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가 최근 신작 라인업 발표회 ‘LPG 2021’을 갖고 온라인·모바일·콘솔을 아우르는 5개 작품을 공개했다. 약 2년 반 만에 열린 두 번째 ‘LPG’ 행사로, 긴 공백을 깨는 자리에 어울리는 신작들이 발표됐다.

‘LPG’ 행사에서 김민규 대표는 여러 단어들을 강조했다. 단순 퍼블리셔가 아닌 연합체로서 개발업체와 함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내세운 ‘얼라이언스’를 비롯해 작품의 지향점이자 시장 전략인 ‘플래그십’과 ‘엣지’, 그리고 콘솔 게임 시장 도전에서 놓치지 않겠다는 가치인 ‘펀&팬’ 등이다.

김 대표는 합병 이전 넥스트플로어 시절 대외적으로 얼굴을 첫 공개한 자리인 ‘NFC’ 때부터 퍼블리셔와 개발 업체 간의 협업을 중요시해왔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는 ‘공동 개발’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웠으며 또 한편으론 디렉터 중심의 개발 환경에 대한 가치를 역설하기도 했다.

햇수로는 7년의 기간 동안 김 대표가 내세운 개발 철학의 핵심은 크게 변하지 않고 일관됐다고 평할 만하다. 패미컴과 슈퍼패미컴으로 게임을 즐기며 성장한 그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도 여전하다. 아주 단편적인 것이지만, 개발을 해나가는 동력이자 앞으로 나아갈 이상향이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미뤄 짐작되는 부분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플레이스테이션(PS)4, PS비타,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을 통해 ‘베리드 스타즈’를 발매했다. 당시 아트북, OST 등이 포함된 별도의 한정판뿐만 아니라 일반 패키지까지 매진돼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콘솔 플랫폼에서의 국산 게임, 그것도 패키지 형태로의 판매는 그야말로 가뭄에 콩이 나는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콘솔 시장의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이는 틈새시장을 노린다기보다는 사막에서 농사를 짓겠다는 것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베리드 스타즈’를 통한 콘솔 시장 도전은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는 유별나게 비춰질 수밖에 없는 편이다.

때문에 ‘LPG’ 행사에서 ‘베리드 스타즈’를 언급하며 콘솔 게임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발언은 새삼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작 라인업 중 하나로 ‘베리드 스타즈’를 선보인 진승호 디렉터의 두 번째 콘솔 타이틀을 발표한 것도 앞으로의 각오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또 행사를 통해 정식으로 소개가 되진 않았으나, 현장에서는 닌텐도 스위치를 통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데모 시연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지난해 프로모션 영상과 더불어 개발 과정 및 향후 계획이 발표된 이후 약 10개월 만에 실제 기기를 통해 플레이 가능한 데모가 제한적이지만 공개된 것이다.

이는 콘솔 게임에 대한 도전뿐만 아니라 ‘창세기전’의 부활을 꿈꾸는 것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16년 넥스트플로어 시절 ‘창세기전’ 시리즈의 판권(IP)을 확보한 이후 김민규 대표는 트리플A급 작품의 개발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LPG’ 자리에서는 특별히 언급을 하진 않았으나, 앞서 일관된 그의 모습을 비춰보면 25년여 간 이어진 ‘창세기전’을 향한 애정 역시 여전하지 않을까싶다.

PC 패키지 시절부터 명맥을 이어온 국산 게임을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창세기전’의 부활은 특별할 수밖에 없는 편이다. 또 콘솔 게임으로의 도전 역시 비교 대상이 흔치 않은 일이다. ‘창세기전’과 더불어 라인게임즈의 행보가 무모한 고집이 아닌 우직한 뚝심으로 평가 받을 수 있기를 기다려본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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