘태양을 삼킬 정도로(Suneat)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자’라는 의미에서 사명을 '팀 써니트'로 지었다고 밝혔다. 사명에 걸맞게 팀의 시작 또한 뜨거웠다. 김 대표는 소규모 개발사에 재직하며 2D 플랫포머 게임을 개발해왔지만, 당시 개발하던 작품의 방향성이 원했던 방향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같이 작품을 개발하던 팀원들과 ‘그동안 만들고 싶었던 게임을 원 없이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3명으로 2018년 창업을 시작해 지금에 이른다. 그저 “재밌는 게임을 열정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김준형 대표와 유승현 프로그래머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스피드한 액션과 성장 재미로 호평 이끌어

블레이드 어썰트는 2D 플랫포머 답지 않게 스피드한 액션을 중시한 작품이다. 마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 시리즈’로 대표되는 핵 앤 슬래시 장르와 닮았다. 굉장히 많은 적들이 계속 등장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 수준’이 상승해 몬스터들의 난이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처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기존 로그라이트와 플랫포머를 상상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색다른 전투 경험을 제공한다.

김 대표 역시 작품의 장점으로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전투를 꼽았다. 김 대표는 “플랫포머 로그라이트 장르는 캐릭터가 사망하면 그대로 끝이기 때문에 공격 한 번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플랫포머에서도 디아블로와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플랫포머는 점프하고, 함정을 피하고 때리는 등 템포가 매우 느린 편인데 이를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

또한 비슷한 장르의 다른 작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캐릭터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속성 및 무기 성장 요소를 도입했다. 어떤 방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게임을 플레이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유승현 프로그래머는 “작품 개발 초기에는 단순히 전투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했지만, 로그라이트로 방향성을 확정하며 캐릭터 성장을 작품의 특징적인 요소로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유 프로그래머는 이 같은 작품의 특징을 강화하기 위해 캐릭터를 3명 더 선보이고 무기 및 아이템은 현재 얼리 액세스 단계의 4배 정도 추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액션 게임 답게 타격감에도 크게 신경을 썼다. 김 대표는 타격감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해 피격된 물체의 변화, 사운드, 이펙트라고 말하며 아트 제작 당시 이 부분에 가장 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 같은 김 대표의 장인 정신으로 블레이드 어썰트는 불, 얼음, 전기 등 속성을 부여하는 코어에 따라 피격 시 이펙트의 색상이 변경되는 등 모든 이펙트를 각각 따로 제작했다. 또, 사운드는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의 아티스트 ‘플래닛붐’의 협력으로 뛰어난 퀄리티를 갖추게 됐다.

직관적인 게임성 또한 작품의 큰 장점이다. 유 프로그래머는 이에 대해 “유저의 플레이 편의를 위해 단순하고 간편한 조작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며 작품의 시인성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지하를 배경으로 한 스테이지에서는 개구리와 쥐가 등장하고, 점차 계층이 상승할수록 인간형 몬스터가 등장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직관적이지만 깊이 있는 연출을 선보인다.

# 역경을 거치며 탄생한 작품

이렇듯 작품이 호평을 이끌어내며 주목받기 시작한 팀 써니트이지만, 창업 초기에는 힘겨운 시간이 있었다. 지난 2020년 8월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는 사무실 대신 작은 화보실을 빌려 작품을 개발하고, 상업적 기반이 없어 회사에 다니며 투잡을 하는 등 고난을 겪었다. 김 대표는 “인디 게임 개발, 특히 스팀 플랫폼 쪽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어려운 시장이다. 팀원 모두가 열정을 갖고 현실적인 제약을 상쇄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2019년 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에서 ‘서프블레이드’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첫 선을 보이며 기대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참관객 피드백 과정에서 작품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렸다. 작품의 원래 방향성은 길찾기 요소를 많이 포함해 다수의 플랫포머 작품과 같은 형태를 띄었는데, 길찾기 요소가 작품 플레이에 방해된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 때문에 팀 써니트는 작품의 본질적인 방향성을 고민하는데 약 4개월의 시간을 소요했다. 이 과정에서 작품 플레이에 외적으로 스트레스를 줄 만한 요소를 잘라내고 전투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같은 과정 속에서 현재의 ‘블레이드 어썰트’ 작품의 형태가 잡혔다. 팀 써니트 역시 과거에 비해 손발이 잘 맞기 시작하는 등 점차 발전하고 있다. 또한 네오위즈와의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QA, CS, 마케팅, 번역 등 개발 이외의 요소를 지원받으며 이전보다 훨씬 개발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퍼블리싱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개발 환경은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얼리 액세스 그 이후를 준비한다

‘블레이드 어썰트’는 얼리 액세스 작품으로 아직 정식 출시를 향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일정은 내년 2월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며 정식 출시 직후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 기기 이식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포함한 7개 국어로 번역돼 서비스하는 중이다.

개발 과정이기 때문에 아직 여러가지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 팀 써니트는 유저들의 플레이 피드백을 적극 받아들여 작품을 점차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피드백 과정에서 작품의 가시성 면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며, 엘리트 몬스터의 특성 및 버프 상태를 조금 더 눈에 잘 띄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차징 공격’ ‘강력한 공격’ 등 의미가 애매한 용어에 대해서도 튜토리얼 등을 통해 설명하는 등 개선에 나섰다.

팀 써니트는 향후 10단계로 나눠진 블레이드 어썰트의 난이도를 5단계 더 추가하고, 스토리 챕터와 보스를 4개가량 더 선보일 예정이다. 유 프로그래머는 “블레이드 어썰트는 지하에서 공중도시까지 진행하는 이야기지만, 아직 지상까지 밖에 올라오지 않았다”며 지금은 아직 계획된 볼륨의 절반 정도라고 밝혔다. 이후 작품에 추가될 공중도시 스테이지는 큰 리프트를 활용해 캐릭터가 이동할 계획이며, 대형 보스 등이 등장한다. 또한 프롤로그에서 만났던 여러 인물들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식 출시 후에도 코어와 아이템을 매달 한 번씩 추가하는 등의 업데이트가 있다.

끝으로 김 대표는 팬들에게 “얼리 액세스 기간 동안 정말 많은 피드백을 해줬다. 아직 많이 부족한 작품이기 때문에 보내주신 피드백을 꼼꼼히 읽어보고 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말을 맺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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