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의 판호가 무려 4년만에 나왔다. 지난 2017년 사드 갈등 이후 중국 수출길이 막혔던 한국 게임이 비로소  중국 현지에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이번에 중국 당국으로부터  판호를 받은 작품은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다. 

중국 당국은 그간 '한국 게임에 대한 정책적인 판호발급 중단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경쟁국 게임들에 대해서는 판호를 내 주면서 유독 한국 게임 판호에 대해서는 아주 보기싫을 만큼 미적거렸다. 무려 48개월간 그리해 왔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정책 변화에 대해 여러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계기로 한국게임에 대한 문호가 완전히 열리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 같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방한하면서 이같은 예상은 정치권 안팎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돼 오기도 했다. 미국 대선 및 트럼프 정권 이양 등 시기적으로 예민한 시점에서 이뤄진 그의 방한인데다, 이번 방한에서는 양국의 외교 현안을 논의하기 보다는 문화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양국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중국의 판호 허용 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서머너즈' 판호 허용 이후의 일이다. 중국이 한국게임에 대해 계속 판호를 내 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에 대해 중국당국이 또다시 4년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예컨대 코로나 19로 인해 방한이 늦어지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서라도  문화 채널에 대한 빗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양국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란 것이다.

이에 반해 과거처럼 그렇게 쉽게 문을 완전히 열어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책의 향배를 쥐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 게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시선을 나타내고  있는데다 한국 게임을 틀어막고 있다보니 의외의 반향을 일으켜 외교적 실리도 솔찮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를테면 자신들의 한국 게임에 대한 '만만디 전략'이 여러모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아주 문을 가둬 잠그는 회귀 정책은 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진핑의 보호 무역주의 철폐를 주장하는 목소리와도 거리가 있고, 한국게임에 대해서만 유독 판호를 내주지 않는 것도 대외적인 명분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에 4년만에 첫 물꼬가 트였다는 점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시작이 반이라고 했는데, 시작의 문이 열렸으니 반은 열어 제친 셈이다.    

모바일 게임 플렛폼으로 변화하기 이전엔 한국 온라인 게임이 중국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그렇게 녹록치가 못하다. 중국 게임들이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을 유린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중 게임 문화 수출에서 중국으로의 역조까지는 아니지만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다. 뒤집어보면 중국당국이 한국게임을 가둘 이유가 없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한국 게임에 대한 중국 당국의 판호발급은 전략적인 측면이 매우 강하다 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가뭄속에 단비이자 사필귀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게임들이 판호발급 지연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한국게임에 대한 중국의 판호발급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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