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포함한 콘텐츠업계의 본산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김영준 원장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겉으로는 일산상의 이유로 돼 있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올해 초 감사원의 감사에서 여러건의 지적 사항이 드러났고, 감사원이 이를 토대로 기획재정부에 기관장 해임 등을 건의하자 김 원장이 주무부처에  물러나겠다며 지난 4월말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3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 발탁된 김 전 원장의 중도 하차는 무엇보다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김 전 원장 이전에도 송성각 전 원장이 최순실- 차은택사건과 연루되면서 불명예스럽게 중도 퇴진했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또다시 김 원장이 물러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선 마치 예상했던 일이라는, 비아냥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예컨대 송성각, 김영준으로 이어지는 사령탑이 이전 한콘진 원장들과 큰 대조를 보이면서 선임과정에서부터  함량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콘진은 콘텐츠산업계의 친정집과 같은 곳이다. 한해 예산만도 무려 3000억 여원에 달하고 , 다양한 선행 사업을 집행해 미래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새로운 수요를 가늠케 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다 산업계의 본산답게 콘텐츠 문화진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누가보더라도 산업을 제대로 꿰뚫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어려운 곳이라는 게 한눈에 보인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간 정부는 계속적으로 헛발질을 해왔다. 낙하산 인사에 이어 회전문 인사를 거듭해 왔다. 이번 만큼은 그렇치 않겠지 했지만, 예상을 빗나간 경우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나 더이상 논공행상 식 또는 코드 인사로는 미래 콘텐츠산업을 조망하고 묘목들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송-김 라인으로 이어지는 정부의 인사패착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김 전 원장의 경우 게임계에서는 거의 그의 동선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할 만큼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렇게 하니까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산업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채  내수 보전에만 몸부림쳤고, 제살깎기식 경영으로 고만고만한 기업들만 양산하고 말았다.

정부는 후임 원장 인선을 위해 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이 절차에 따라 이달 28일까지 후보를 접수하고 서류심사(30일)와 면접(7월5일) 등을 거쳐 새 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신임 원장 인선은 산업을 제대로 바라보고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물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임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특히 적지않은 살림살이를 생각하면 행정도 아는 인사였음 좋겠다.

사족이지만, 형 노릇도 할 줄 아는 품격있는 인물이었음 좋겠다. 그저 진흥원 식구들만 감싸안는 그런 정도의 인물이 아니었으면 한다.  그게 늘 진흥원의 화근이 됐고, 논란의 불씨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한콘진에 더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그 중심엔 그 조직을 이끄는 원장과 그의 리더십이 자라하고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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