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넥슨·엔씨·넷마블 등 사회공헌 활동 잰걸음…게임 인식개선에 긍정 영향

얼마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페이커’ 이상혁의 폭풍 오열이 화제를 모았다. 경매를 통해 최종 낙찰자만이 페이커와 독대할 수 있는 시간을 얻는 독특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인데, 프로게이머가 꿈인 중학생 아들을 둔 직장암 말기의 아버지가 치열한 경매를 뚫고 최종 낙찰을 거머쥔 것.

자신에게 길지 않은 생이 남겨졌기에 하루라도 빨리 아들의 진로를 상담하고, 아들이 페이커와 독대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참가했다는 사연 앞에서 냉혹한 승부사인 페이커도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았다고 한다. 

페이커의 눈물은 프로그램을 시청한 팬들만 감동시킨 것이 아니였다. 방송 직후 게임 관련 업계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는 등 선한 영향력으로 번지고 있었다. 

세계적 프로게이머로 성장한 이상혁 선수는 팬들 사이에서 ‘기부천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사랑의열매)에 성금 3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지금까지 총 7000만원을 기부했다. 그와 함께 다른 T1 소속 선수들도 일정시간 개인방송을 통해 받은 후원금 전액을 기부한 바 있다. 페이커의 선한 영향력이 그의 동료들 뿐아니라 e스포츠 전체로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게임업계에도 페이커처럼 선행에 발벗고 나서는 인물이 적지 않다. 며칠 전에도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의 통큰 선행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가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완화의료센터와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사재 100억원을 출연한다는 것. 넥슨재단의 총 200억원 기부금 가운데 김 대표 사재가 포함됐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액수는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런데 이미 50억원은 전달했고, 나머지 50억원은 내년까지 기부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018년 사재 1000억원 이상을 사회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넥슨도 김 대표의 뜻에 따라 사회공헌을 위한 비영리재단인 넥슨재단을 설립하고,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세대인 어린이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준 점이 눈에 띈다. 시가총액 30조 원을 넘어 선 글로벌기업 중에 넥슨 만큼 어린이들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기업은 찾기 쉽지 않다. 김 대표와 넥슨의 선한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기부 문화하면 엔씨소프트를 빼놓을 수 없다. 게임업계 중 작년 한햇동안 가장 많은 기부금을 출연한 기업이 바로 엔씨다. 실제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247곳을 조사한 결과, 엔씨는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이 약 151억원에 달하며 상위 20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여파로 기업들 마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탓에 기부금 집행규모가 줄었음에도, 엔씨는 기부금을 되레 전년대비 27% 늘렸다. 게임업계가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는 것을 감안하도라도 김택진 대표의 통근 결단은 게임계 대표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넷마블은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보듬어 주는 데 늘 앞장 서 왔다. 지난 2018년 1월 설립한 넷마블문화재단을 통해 그간의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고도화하면서 업계 안팎의 큰 주목을 받았다. 넷마블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중 특히 고마운 부문은 장애인들에게 많은 지원과 관심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은 2019년 3월 장애인 체육 진흥과 장기적인 자립 지원을 위해 넷마블장애인선수단을 창단했다. 또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 기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면을 통해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재단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른바 게임계 빅3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외에도 다수의 국내외 게임회사들은 그들의 유저들과 함께 기부활동을 전개하는 등 게임의 선한 영향력을 적극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일각에선 여전히 게임과 게임 유저를 폄하하고 심지어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몰아가는 등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아쉬울 따름이다.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건전게임문화 활성화를 위해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실생활 곳곳에서 게임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전게임문화 활성화 사업은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 조성 및 게임의 문화적 가치 확산을 목적으로 한다. 그럼에도 게임을 범죄의 원인으로 거론하거나 교과서에서 게임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사례가 줄지 않고 있다면 정부의 지원사업 방향이 잘못됐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건전게임문화 활성화의 첫 걸음은 게임의 순기능을 널리 알리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 우리 사회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통념에 사로잡혀 자신의 선행을 쉽게 드러내려 하지 않고 있다. 정부 산하기관은 게임계 입장해선 제3자다. 얼마든지 게임계의 기부 및 사회공헌활동을 다른 부처나 국민들에게 당당히 알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게임이 콘텐츠 수출 증대를 견인하는 1등 공신이라는 점과 함께 게임의 순기능이 제대로 평가받길 기대해 본다.

끝으로 얼마전 급성 백혈병 환자를 위해 헌혈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한국 유저들의 멋짐을 전세계에 알려준 메이플스토리 용사님들께 박수를 보낸다.

[더게임스데일리 김종윤 뉴스2 에디터 jy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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