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상) 위기를 기회로 바꾼 e스포츠 …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탈바꿈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는 산업전반의 생태계를 바꿔 놓았다. 게임산업 역시 이러한 영향에서 예외는 아니었으나 업종에 따라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대다수 게임업체들이 코로나 특수를 누린 반면에 PC방 등 오프라인 매장은 이용객이 급감하는 악영향을 받았다. 

특히 e스포츠 산업은 코로나19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는 모습을 보였다. 오프라인 경기장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됐으나 이를 온라인으로 완전히 대체하는데 성공한 것. 이러한 상황에서 그간 게임과 관계 없던 업체들도 e스포츠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e스포츠 시장은 여타 게임산업에 비해 코로나19 여파가 보다 일찍 나타났다. 지난해 2월부터 오프라인 개최 예정이었던 e스포츠 대회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산 것.

특히 e스포츠의 경우 좁은 경기장에 다수의 인원이 모여 대회를 관람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위배되는 것으로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 온라인 개최로 빠르게 상황 대처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각 e스포츠 대회를 무관중 온라인 개최하며 빠르게 상황에 대처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통해 지난해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오버워치 리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슈퍼매치’ ‘펍지 콘티넨털 시리즈 아시아 채리티 쇼다운’ 등 크고 작은 수 많은 대회들이 활발히 치러졌다.

일부 대회는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시청자수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LCK’ 봄 시즌 평균 시청자수는 22만명, 최대 10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평균 시청자 규모는 78.59%, 최고 시청자 규모는 39.44%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 진행 및 관람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e스포츠는 온라인 중계로 정상일정을 소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를 통해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했던 2020년 대한민국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는 것. 시장에서는 지난 1년여간 코로나19 여파가 적었던 e스포츠가 향후 주력 스포츠 콘텐츠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스포츠의 경우 시간과 공간적 제약이 적고 온라인 중계에 유리한 특징을 가졌다.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국내 산업전반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잠재력을 인정받으며 또 다른 성장의 기회를 부여 받았다는 것.

# e스포츠 잠재력에 주목

실제 지난해 로지텍, 삼성전자, 카카오 등 수 많은 IT 업체들이 e스포츠 팀과 후원협약을 체결했다. 또 식품 전문 회사인 농심이 프로게임단을 인수하며 e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는 맥도날드가 LCK와 공식 후원사 계약을 맺었다.

전통 스포츠 종목들 역시 e스포츠에 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e스포츠와의 결합을 통한 안정적 환경 구축은 물론 젊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e스포츠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프로 축구와 e스포츠 상호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e스포츠 산업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약 723억원의 규모를 보였으나 2016년 934억원, 2017년 973억원, 2018년 1139억원, 2019년 1398억원의 변화를 보였다. 평균 향유 연령층 역시 전통스포츠에 비해 젊은데 지속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 토토) 도입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전통 스포츠들의 경우 경기가 중단됐으나 e스포츠 비롯한 비대면 종목들이 대체했기 때문이다. e스포츠를 정식 체육진흥투표권 도입해 체육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e스포츠 업계의 경우 체육진흥투표권 도입을 통해 수익을 배분 받으며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제도권 e스포츠의 잠재력에 크게 주목하며 육성책을 내놨다. 지난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e스포츠 상설 경기장 3개소 구축, 한.중.일 e스포츠 국가대항전 신설, 100여개의 PC방을 E스포츠 시설로 지정, e스포츠 선수 계약 등에 대한 표준계약서 추가제정 내용 등을 밝혔다. 7월에는 ‘신한류 진흥정책 추진계획’ 발표에서 e스포츠 육성 계획 등을 공개했다.

# 국제적으로 위상 높아진 e스포츠

코로나19 시대 e스포츠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졌다. 2022년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 e스포츠가 코로나19 이후 영향력을 더욱 확대한 점이 주목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e스포츠가 국제 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선정되며 위상과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국가인 중국에서는 전방위적으로 e스포츠 산업을 육성 중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국내 제도권 역시 보다 적극적인 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아울러 향후로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기본적인 대회 전개 방식으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연스럽게 e스포츠 종목 다변화로 이뤄지며 시장 성장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텍사스 홀덤 등의 경우 홀덤펍의 정상적 운영이 중단되자 e스포츠를 통해 유저간 대회 등이 치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각 업체들이 자사 신작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목표로 활발한 e스포츠 시장 진출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국제적으로 e스포츠가 인정되며 수 많은 종목들이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