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뜨개방' 제작한 장누리 유닉온 대표 인터뷰 … 심혈 기울인 콘텐츠로 IP 매력 살려

'모퉁이뜨개방with카페'를 개발한 유닉온 장누리 대표.
'모퉁이뜨개방with카페'를 개발한 유닉온 장누리 대표.

국내 웹툰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흥행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지난 4월 웹툰 판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노블레스’가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아쉬운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흥행 불모지에 한 인디업체가 도전장을 냈다. 웹툰 기반 시뮬레이션 게임 ‘모퉁이뜨개방with카페’를 서비스하는 유닉온 주식회사다.

유닉온이라는 사명은 ‘유니크(Unique)’에 ‘온(On)’을 합성한 단어다. 장누리 유닉온 대표는 개성 있고 특별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사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토리에는 사람을 재미있게 하는 힘이 있다”면서 “세상의 모든 스토리를 특별한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IP 인지도 바탕으로 견실한 콘텐츠 개발

모퉁이뜨개방은 지난 1월 출시 이후 원작 특유의 감성과 섬세한 콘텐츠로 입소문을 탔다. 원작의 콘텐츠를 활용해 카페를 운영하는 작품이지만, 차를 재배한 뒤 끓이기까지의 과정을 세밀하게 구현했다. 특히 원작 내용에 등장하는 차를 덖거나, 말리는 콘텐츠를 담아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원작의 포근함을 살려 유저들의 지친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힐링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품은 크게 ‘찻잎 재배’ ‘카페 운영’ ‘인형 제작’ 등의 파트로 나뉘며 작중 등장 인물들과 교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알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아기자기한 맛을 작품에 담기 위해 사소한 사운드 하나하나까지 직접 녹음했고,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감 유지에 큰 공을 들였다.

장 대표는 “웹툰 IP로 제작된 게임이 실패하는 이유는 인지도만 믿고 안일하게 작품을 개발한 탓이 있다”고 밝혔다. 원작의 설정을 파괴하거나 작품 콘텐츠 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 이러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이미 성공을 거둔 매력 있는 IP이기 때문에 훌륭한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유려한 그래픽이다. 모퉁이뜨개방은 유닉온이 직접 그래픽 작업을 실시하지만, 웹툰 원작자인 소영 작가의 연재물과 작업물을 기반으로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데 최대한 집중한다.

스토리 역시 마찬가지다. 원작의 감성적인 부분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토리의 초안을 잡고 나면 원작 분위기와 매칭되지 않는 부분을 잘라내는 과정을 항상 거친다. 또한 원작과 설정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매번 체크하는 등 확인하며 설정 충돌을 방지한다.

장 대표는 “원작의 분위기, 색감, 톤을 해치지 않고 통일성을 주기 위해 많은 공을 기울인다. 기존에 있던 작품과 느낌이 달라지면 팬들이 실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IP 활용 작품이 설정 파괴와 원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유저들의 지지를 잃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 대표의 이 같은 설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발 노하우 쌓아 지속 가능한 게임 목표로

유닉온은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만화기업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이를 통한 지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 전까지는 팀 프로젝트로 외주 작업 위주로 운영했지만 이를 계기로 법인 설립 및 회사의 틀을 갖췄다.

사업 계획서를 바탕으로 네이버와의 계약을 성사한 후 약 1년 간의 개발 끝에 작품을 출시했지만 너무 의욕이 과했다. 좋은 IP로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했더니, 서비스 초반 여러 버그가 출현했던 것.

장 대표는 이에 대해 “출시 직후 노하우가 너무 부족했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오류가 나타나거나, 이를 수정하더라도 스토어에서 업데이트를 거부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토어의 심사 지연 및 거부는 아직까지도 업데이트마다 종종 겪고 있어 개발 및 버그 수정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지금은 5개월 간의 서비스를 진행하며 안정화가 이뤄진 상태다.

현재 모퉁이뜨개방이 당면한 과제는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 다른 작품과 달리 작품 내 모든 콘텐츠를 끝내면 리텐션이 매우 적어지는 장르다. 장 대표는 “유저들이 ‘할 것이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슬픈 일”이라며 “이러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질리지 않으며 오래 진행할 수 있는 안정적인 콘텐츠 개발에 힘쓰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IP로 유저와 만난다

유닉온은 현재 신작 개발 마무리에 한창이다. 이번 신작은 CJ ENM의 MCN인 DIA TV 소속 의학 채널 ‘닥터 프렌즈’의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얼리 액세스 출시일은 내달 초로 예정하고 있다.

이 작품은 정신건강의학과를 배경으로 유저들이 의사가 돼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상담과 치료를 통해 유저들이 함께 공감하고 치유받을 수 있는 작품이 목표다.

장 대표는 “정신건강의학과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때가 많은데, 이러한 편견을 없애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개발 중인 작품 내에는 불안장애, 강박증 등 유저들이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정신적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밖에도 네이버와 협력을 통해 웹툰 ‘롤랑롤랑’의 게임화를 유닉온이 맡게 됐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모퉁이뜨개방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유닉온이 점차 인정을 받는 모양새라 기쁘다고 말했다.

유닉온의 다음 목표에 대해서 묻자 장 대표는 조심스럽게 ‘넷플릭스’라고 밝혔다. 다국적 MCN 기업인 넷플릭스의 드라마 및 영화 IP를 활용한 작품을 개발해 론칭하겠다는 것이다. 아직은 단지 희망사항이라고 말했지만 유닉온의 성장세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지도 모른다.

끝으로 장 대표는 팬들에게 “IP를 게임화하는 업체의 경우 IP의 힘이 강력하기 때문에 업체명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유닉온’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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