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상암동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e스포츠 경기장이 들어서 있다.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상암 에스플렉스에 구축한 e스포츠 전용구장이다.

하지만 최근 e스포츠 환경이 급변하면서 그동안 이 시설을  운영해 온  OGN측이 손을 떼기로 결정했다. OGN측은 앞서 계약이 만료되는 연말까지 이 시설을 관리 운영하고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다가오는 연말까지 새로운 관리, 운영 주체가 등장하지 않을 경우 이 시설은 무용지물이 되거나 타 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e스포츠계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점이다.  예컨대 어렵게 대규모 e스포츠 전용구장을 마련한 것인데, 운영주체를 선정하지 못해 전용구장이 제몫을 담당하지 못하고 겉돌거나, 당초 전용구장 조성 취지와는 무관한 다른 시설물이 들어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와관련,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간담회를 갖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조 의원은 " 올해 말 OGN과의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한국 e스포츠의 대표 구장이라는 명성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한 상태다.

 e스포츠계에서는 전용구장의 활용방안을 구체화하지 못할 경우 공중분해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오 세훈  서울시장의 취임에 따라 정책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  경우 전용구장에 대한 새로운 쓰임새가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e스포츠계는 전용구장의 용도가 바뀔 경우 게임 유망업체 입주 등 스타트 업들을 위한 시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어렵게 조성된  전용구장을 운영주체를 선정하지 못해 무용지물로 만든다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e스포츠 산업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e스포츠의 국가 대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게 e스포츠계의  입장이다.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처해 온 우리나라의 글로벌 입지는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 경쟁국인 중국은 이미 우리를 한참 추월해 있고, 미국과 유럽 등도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더욱이 국제 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e스포츠 분야를 새로운 경기 종목으로 선정키 위한 예비 준비 작업을 진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내 e스포츠계의 상징처럼 여겨온 상암 e스포츠  전용구장을 놓고 가타부타 새로운 쓰임새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자, 국제 스포츠계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상암 전용구장을 축소하거나 다른용도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이 나오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 기회에 이를 위한 민관학의 협의체 구성을 정식으로 제안코자 한다. 여기서 상암 전용구장의 운영과 쓰임 방안의 해법을 논의해 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끄떡하면 만들었다가, 또 끄떡하면 이를 없애는 일들이 반복돼선 곤란하다. 이는 쥐꼬리만한 역사의식 조차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빚어지는 부조화의 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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