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60년대 조성된 수출공단의 변신…넷마블 지스퀘어 새 명소 될 것

50여년 전 지금의 구로디지털단지는 '구로공단'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1964년부터 1974년까지 10여년에 걸쳐 수출산업공단으로 조성됐으며 수많은 제품들을 해외로 수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첨단산업체의 입주가 늘어나게 되자 지금의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 지금 구로구에 속한 부분은 구로디지털단지로, 금천구에 속한 부분은 가산디지털단지로 불린다. 

필자의 기자 시절, 구로공단에는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이곳을 자주 들러 취재를 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풍경을 갖고 있었다.

2층 이상 되는 건물도 많지 않았고 대부분 1층에 공장과 사무실이 붙어 있었다. 공장이 가동되는 낮시간에 골목은 한산했고 지나다니는 행인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면 당시 구로공단역은 쏟아져 나온 젊은 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2~30층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지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었다. 

그 당시 이름처럼 이곳은 대한민국의 수출산업을 이끌어온 핵심 공업단지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산업의 흐름이 바뀌었고 이곳에 자리잡았던 공장들은 하나둘 이전하고 헐려서 '00벤처타워' 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게임업체들도 속속 이곳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구로디지털단지는 지하철 2호선이 지나가는 곳으로 교통입지가 매우 좋다. 강남과 가깝고 시내 중심가로 접근하는 것이 편리하다. 이런 이유로 강남과 구로디지털단지는 서울 시내에 자리잡은 게임업체들이 가장 많이 분포한 지역이 됐다. 

하지만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면서 엔씨소프트와 넥슨, 위메이드 등 강남과 구로에 자리잡았던 많은 업체들이 사옥을 이전하며 새로운 게임메카로 자리잡게 됐다. 이 덕분에 성남시는 서울을 제치고 가장 많은 게임업체를 거느린 지역으로 부상했다.  

판교로 떠나지 않고 구로에 남은 게임업체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중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넷마블이다. 이 회사는 판교로 사옥을 이전하는 대신 구로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세우기로 했다. 남들과 다른 행보를 보여준 것이다. 

넷마블은 자넌 2016년 구로 지역에 신사옥을 건립하면서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겠다고 발표해 큰 관심을 끌었다. 2017년 착공된  G밸리 지스퀘어 조성사업은 약 4년 만인 올해 상반기에 완료된다. 

이 신사옥은  지상 39층, 지하 7층으로 전체면적 18만㎡ 규모다. 구로구에서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에 이어 두번째로 큰 건물이다. 이곳에는 넷마블 계열사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센터, 영상, 애니메이션, 웹툰 등 다양한 IT 및 디지털 콘텐츠 관련 회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업무 공간 외에도 캐릭터공원, 게임박물관 등 다양한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시설이 마련된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넷마블이 부지의 70%를 공원화해 지역 주민들과 직장인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의 노른자위 땅에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땅 한평이라도 더 차지하고 싶은 것이 기업의 입장인데 전체 부지의 70%를 공원화 하겠다는 통 큰 선물은 삭막할 수 있는 구로 디지털단지의 이미지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로공단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변신했던 이 지역이 지스퀘어로 인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어우르는 공간으로 다시 거듭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넷마블이 새로운 랜드마크를 구로에 세우기로 한 것은 게임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 한 일이라고 본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다시 경쟁력을 강화해 넷마블이 재도약하는 굳건한 발판이 됐으면 한다”며 ‘강한 넷마블, 건강한 넷마블’을 다시 강조했다.

방 의장은 역전의 명수이자, 변혁의 기수와 같은 인물이다. 남들은 판교로 자리를 옮겼을 때 그는 서울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제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도전에 나섰다. 그가 말했던 강한 넷마블과 건강한 넷마블이 우리 앞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지 기대하게 된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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