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홍보수단으로 등장한 e스포츠 … 정식종목 채택돼도 우려남아

“아마겟돈이 오지 않는 이상 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와 일본내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이다. ‘아마겟돈’은 지구 종말을 초래할 인류의 마지막전쟁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도쿄올림픽 개최를 무조건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IOC의 이러한 강경한 입장에 대해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분개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스가 정부가 품고 있던 생각을 IOC 위원이 대신 해줬기 때문에 내심 반기며 표정관리에 들어간 것처럼 보일 정도다.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도 일본 정부와 IOC가 도쿄올림픽 강행을 고집하며 막장으로 치닫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출발부터 ‘금품로비’로 올림픽 개최권을 주고받은 IOC와 일본은 ‘취소’라는 단어를 먼저 내뱉는 순간 천문학적인 액수의 배상금을 물어내야 하는 탓에 최후의 순간까지 눈치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상 올림픽 취소 권한은 IOC에 있다. 일본이 취소를 요청하면 올림픽 개최 계약을 어기게 돼 거액의 배상 책임이 따른다. 물론 IOC도 마찬가지다. IOC가 취소를 결정하면 막대한 중계권료를 날리게 된다. 중계권료는 IOC 수익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게다가 올림픽을 취소하면 위약금도 물어야 한다. 돈에 환장하는 IOC가 올림픽 강행에 올인하는 이유다. 

일본 내 올림픽 취소 여론은 최대 80%에 달한다. 도쿄올림픽 후원사이자 유력지인 아사히신문까지 나서 올림픽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 역시 돈 때문에 쉽게 올림픽 취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입장이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개최해도 개최하지 않아도 수십조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미 폭망한 올림픽을 앞두고 손실을 좀 더 줄여보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속셈인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마루타' 생체실험도 서슴치 않고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태세다. 당초 IOC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더라도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감안해 무관중 대회를 원칙으로 표명해왔다. 그런데, 지난 주 돌연 관중 50%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이를 접한 모두를 아연실색케 했다.  

우리나라가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처음부터 후쿠시마 재건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을 목표로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온 일본은 참가 선수단에게 방사능에 오염된 이 지역의 식자재를 제공하고 후쿠시마 인근에서 일부 경기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국내에선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방사능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4년간 땀흘려 노력해온 선수들을 생각해 이를 입밖으로 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의 독도 도발에 대해 우리 국민 대다수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홈페이지 지도에서 독도를 삭제하지 않을 시 올림픽 불참을 선언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경기장에 관객까지 입장시키려한다면 우리 정부는 좌고우면 할 것 없이 우리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한편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해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IOC의 태도에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우리 국토의 일부인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발을 받아들여 우리 측에 독도를 빼줄 것을 권고했던 IOC가 이번에는 우리 정부의 잇단 항의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공정과 정의를 무시한 IOC 집행부가 바뀌지 않는 한 지국촌 축제인 올림픽은 더 이상 존속하기 힘들어 보인다. 아마도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이번 막장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메달은 더 이상 자랑스럽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인류에 피해만 입힌 증거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종말이 다가오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처럼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힌 IOC가 e스포츠에 눈을 돌려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간 IOC는 e스포츠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아직은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런데 돌연 e스포츠를 도쿄올림픽의 사전 행사로 선정해 그 배경이 궁금하다.

IOC가 야구 조정 등 5개 게임 종목으로 가상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IOC는 "전세계 e스포츠와 게임 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올림픽 팬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스포츠 자체 보다는 이에 열광하는 청소년 팬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 IOC는 단지 e스포츠를 올림픽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IOC는 e스포츠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하지 않고 있다. 당초 오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정식종목 채택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무산됐다. 그나마 내년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사상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을 통해 e스포츠의 뜨거운 인기가 확인된다면, 아니 유력 스폰서들이 e스포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IOC의 태도는 급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다면 e스포츠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게임과 e스포츠계 모두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도쿄올림픽을 둘러싸고 IOC가 보여준 작금의 행태를 봤을때 IOC의 간섭을 받는 e스포츠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더게임스데일리 김종윤 뉴스2 에디터 jy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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