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수익률에 너도 나도 … 그러나 리스크 먼저 생각하는 투자방식 따라야

최근 디파이(DeFi)에 대한 관심이 아주 뜨겁다. 랜딩과 스테이킹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운영되는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공정하게 수익을 배분한다. 금융기관 개입없이 그저 내가 갖고 있는 암호 화폐를 맡기는 것만으로, 많게는 연 100%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하니, 제로금리에 가까운 요즘 시대에 솔깃할만한 상품이다.  

실제로 가까운 지인 중 한 사람은 1억5,000만원 가량의 바이낸스 코인을 스테이킹 해 매일 20만원 안팎의 배당을 두 달 넘게 받고 있다. 단순 계산해도 연 50%에 가까운, 제도권 금융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수익률이다.

디파이 열풍이 뜨겁다보니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3월 25일 특금법 시행으로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중소 거래소들은 이를 돌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디파이 상품 출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살아 남을 것이 확실한 대형 거래소는 물론, 디파이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면서 때 아닌 디파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 디파이에 뛰어들어야 할까? 선택은 개인의 몫이겠지만 지나친 기대와 환상은 경계해야 한다. 지금처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지속적으로, 상식을 뛰어 넘는 폭등을 이어간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한 순간에 자산을 날려 버릴 수 있다.

디파이 운영자가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줄 수 있는 것은 암호화폐의 비정상적인 상승 때문이다. 단순하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보더라도 지난 1년간 9배 ~ 14배 가량 폭등했다. 이런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있었기에 높은 금리를 보장하면서도 운영사 역시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또한 암호화폐든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자산들이 무작정 오르기만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가격이 떨어질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도 있지만, 디파이 상품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전제로 수익을 내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어느 순간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가격이 일정 수준 떨어지게 되면 해당 프로젝트는 자동으로 청산된다. 투자자는 배당은 고사하고, 자신이 맡긴 암호화폐의 가치 손실까지 고스란히 떠 안아야 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을 수 있다. 2017년말~2018년 초 비트코인 가격 폭등 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비트코인에 투자 열풍이 불었다. 이후 가격이 대폭락하면서 40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투자자들은 거의 지옥문까지 갔다 오는 쓴 맛을 봐야만 했다. 이런 가격 폭락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2008년 하반기 미국에서 터진 리먼 브러더스 사태도 기대가 컸던 수요자들의 예측과는 다르게 나타남으로써 빚어진 참사다. 당시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멈출줄 모르고 상승했으며, 리먼 브러더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비롯한 다양한 부동산 관련 파생 상품을 만들어 승승장구 했다.  집을 사기만 하면 오르다보니 쉽게 대출을 받아 집을 샀고, 씀씀이 또한 커졌다. 소비 진작으로 일정부분 경기가 좋아지는 효과도 얻었다.

하지만 오르기만 할 것 같던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은 이자를 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집을 팔아서도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게 됐다. 개인은 파산하고, 성장을 거듭해 온 리먼 브러더스는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해 끝내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이같은 불행은 단지 미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고금리를 보장해주던 리먼에 투자했던 각국의 투자사들에게 유탄이 떨어졌고, 이 여파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다. 우리나라 역시 금융기관은 물론, 적지않은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제2의 IMF 사태를 맞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디파이도 마찬가지다.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게 되면 리먼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들이 경이로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해서 환상을 갖고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최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디파이와 NFT에 대한 규제 검토 계획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디파이가 누구나 이용 가능한 획기적인 금융 시스템인 것은 분명하다. 전 세계 인구 중 20억 명을 훌쩍 넘는 인구는 단 한 번도 은행 서비스를 이용해 보지 못했다고 한다. 디파이는 모바일 기기만 지니고 있으면 누구든 지갑을 만들고 암호화폐를 구입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소외 계층에게도 기회가 제공된다. 디파이의 무한한 확장성의 힘이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 탈중앙화된 금융으로 보안사고 등에 관해 책임질 주체가 없다는 점 등은 큰 약점이자 함정이다. 신뢰성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
위험이 크면 얻는 수익 또한 크다.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큰 수익에만 눈이 어두워져 리스크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또 리스크에 대해서는 내게 일어나지 않을 남의 일 정도로 여긴다. 황당한 믿음이다. 하이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온다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은 한 순간이자 아무 것도 아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투자로 날리게 되면 속이 쓰리고 아픈 법이다. 경이로운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투자의 요령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고 건너는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고상태 미디어신산업부 국장 qkek619@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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