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엔씨소프트 - 게임계 기부금 1위 … ‘프로젝토리’ 개관 등 미래세대 지원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를 맞으면서 주요 게임업체들에 대한 행보가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특히 업계를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인 엔씨소프트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추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역시 ‘리니지’ 시리즈가 시장을 점령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또 한편으론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통해 첫 콘솔 게임 ‘퓨저’를 발매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또 이 같은 시장에서의 사업적 행보뿐만 아니라 사회적 공익 활동 측면에서도 이 회사는 분주하게 한해를 보내왔다는 것. 이 외에도 게임업계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놓은 것으로 조사돼 업계 대표 업체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최근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247곳을 조사한 결과,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부금이 약 151억원에 달하며 상위 20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게임업체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다는 것.

엔씨소프트의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은 0.81%다. 이 역시 게임‧통신 등 ICT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코로나19 등 재난 피해 지원
올해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여파로 인해 경제적 활동에 비상이 걸린 시기이기도 했다. 때문에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됐고 이로 인한 사회적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는 평이다.

실제 3분기까지 247개 기업의 기부금 집행 규모는 전년 대비 약 9% 감소했다는 것. 반면 엔씨소프트의 기부금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기부금 증가액 규모로는 500대 기업 중 19위를 차지할 정도다.

이 회사는 이 같이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업계를 대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이 단순 수치적 측면뿐만 아니라 시의적절한 기부 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파급 효과를 전하기도 했다는 평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지난 2월 코로나19 방역과 피해 극복을 위해 성금 2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빠진 지역의 피해 복구와 의료 활동에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C방 소상공인 사업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이용 요금의 50%를 보상 환급하기도 했다.

PC방은 온라인게임과 함께 상생하며 게임업계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해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을 통해 우리 온라인게임을 대표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PC방과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이 같은 행보는 더욱 의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에는 집중호우 피해 복구 성금 1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과 수재민들을 위한 기금을 전달하면서 업계의 모범이 됐다는 것.

엔씨문화재단은 美 MIT와 5년째 소외계층 대상의 과학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엔씨문화재단은 美 MIT와 5년째 소외계층 대상의 과학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재단 설립해 공익사업
엔씨소프트는 올해 한때 주가가 100만원대에 육박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현대차, LG생활건강, 삼성물산, 현대모비스, SK 등 쟁쟁한 타 산업계 업체들의 규모를 넘어서는 것으로 게임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방증하기도 했다는 것.

이 같이 손가락에 꼽히는 규모의 업체인 만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 역시 동반될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미 일찌감치 2012년 비영리 재단 엔씨문화재단을 설립하며 공익사업을 펼쳐왔다.

엔씨문화재단은 엔씨소프트의 창립 15주년을 맞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적 책임활동을 위해 설립됐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우리사회의 질적 도약을 위한 가치 창출’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평균 세전 이익의 1%를 엔씨문화재단에 기부금으로 출연하고 있다. 사업적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과 비례해 사회적 책임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엔씨문화재단은 올해에도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학생들과 함께 부산 소년의집‧송도가정 학생들을 위한 ‘MIT 과학특별프로그램’을 2주간 진행했다. 소년의집·송도가정은 부모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성장을 돕는 국내 대표 양육 시설로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한다.

‘MIT 과학특별프로그램’은 엔씨문화재단이 소외계층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기획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현상을 바탕으로 과학 이론을 배우고 직접 실험해보는 체험 활동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 시작돼 올해 5회를 맞았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등 실제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올해는 ‘수수께끼 살인’이라는 법의학 테마 수업을 통해 화학, 생물학, 심리학 분야의 과학 원리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또 아두이노, 전기 회로, 화학 반응 등 배운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 기계장치인 ‘루브 골드버그 장치’를 만들어 보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과학이 단순한 학문에 머물지 않고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엔씨문화재단은 프로그램 참가자 의견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향후 MIT와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더 많은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기초 과학 및 학업 전반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엔씨문화재단의 프로젝토리 홈페이지 화면 일부.
엔씨문화재단의 프로젝토리 홈페이지 화면 일부.

# 업계 모범되는 오너 리더십

지난 8월 엔씨문화재단은 서울 대학로에 미래세대를 위한 자유로운 프로젝트 활동 공간 ‘프로젝토리’를 개관하기도 했다. ‘프로젝토리’는 2018년부터 준비해 온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아이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프로젝토리(Projectory)’는 각자의 프로젝트(Project)를 자유롭게 펼치는 실험실(Laboratory)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기획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창의적인 시도와 경험을 통해 도전정신을 기른다.

‘프로젝토리’는 교육기관이 아닌 자기주도적 활동 공간을 지향한다. 정해진 교과 과정이나 지도교사가 따로 없으며, 모든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직접 세운 계획과 방법에 따라 진행된다. 주요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엔씨문화재단은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구 쇳대박물관 건물을 매입해 2개 층을 프로젝토리를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대학로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만큼 최대한 외관을 보존했고, 내부는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열린 공간으로 꾸몄다.

총면적 약 450㎡ 규모의 ‘프로젝토리’ 공간은 자유 작업공간을 중심으로 기획공간, 도구 및 재료공간, 녹음실, 회의실, 도서관, 휴게실 등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전자, 음향, 목공, 미술 작업 등을 위한 150개 이상의 도구와 재료를 비롯해 아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디지털‧아날로그 자료가 완비됐다.

멤버십 가입을 위해서는 프로젝토리 홈페이지에서 상담을 신청하고 직접 공간을 방문해야 한다. 대면 상담 후 정규 멤버로 등록이 되면 원하는 활동 시간을 지정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한편 오너의 행보에서도 엔씨소프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 5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한 ‘플라워 버킷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했다.

김 대표는 창원 지역 화훼농가에서 구입한 꽃과 식물을 지역 초등학교 1학년과 야구팬들에게 선물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입학식을 하지 못한 창원 마산 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첫 등교일에 맞춰 마산 지역 26개 초등학교, 87개 학급에 전달했다는 것.

NC 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도 ‘플라워 버킷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5월 홈경기에서의 ‘소환 응원단’에 꽃 목걸이를 걸어줬다.

이 같은 사회적 활동에 2011년 김 대표가 야구단 창단 승인 당시의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그는 ‘산업보국(産業報國)’을 강조하면서 야구단 운영을 통해 게임 사업도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혹자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창출'이라고 하지만 기업의 제1조건은 '가치창출'이고 그 다음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게임업체를 운영하면서 항상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생각했다”는 소신을 밝혔다.

올해 NC 다이노스가 프로야구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의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같은 김 대표의 발언이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됐다는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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