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이 반등세를 보이며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3위에 올랐다. 출시 두 달을 맞이하는 시점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순위가 상승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1위와 2위는 사실상 ‘리니지’ 시리즈가 점령한 상황으로 어지간해서는 넘어설 수 없는 차이로 받아들여지며 논외로 치는 실정이다. 때문에 두 작품을 제외한 3위가 곧 시장에서의 최고 인기를 대변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편이다.

‘쿠키런: 킹덤’의 흥행세는 이전까지의 사례와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건물을 설치하고 왕국을 꾸미는 SNG와 캐릭터를 수집 및 성장시켜 전투를 진행하는 수집형 RPG가 결합된 게임이기 때문에서다.

이전까지 MMORPG 장르의 강세가 계속돼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복합장르인 ‘쿠키런: 킹덤’의 인기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기존과 다른 유저층으로부터 수요를 이끌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MMORPG는 30~40대 남성의 결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쿠키런: 킹덤’의 경우 이와 다른 타깃층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10대를 비롯한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는 작품으로 이목이 쏠리는 중이다. 일일 평균 접속자(DAU)를 비롯해 매출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의 반응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가장 최근 종가 기준 데브시스터즈의 주가는 8만 9000원을 기록했다. ‘쿠키런: 킹덤’ 출시 직전 1만 5000원대에서 약 500%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데브시스터즈는 매출 710억원,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했다. ‘쿠키런: 킹덤’ 흥행세에 힘입어 흑자전환과 더불어 큰 폭의 실적 확대가 예상되고 있으며, 이 같은 기대감에 주가 상승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쿠키런: 킹덤’의 성공이 화려하게 빛나면서 앞서 이 회사의 행보도 재조명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쿠키런’ 판권(IP)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이 회사는 2014년 NHN과 협업을 통해 썸썸류 한붓그리기 퍼즐 게임 ‘쿠키런 문질문질’을 선보였다. 또 2018년에는 전략 배틀 게임 ‘쿠키워즈’를 출시했고 지난해 3매치 퍼즐 게임 ‘쿠키런: 퍼즐 월드(구 ’안녕 용감한 쿠키들‘)’을 론칭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선보인 ‘쿠키런’ IP 작품들이 시장에서의 흥행 측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쿠키런: 킹덤'이 흥행세를 이어감에 따라 이 같은 경험들이 어떻게든 성공에 기여했을 것으로 재해석되고 있다.

회사의 근간이 되는 ‘쿠키런’ 역시 2009년 ‘오븐브레이크’를 시작으로 시리즈 명맥을 이어왔다. 앞서 퍼블리싱을 맡은 컴투스의 이름을 떼고 2013년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쿠키런’의 성공으로 데브시스터즈는 주목을 받게 됐다.

이 회사는 이후 3년여의 공백 끝에 2016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선보였다. 결과적으로 기존 ‘쿠키런’과의 세대교체에 성공하긴 했으나, 론칭 초기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리 좋지 못한 편이었다.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순위 60위권까지 떨어지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며 주가도 급락세를 거듭,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시장에서의 평가는 바닥을 치게 됐다.

그러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다수의 캐릭터가 이어달리는 ‘떼 탈출’ 등 지속적인 콘텐츠 추가 및 업데이트에 힘입어 1년여 만에 순위 역주행에 성공했다. 이후 등락 추이를 보이긴 했으나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는 역대 최대 일매출 등의 기록들을 새롭게 쓰며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9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데브시스터즈는 이 같이 10년 넘게 ‘쿠키런’ IP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쿠키런: 킹덤’을 흥행시켰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MMORPG 쏠림 현상과 더불어 중소업체의 양극화 심화 우려가 계속돼왔다는 점에서 '쿠키런: 킹덤'의 사례는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쿠키런’과 같이 지난 10년 간 다수의 시행착오, 실적 악화 등을 견뎌내고 반전을 써내려가는 사례가 또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보다 장기적으로 다양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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