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모바일 게임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올해 상반기 모바일 게임 시장은 주류인 MMORPG의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MMORPG가 매출 상위권을 독식한 가운데 다른 장르의 작품들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한 시기였다.

시장을 이끌어온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필두로 기존 IP를 활용한 MMORPG 작품이 대거 등장했다.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엔씨소프트의 ‘트릭스터M’, 썸에이지의 ‘데카론M’ 엔트런스의 ‘DK 모바일’ 등 여러 작품이 모바일로 새롭게 선보였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은 출시 초반 커다란 돌풍을 일으키며 철통 같은 ‘리니지’의 아성을 뛰어넘기도 했다. 출시 후 상반기 내 꾸준히 최상위권에 자리하며, MMORPG 비중이 압도적인 현 상황에서 오랜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는 평이다. 또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등 RTS 장르에서도 기대작이 론칭되는 등 작품 다양성 면에서 올해 상반기는 이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서브 컬처 게임들이 시장에 대거 론칭하거나 업데이트를 통해 약진하며 높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 장르의 경우 최근 중국 개발사들이 다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한편 국내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리니지2M’ ‘제2의나라’ 등이 대만 및 일본 등지에 론칭하며 훌륭한 성적을 거뒀고, 이 밖에도 ‘에오스 레드’ ‘클럽오디션’ ‘달빛조각사’ 등 다양한 작품들이 동남아, 남미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 대작 MMORPG 대거 등장하며 장르 쏠림 가속

올해 상반기는 이전과 같이 모바일 MMORPG가 큰 인기를 끌었다.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20개 작품 중 MMORPG는 절반이 넘으며, 이 같은 장르 쏠림 현상이 업계의 문제로 제기됐다.

상반기 주목할 만한 작품은 넷마블의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였다. 이 작품은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지브리가 합작한 온라인 게임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리메이크했으며 출시 전부터 유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언리얼 엔진4 기반의 뛰어난 카툰 렌더링 그래픽과 컷신, 감성적인 스토리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20대 및 여성 유저층의 큰 호응을 이끌었고 큰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온라인 게임 ‘트릭스터’의 판권을 활용한 ‘트릭스터M’을 5월 론칭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원작 특유의 도트 그래픽과 아기자기함을 모바일로 선보이며 원작을 기억하는 과거 팬들의 향수를 일으킴과 동시에 모바일 게임 주 유저층인 MZ세대를 적극 공략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도 여전히 건재하다. 엔씨소프트는 4월 ‘리니지M’에 빛의 수호자 업데이트를 통해 신성검사의 리부트를 진행했다. ‘리니지2M’ 역시 마스터 던전과 신성 부여 시스템을 추가하며 콘텐츠 면에서 내실을 다졌다.

넥슨의 ‘바람의나라: 연’은 5월 온라인 쇼케이스 ‘심기일전’을 개최하며 유저와 소통 시간을 가졌다. 이를 통해 공개한 신규 직업 격투가와 새로운 서버 오픈, 사신수 성장 방식 개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작품에 추가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같은 회사의 ‘V4’ 역시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클래스 전직과 신규 지역을 추가하고, 신화 무기를 선보이는 등 유저 몰이에 나섰다.

한편 이 같은 모바일 게임 시장의 MMORPG 편중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전예약 400만명을 기록한 이 작품은 최근 보기 드문 오리지널 IP의 대작 모바일 게임이다. 3D 스캔,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실감나는 그래픽과 방대한 오픈월드를 구현해 향후 모바일 게임 시장의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쿠키런: 킹덤'
'쿠키런: 킹덤'

# SNG, 서브 컬처 장르 등 다양한 장르 선봬 

MMORPG가 주도하는 시장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작품이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1월 쿠키런 IP를 활용한 작품 ‘쿠키런: 킹덤’을 내세워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재편했다.

이 작품은 종래 수집형 RPG에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의 성격을 담아 큰 반응을 얻었다. 캐릭터만의 특징과 속성을 반영한 전략적 전투와 성장의 재미 뿐만 아니라, 쿠키 왕국 꾸미기로 나만의 다양한 왕국을 건설할 수 있으며 왕국에 거주하는 쿠키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러한 요소가 기존 쿠키런 IP 작품의 경험자와 여성 유저들을 저격하며 큰 성과를 거둔 것.

컴투스 역시 5월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작품인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론칭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몬스터를 소환해 육성하는 재미는 전작과 같지만 소환사 스펠과 카운터 시스템 등 차별화된 전투 경험을 제공한다. RTS 장르의 핵심인 전략과 전술 구사 면에서 유저들에게 뛰어난 재미를 준다는 평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서브 컬쳐 게임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넥슨의 ‘카운터사이드’는 지난 1월 온라인 1주년 기념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버츄얼 유튜버 ‘라나’를 공개하는 등 유저와의 밀착 소통을 이어갔다. 또한 새로운 PvE 콘텐츠인 챌린지 모드를 공개하는 한편 타 작품과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를 전개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를 통해 작품의 매출 순위는 100계단 가까이 뛰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엔픽셀이 1월 출시한 ‘그랑사가’도 초반 큰 흥행 실적을 올리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유려한 그래픽과, 유명 성우를 기용한 음성 연기를 통해 출시 전부터 입소문을 탔다. 또한 캐릭터들의 표정 묘사와 일러스트에 공을 들여 서브 컬처 마니아 유저들을 모았다.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도 이러한 서브 컬처 게임 물결에 합류했다. 에픽세븐은 지난 5월 라이즈 업데이트를 통해 작품을 크게 쇄신하고 유저 친화적인 운영에 나섰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소환 획득률, 성장 난이도, 콘텐츠 부족 등이 개선되며 작품 매출 순위도 오랜만에 20위권 안에 드는 등 유저들의 지지를 얻었다.

한편 텐센트게임즈의 ‘백야극광’, 빌리빌리의 ‘파이널기어’ 등 뛰어난 중국발 서브 컬처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며 국내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호요의 서브 컬처 게임 ‘원신’이 론칭하며 큰 파급력을 드러내는 등 국내 서브 컬처 게임업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백야극광’과 ‘파이널기어’도 작품성과 흥행 요소를 갖추며 출시 초반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자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업계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모바일 게임 해외 시장 적극 진출

해외 신흥 유망 시장을 찾아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발걸음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많은 업체들이 향후 구매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 남미 등의 시장을 선점해 존재감을 부각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리듬 게임 ‘클럽오디션’을 이달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 14개 국가에 론칭했다. 앞서 지난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발을 내디딘 이 작품은 이로써 총 63개국에서 서비스하게 됐다. 또한 하반기 인도 시장 진출을 발표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리니지2M’을 일본과 대만에 론칭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후 대만 시장에서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톱10에 자리하는 모습을 보이며 성과를 거뒀다.

특히 대만에서는 넷마블의 ‘제2의나라’가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고, 리니지M이 3위를 차지하는 등 국산 게임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향후 중화권 시장에서 한국 작품이 활약할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

이 밖에도 그라비티의 모바일 게임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동남아시아 지역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다수의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해외를 향해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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