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펜데믹으로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더이상 이를 방치해선 곤란

국내 모바일게임시장이 폭증하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게임업계 임금 역시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이젠 신입 직원 연봉 5천만원으로는 어디가서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처지가 됐다. 펜데믹 이전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인력 풍속도다. 이 뿐만 아니다. 재택 근무를 아예 정례화하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이를테면 현장 근무를 과거 재택 근무하던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회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이같은 움직임을 뒷받침이라도 하려는 듯 직원들의 복지 제도를 재택 근무 쪽으로 맞춰 지원하겠다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육아 양육 및 교육 지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의 기업들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나, 대세를 따를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그들을 따라가야 하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과는 자못 대조되는 곳이 적잖다. 여전히 저임금에 시달리는 업계 종사자들과 이틀이 멀다고 야근을 밥 먹듯 하는 벤처, 스타트업이 그들이다.

중소업체들은 마치 냉가슴을 앓듯 대기업들의 임금인상 소식을 접하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호재에도 매출은 고만고만하거나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스쳐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을 줍는, 이른바 이삭줍기로 연명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그 것으로 끝나면 좋으련만, 이젠 덩치가 자신들보다 훌적 커버린 중국 게임업체들의 공세가 만만치가 않다. 솔직히 그들에게도 힘도 써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작품을 소개하면 중첩되지 않는 대기업 작품을 제외하곤 거의 시장을 쓸어 간다.

그래서 요즘엔 대기업에서 출시하는 작품 론칭 일정 보다는 이들의 동태를 더 살펴보는 것이 일이 됐다는 것이다.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으로만 얘기하기엔 중소 게임업체들의 현실적 고통이 너무 크다. 정부 정책에 그나마 희망을 걸고 있지만, 드러나는 것도 별로 없다. 겨우 4차산업과 관련된 아이템 뿐이다. 그렇다보니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문을 닫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새롭게 투자하는 일도 겁이 난다. 국제통화기금(IMF) 때 보다도 더한 혹한기를 이들은 견디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양분되는 정도가 아니라 몇몇 큰 나무 외는 거의 아사 직전에 놓인 것이라면 정말 고민을 해봐야 한다. 게임산업이 과연 우리의 미래의 먹거리를 담보할 수 있는지를 놓고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작금의 산업의 모습은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시장은 팽창하고 있지만, 뚜렷한 차별을 보이는 게임을 찾아볼 수 없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새로운 장르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없다. 오로지 시리즈물이며, 과거의 명성에 기댄 작품들 일색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자신들에게 애정을 보여준 유저들에게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보답하겠다는 순수한 의도가 아니다.

그렇다보니 내수시장에선 어쩔 수 없이 달려든 유저들의 애정 덕에 그나마 상승곡선을 이어가지만 해외시장에선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괜찮고 멀쩡하지만, 속으론 멍들어 가는 셈이다.

게임계가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 게임계에서 이 문제를 스스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민관학에서 육성 방안을 마련해 이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과거처럼 게임펀드를 조성하기 어렵다면 대기업들이 독자적으로 마련하거나 아니면 분담금 형태로 조성해 지원하는 것이다. 게임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 지원책도 고민해 봐야 한다. 예전처럼 스튜디오 방식을 떠나 협업은 아니지만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는 식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판권(IP) 및 퍼블리싱을 제휴 또는 공유하면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협업 및 지원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못할 게 없다. 어찌보면 지금까지는 다소 배타적이고, 닌텐도 방식의 폐쇄적인 정책으로 산업을 이끌어 온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게임계의 명암이 더 이상 크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영화계의 대 변혁을 이끈 1930년대, 대 공항 때 처럼 순기능의 모습만 우리 게임계가 닮아 갔으면 한다. 영화 팬들의 수요 증가로 메이저가 득세하게 됐지만, 메이저 우산 아래 미국 영화계가 세계 영화계의 본산을 이룬 것이다. 그 힘은 다름아닌 협업이었고, 공유할 수 있는 건 서로 철저히 협력했기에 만들어진 결실이었다. 게임계가 코로나 19사태를 계기로 재도약하기 위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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