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에 이어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신작이 론칭 첫주 매출 순위 톱10위에 오르며 흥행세를 보이는 중이기 때문이다.

중소 및 신생 업체의 국산 게임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편이다. 특히 신생 업체인 엔픽셀이 선보이는 새로운 판권(IP)의 ‘그랑사가’ 상위권 진입은 더욱 특별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론칭 첫주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4위까지 올라섰다. 이는 앞서 온라인게임이나 히트작의 IP를 활용한 작품들이 강세를 보여 온 것과도 비교가 되고 있다.

그간 국산 게임 중 신규 IP를 통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만 여겨져 왔다. 특히 흥행 경쟁이 가장 치열한 MMORPG 장르에서의 신규 IP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대형 업체나 유명 개발진이 참여한 기대작들이 야심차게 등장했으나 결국 안정 궤도에 오른 것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때문에 모처럼 등장한 오리지널 IP ‘그랑사가’의 흥행 추이는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랑사가'는 신생 업체인 엔픽셀이 선보이는 첫 작품이라는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는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6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통해 게임업체의 시리즈A 최대 규모 투자 기록을 세운 사례로도 이름을 알렸다.

엔픽셀은 '그랑사가'와 더불어 준비 중인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를 통해 4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첫 작품 론칭 전부터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해왔다는 것이다.

이후 성공적으로 작품을 론칭하고 가파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실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게임업계에서의 신생 업체 발굴 및 투자 확대까지 기대해 볼만한 일이다.

앞서 스마트폰 게임의 급성장과 맞물려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주목을 받으며 투자 열기가 고조됐던 것도 10여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당시 투자 열기와 맞물리며 신생 업체들의 기업공개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가 점차 위축되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우려의 시각도 제기돼왔다. 게임업계 허리가 끊어지면서 생긴 공백을 외국 게임들이 점령해 시장 양극화의 심화가 이뤄졌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때문에 ‘그랑사가’의 흥행 조짐은 게임업계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도 반가운 소식이라 할만하다. 신생 업체 발굴 가능성을 제시하는 사례로 마중물 역할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그러나 엔픽셀은 이제 막 첫 작품을 론칭한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역시 지켜봐야 할 일이다. 가능하면 신생 업체의 성공 사례로 남아 시장의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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