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게임의 무분별한 한복도발 이어져 … 라카이와 라이엇의 '한복사랑'에 화답하길

중국 게임업체들의 한복도발이 볼수록 가관이다. 최근 아이유가 출연했던 드라마 속 한복이 중국 게임 ‘황제라 칭하라’에서 청나라 시대 의복으로 둔갑해 등장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의상이 2016년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서 아이유가 입었던 한복 디자인과 색상이 비슷하고 심지어 꽃을 든 포즈마저 거의 같아 이를 접한 유저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중국 게임의 한복공정은 지난해 벌어진 중국 페이퍼게임즈의 ‘샤이닝 니키’ 사태이후 더욱 노골적이고 뻔뻔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후궁의 법칙’ ‘궁 3D' '황제의 꿈’ 등 국내 출시된 다수의 중국 게임들이 한복과 유사한 캐릭터 의복을 선보인 것.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에 편승하고자 게임 속에 은근슬쩍 한복을 끼워 넣고 중국 문화의 일부임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무분별한 한복 베끼기에 나선 중국 게임업체들도 문제지만 이들 작품의 국내 출시를 허용한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이를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있는 유저들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게임계에서 촉발된 중국의 한복공정에 시원한 일격을 가한 사건(?)이 최근 뉴욕 한 복판에서 일어났다. 역사의식이 투철한 ‘개념돌’로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출신의 배우 전효성이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등장한 것. 밝은 미소와 함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전효성은 단아하고 화사한 비주얼로 뉴욕 시민들은 물론, 해외 매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일절 102주년을 기념해 진행된 해당 광고는 '한국의 전통의상 한복(Traditional Korean Clothes, HANBOK)'이라는 타이틀로 한복이 우리나라의 문화임을 강조했다. 

이번 광고로 전효성과 뜻을 함께 한 국내 패션브랜드 라카이코리아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전통미가 돋보이는 제품들을 출시하고,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이 회사는 이번 달에도 타임스퀘어에서 한복 영상 광고를 진행하며 애국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 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된 이번 광고는 '경신외사’ ‘속자치통감’ 등 중국의 각종 고서를 인용, 한복이 중국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명나라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각종 증거를 제시했다.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는 뒤로 돌릴 수 없다’는 중국속담을 인용해 중국에 동북공정과 각종 역사왜곡을 그만 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라카이코리아는 “현재 세계 여러 국가의 기업들은 자국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한국의 역사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우리와 함께 많은 기업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게임계에는 마침 이러한 호소에 화답이라도 하듯 한국 역사 지키기와 한국 문화 사랑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 있다. 

지난 1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와 함께 개최한 ‘2021 봄 한복사랑 감사장 수여식’에서 전효성, 라카이코리아와 함께 감사장을 수상한 라이엇게임즈가 바로 그곳.

한복사랑 감사장은 한복문화를 확산시키고 생활하는데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게 주어지는 문화부 장관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부터 지속해온 한국의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21일 ‘한복의 날’을 기념해 '아리따운 우리 한복전’을 온라인 개최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수상했다. 

한복전에 등장한 한복은 ‘리그오브레전드(LoL)’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챔피언 중 하나인 ‘아리’가 입고 있는 한복을 모티브로 했다. 아리는 한국의 구미호 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캐릭터다. 라이엇은 전통미와 현대미가 조화된 ‘한복 아리’ 스킨 속 한복을 실물 제작키로 하고, 국가무형문화재 4인과 함께 아리만의 아름답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작품을 완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진출 직후인 2012년부터 ‘게임은 문화다’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국 문화의 뿌리인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지원과 보호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에 후원한 이 회사의 누적 기부금은 9년간 약 70억 원에 육박한다. 한국문화를 아껴주는 라이엇게임즈의 행보가 이어지길 응원한다.

한편 중국게임사의 잇단 한복공정을 지켜보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첨병을 자처하고 있는 우리 게임계는 남의 일 구경하듯 아무런 역할없이 손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게임은 문화다’라고 항변하면서도 중국의 무분별한 문화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고 맞서는 게임 협회와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중국의 억지 주장과 견제에도 불구하고 한복을 입고 당당히 무대에 올라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에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없는 지 묻고 싶다. 

다가오는 '한복의 날'에는 우리 게임업체들이 대대적으로 한복 이벤트를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상상만해도 멋지지 않은가?

[더게임스데일리 김종윤 뉴스2 에디터 jy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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