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공매도 진영과 개미들간 전쟁으로 주가 등락 거듭 … 내실 다지지 않으면 그대로 '나락'

미국의 게임스톱 주가가 연일 등락을 거듭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하향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때 주당 481달러에 달했던 게임스톱 주가는 최근 9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주가는 향후 더 곤두박질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일각에서는 게임스톱 주가 흐름에 대해 사실상 랠리가 끝이 났다고 선언하는 등 관심 대상 주에서 제외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불과 20달러 수준에서 오르내리는 평범한 주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공매도 세력과 개미간 전쟁이 벌어지면서다. 이후 주가는 무려 1600%나 뛰어 올랐다.

이를 지켜본 애널리스트들 뿐만 아니라 뉴욕거래소(NYSE)측도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자신들도 이처럼 기세등등하게 매수세를 따라오며 상승세를 탈 지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 비디오 콘솔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GameStop)은 게임 월마트로 불리는 대형 유통기업이다. 1984년 텍사스에서 시작해 전 미주에 걸쳐 매장을 거느리고 있으며 한해 매출만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콘솔과 PC게임 그리고 게임 주변기기 등을 취급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중고 타이틀 및 주변 기기 등도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신이 해 본 게임에 싫증이 날 경우 다시 내다 팔 수 있고, 구매해서 플레이해 본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일주일 이내면 매장 반품이 가능하다. 이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ESD방식으로 게임 구입이 가능한데도 굳이 게임스톱을 찾는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또 게임스톱 만이 제공하는 각종 고객 이벤트도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열  뿐 아니라, 블랙 프라이데이 때에는 엄청난 게임 할인 판매를 통해 유저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와함께 보수적인 미국 게임 유저들의 특성도 게임스톱과 같은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군림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은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 중심이 아닌 콘솔 위주의 수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 때문인지 직접 자신이 게임을 해 보고 싶어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인터넷 구매 보다는 오프라인 게임 매장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오프라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 때문인지, 게임스톱의 게임업계에 대한 갑질은 한동안 유명했고, 지금도 예전과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없지않다. 인터넷 매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반론도 있으나, 어찌됐든 자신들만을 위한 서비스 및 제품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땐 가차없이 매장에서 퇴출시킨다.

사실, 게임스톱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게 한 마중물 역할을 한 기업은 다름아닌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가 올초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게임 부문의 급성장을 언급했고, 올해 역시 게임부문이 클라우드 서비스 및 윈도, 오피스365판매, 검색 광고 부문에 비해 월등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직후였다.

여기에다 페이스북 임원 출신인 실리콘밸리 유명벤처 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tya’가 게임스톱에 대한 주가상승을 전망하면서, 콜옵션 매입을 결정했다고 트윗을 날린 게 결정적인게 됐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게임스톱에 대한 공매도 주문을 강력히 성토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개미들의 사자 주문과 헤지펀드들의 잇단 사자 팔자 주문을 막진 못했다.

개미들이 놓친 것은 게임스톱 등 주요 주식에 대한 공매도 물량이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월가의 헤지펀드들이 거래한 게임스톱 등 공매도 물량은 약 1억1700만주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임스톱의 최근 주가 하락은 헤지펀드들이 주가 상승이 꺾였다고 판단되자 공매도 물량을 여지없이 풀어내고 있는 것이 결정적이다.

게임스톱은 적자기업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왕 노릇은 하고 있었지만, 인터넷 대세라는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결국 불확실한 정보와 시장에 숨어있던 예상외의 공매도 물량이 게임스톱의 주가를 춤추게 만들었던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도 게임주들이 때아니게 주목을 받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의 경우 이미 주당 100만원 선을 돌파했다. 경쟁 게임업체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산업계 입장에서 보면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내실을 다지지 않고, 그저 시장 흐름과 유명세만으로 주가를 보전하려 든다면 언제든지 게임스톱과 같은 일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게임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이란 극단의 모습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다 투자수요 환경은 예전보다 훨씬 안좋아지고 있으며, 규모 역시 줄어들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명성만으로는 유통시장에서 또는 금융시장에서 견뎌 낼 수 없는 것이다. 대장주라고 하더라도 시대를 거스를 수 없다. 그만큼의 실적과 개선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시장에선 유아독존이란 건 존재하지도, 있을 수 없다. 같이 함께 올라타고 함께 뛰어 들어야 시너지를 거둘 수 있다.

국내 게임계는 지금 경쟁사와 함께 동행하고자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혼자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는 것일까. 만의 하나, 후자라고 한다면 더 이상의 재도약은 기대할 수 없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그 때는 존재감 조차 드러내지 못한 채 말없이 그렇게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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