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무한 경쟁의 결과로 초래 … 급제동을 통한 상생의 방안 고민할 때

게임산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특성이라며 그냥 치부하며 넘어가기에는 문제의 심각성이 너무 크다 하겠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장르를 통해 분업화하는 등 시장을 분할해 왔다. 크게 보면 아케이드 게임과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등 플렛폼 별로 각축을 벌여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전선은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시대로 대 변혁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업계의 지각변동이 촉발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오히려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같은 예상은 아주 빗나간 것이 됐다. 온라인 게임으로 기초체력을 다진 메이저들의 적응력이 모바일 게임 전문업체들 그 것보다 훨씬 더 빨랐고 나았다.

스마트폰 게임에 예상과는 달리 자본주의 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그같은 전략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온라인게임업계의 공룡들이 그대로 모바일 게임시장을 꿰차는 형국이 돼 버렸다. 모바일 게임업계의 강자로 불리운 전문업체들은 마치 유성처럼 사라져 버렸고, 게임빌, 컴투스 등 기업을 상장한 몇몇 게임업체들만이 살아 남았다.

시장 양극화는 무한 경쟁의 결과이다. 상대를 반드시 제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그같은 승자의 쾌감은 오래가지 못하고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출혈 경쟁의 결과이자 독점의 폐해를 피해갈 수 없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프로 야구다. 자본주의의 꽃을 피운 미국에서 그것도 프로 축구도 아닌 프로 야구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설들이 나오곤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을 가장 상징적으로 웅변해 주는 스포츠라는 데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야구는 9명의 선수가 경기를 벌인다. 하지만 투수라는 한 선수의 비중이 나머지 8명의 선수들의 그 것에 비해 크고 월등해야 유리하다. 그래서 수준급 투수의 몸값은 가히 천정부지에 이른다 할 정도다. 그러나 그만큼 혹사당하기 십상이다. 혼자서 이틀 사흘이 멀다할만큼 9이닝의 게임을 소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과거에 없던 불펜(BullPen) 투수라는 보직이 생긴 건 얼마되지 않았다. 선발투수와 원 포인트 투수, 마무리 투수 정도가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불펜 투수 보직도 세분하고, 선발투수의 투구 수를 프론트에서 관리한다. 아무리 잘 던져도 7회, 1 백여개의 공을 던졌다면 가차없이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서 내린다. 비싼 몸값을 하는 투수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공룡기업을 잉태한 자본주의 시장은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무한 경쟁과 독과점, 그리고 싹쓸이의 폐해다. 시장경제 원리에 맡기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것이 꼭 옳은 답만 낸다고 할 순 없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문제점도 적지 않게 양산되고 있다.

달리는 차에는 반드시 브레이크가 작동해야 한다. 브레이크가 망가졌다면 차 자체를 움직여선 곤란하다. 시장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지만,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승객과 차를 보호하기 위해선 처방전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 양극화의 심화는 그만큼 골이 깊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산엔 커다란 나무, 몇 그루 만이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다(?). 그런 그 민둥산의 미래는 눈을 감고 봐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정부가 경제 장관을 새로 임명할 때 가장 중점을 두고 저울질 하는 것은 경기 흐름의 적격자이다.  파이를 더 키울 것인가, 아니면 제동 장치를 통한 정부의 또다른 순기능을 강화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방점을 두고 인선을 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박 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임에 황 희 의원(더불어 민주당)을 내정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내리 2선한 정치인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관광 비즈니스에 대한 식견도 가지고 있는 인사 정도로만 전해지고 있다.

박 장관이 문화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온 전문 관료(테크노크라트)출신이라고 한다면, 황 장관 내정자는 대중지향성의 정치인이다. 브레이크 작동 순으로 보면 관료 출신보다 정치인이 훨씬 예민하다. 따라서 그간의 성장 중심의 정책보다는 심화된 골을 메우고 숲을 조성하는 데 더 힘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하게 나오는 듯 하다.

정부는 그간 문화장관을 정치인과 관료 인사를 교차하듯 발탁해 왔다. 실제로 박 장관 전임은 작가 출신의 정치인 도 종환 의원이었다.

이전 박 근혜 정부 시절에도 약간의 변화는 있었으나 이같은 관행은 유지돼 왔다. 신임 장관을 통해 비대면의 수요로 급팽창한 시장을 조율하면서 시장 양극화의 폭을 줄이는 방안이 타진됐으면 하는 바람이 의외로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 양극화의 골이 크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오죽하면 이 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익공유제의 도입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겠는가. 경제를 살리고 국민 가계를 일으켜 세우고자 한다면 극약 처방전이라도 내놔야 한다.

양극화의 심화는 동맥경화의 끝을 의미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하겠다. 인류의 대서사시에서 공룡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았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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