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의 차기 개최도시는 또다시 부산시로 결정됐다. 이로써 부산시는 4년 간의 개최를 통해 중간 평가를 거쳐 다시 4년을 추가해 최장 2028년까지 지스타를 열 수 있게 됐다.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최근 지스타 개최지 공모를 통해 단독으로 응모한 부산시에 대해 기존의 ‘2+2’ 방식에서,  4년간 행사를 연 다음 중간평가를 거쳐 4년을 더 연장하는 ‘4+4’ 방식의 대회 개최 방침을 승인했다.

이로써 지스타는 최장 2028년까지 무려 20년간 부산에서 전시회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의 고민은 왜 국제 게임전시회인 지스타를 굳이 부산에서만 열려고 하는 가 하는 점이다. 주관사인 협회측은 이에대해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마땅한 지자체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데다, 대회 규모에 걸맞은 컨벤션을 갖춘 지역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을 지방 분산 개최의 어려움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틀린 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꼭  맞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지스타의 첫 개최지는 일산의 킨텍스 였다. 컨벤션 시설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으나 접근성이 문제가 됐다. 이후 개최지는 서울과 거리도 한참 먼 부산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무려 12년간 지스타는 거기서 머물렀다.

당초 업계는 국제 대회의 성격에 맞게 서울 개최를 결정하고 강남의 코엑스를 살펴봤다. 그러나 일정이 꽉찬 코엑스에선 대회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차선책으로 찾아나선 곳이 다름아닌 일산의 킨텍스였다. 그러나 대회개최는 무난했으나 흥행엔 실패했다. 도로, 교통시설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주변의 사정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일산의 킨텍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을  뿐 아니라  강남의 코엑스에서도 국제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 강서지역 마곡산단에도 국제규모의 컨벤션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여건이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게임산업에 대한 대내외 위상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는 양상이다. 한때 과몰입, 폭력성 부각으로 부정적인 인상이 짙었던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이 고부가 시장에다 지식산업의 핵심 코어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면 산업의 규모와 그 위상에 맞는 모양새를 갖춰 대회를 치르는 것이 맞다.

지스타의 부산 개최의 불가피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또 부산시가 나름 지스타를 위해 다양한 정책지원을 펼쳐 온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인 서울 등 수도권을 마다하고 무려 천리길에 있는 부산에서 계속 대회를 개최토록 한다는 건 너무 성급한 결정이다. 이제는 지스타에도 뭔가 큰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관성적인 고민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이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 

또 당분간 부산에서 대회 개최가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지금처럼은 곤란하다. 뭔가 극적인 변화는 아닐지라도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회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데 대해 오로지 주변 여건만을 탓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산시는 이를 감안한 듯, 지스타 장기 유치 신청을 하면서  '5G 전략(G-산업, G-첨단기술, G-문화, G-즐길 거리, G-치유)' 으로 산업과 기술, 문화가 융합된 국제전시회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지스타를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글로벌 게임전시회로 성장시키고, 이를 중심으로 축제와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명실공한  ‘게임 관문 도시 부산’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또 이번 응모를 통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계획들도 덧붙여 주목을 끌기도 했는데, 부산시가 종전과 다른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의 면모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하겠다.

지금처럼 타성에 젖은 대회 개최로는 1년을 기다려온 관객들에게도, 바이어에게도 그리고 전시회 참여를 위해 몫 돈을 들여야 하는 게임기업들에게도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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