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게임이 미래다 (8-끝) 에필로그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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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전환에 플랫폼 초월도 가속화 … ‘디지털 원주민’ 생활 속 놀이문화로 정착

미래 시대에 대한 상징적인 숫자로 여겨지던 2020년도 끝을 맺게 됐다. 올해는 과거의 우리가 상상한 미래 세상의 모습과 현재를 비교하면서도 또 한편으론 90년대를 비롯한 밀레니엄의 과도기 시대를 회상하며 지금을 비춰보는 한해가 됐다.

지금의 우리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게 일상인 공상과학 속 세계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그러나 불과 20년 전 새천년을 맞이하는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 같은 미래에 대한 시각이 크게 달라지기도 했다. 기술 발전의 수혜보다 감염 및 전염에 따른 생활의 변화를 치명적으로 체감했기 때문에서다.

게임 역시 새로운 기술보다 삶의 방식에서의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 언택트 시대로의 흐름이 게임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됐다.

언택트 시대로의 가속화가 예상됨에 따라 게임의 영향력이나 저변 역시 더욱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비트 단위로 성능이 발전한 비디오게임의 시기를 지나 PC기반 온라인게임이 대세로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는 모바일게임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등 플랫폼의 변화가 계속돼왔다.

때문에 미래는 또다른 새로움 플랫폼이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금의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평이다.

또 한편으론 PC와 모바일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비롯해 콘솔과 PC, 또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따라 미래에는 플랫폼 제약 없이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 당연시 될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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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G‧클라우드 고도화 전망
플랫폼 경계를 뛰어넘는 환경은 클라우드 게임을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올해는 앞서 시범 서비스로 제공되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들이 잇따라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서다.

현재는 서비스 초기 시장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가까워 주류라고 보긴 어렵지만,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 특히 5세대 이동통신(5G) 환경의 고도화와 맞물려 급격한 변화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이 플랫폼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게임을 즐기는 행태 역시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본격적인 플레이는 거치형 콘솔이나 PC를 통해 하지만, 외부에서는 모바일을 비롯한 추가 기기를 통해 간단하게 조작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목소리로 게임을 조작하고 진행하는 ‘보이스 커맨더’를 준비 중이다. 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사물인터넷(IOT)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보이스 커맨더는 캐릭터가 공격받거나 위험 상황에 처하면 AI 음성으로 안내되는 방식이다. 또 유저 역시 이에 대해 목소리로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이 같은 공간 등의 제약을 해소하는 새로운 플레이 방법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향후 시계를 비롯한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과 맞물려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자율주행 환경에서의 게임 수요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운전을 AI에게 맡기게 되면서 차량에서의 엔터테인먼트가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게임 역시 이 중 하나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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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입맛따라 변화
과거 온라인게임 태동기를 이끈 작품들이 지금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재탄생하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모바일 시대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시장을 장악하기도 했다.

때문에 기술의 발전 속에서 콘텐츠, 판권(IP)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플랫폼의 경계가 허물어질수록 남는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IP의 힘이 될 수밖에 없는 평이다.

또 한편으론 기술적 측면에서의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의 입점을 관리하고 유통하는 플랫폼의 영향력도 미래 시대의 양상을 달리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유통 채널 간의 경쟁 구도 및 흥망성쇠가 미래 게임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는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 도입 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이 글로벌 유통망을 장악한 업체의 행보가 파급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미래의 단면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권의 규제가 이 같은 급격한 플랫폼의 변화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정책으로 발목을 붙잡거나 불합리한 규제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예측되고 있다.

이는 셧다운제로 인해 막대한 산업적 피해를 감수하게 됐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미래 시대 기술적 발전으로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정부 규제에 따라 이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상황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게임에 대한 산업적 위상이 높아져가고 사회적 파급력 역시 점차 커져가고 있으나 제도권에서의 대응은 이에 미치지 못해왔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편이다. 때문에 미래에 이 같은 격차가 뒤집히고 게임이 대접받는 시대가 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게임의 발전이 계속되면서 저변을 확대함에 따라 제도권에서의 게임 역시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는 정부가 언택트 시대의 핵심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며 정치권 등에서도 게임산업진흥법에 대한 전면 개정을 추진하는 등 이전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도 고무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 오락실에 이어 PC방 창업 붐이 일어나는 시기와 지금을 비춰보면, 미래 시대 게임을 즐기는 문화 역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게임을 시청하는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보는 게임’의 문화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모바일 기기 등을 접하며 성장해 온 ‘디지털 원주민’의 미래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밀레니얼(81~96년생) 세대 이후를 지칭하는 Z세대(97~2012년생)의 소비 행태에 따라 게임 시장의 모습 역시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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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 공감 원천 마련해야
이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게임을 간접 체험하는 게 더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또 수백, 수천의 시청자들이 함께 소통하는 환경에서 개인적이지만 개방된 공간을 기반으로 놀이문화를 향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도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OTT 등을 통한 영상 시청 수요가 급증하는 것과 맞물려 ‘보는 게임’ 역시 더욱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언택트 시대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놀이문화 역시 이를 따라가지 않겠냐는 예측이다.

특히 게임업체들도 이 같은 ‘보는 게임’ 트렌드에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보다 다양한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청자가 방송 도중 바로 게임 플레이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더욱 고도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새로운 방식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역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인플루언서 중심의 MMORPG가 구현되거나 가상현실(VR) 환경의 대중화로 시청 경험이 달라지는 것도 가능성 중 하나다. 또 급격한 기술 발전과 맞물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시대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터넷 방송의 발전과 같은 맥락으로, e스포츠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그 위상을 더해갈 전망이다. 또 전통 스포츠가 전 세계적 인류를 아우르는 빅이벤트를 개최하며 발전해왔듯이 e스포츠 역시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는 추세다. e스포츠 올림픽이 열리면서 전 세계적 공감대를 만드는 시대가 올지도 모를 일이다.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에 따라 재택경제의 수요가 계속되면서 게임은 생활과 더욱 밀접하게 접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홈트레이닝 등 집에서의 다양한 활동이 늘어나는 가운데 게임은 이들과 경쟁 아닌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취미 틈틈이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이 발전해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AI 기반의 음성인식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모습이 단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미래 시대의 게임은 기술의 발전을 체감하는 눈부신 모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간단한 형태로 즐기게 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플랫폼이나 세대를 초월하며 공감을 살 수 있는 원천을 확보하는 게 우리 업체들의 미래가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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