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통해 국제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창설된 '월드사이버게임(WCG)' 그랜드 파이널 대회가 최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크로스파이어' '피파 온라인4' '왕자영요' 등 4개 종목으로 치러졌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총 68명의 선수가 참가, 30만 달러(한화 약 3억 3500만 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을 벌인 이번 대회의 우승은 중국에 돌아갔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비록 규모는 크게 축소됐지만 온택트 형식으로 '디오라마 스튜디오' 등 새로운 운영 방식 도입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WCG는 지난 2000년 출범해 벌써 20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당초 삼성그룹에서 e스포츠를 통해 세계 청소년들의 교류와 차세대 스포츠로서 위상을 정립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후 한때는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규모를 크게 늘려 나가기도 했지만 여러 한계에 직면하면서 결국 2013년을 끝으로 대회가 중단됐다.

대회가 다시 열리기 시작한 것은 스마일게이트가 WCG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부터다. 만 6년 만에  중국에서 대회가 다시 열린 지난 해에는 34개국 506명의 선수가 대회에 참가, 국제 대회로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다시한번 엿보게 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중국과 우리나라 선수들만 참가하는 반쪽 대회가 됐다.

그러나 여러 과제들만 잘 풀어내면 WCG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대회로서 당당히 그 면모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e스포츠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 환경에 치우쳐 있는 부문을 개선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에서 대회가 치러졌다는 점은 주관사의 입김으로 다소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온택트 대회로 치러지면서 불가피했다는 측면을  감안하더라도 유럽과 북미 선수들의 잇따른 불참은 대회 위상 제고에 뼈아픈 걸림돌이 됐다.
 
종목 다양화의 노력을 더이상 미뤄선 안된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예컨대 현재의 종목으로는 국제 대회로 치르기엔 다소 부족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이 부문에 대한 고민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게 e스포츠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주관사인 스마일게이트가 국제 대회의 규모를 고려해 투자를 더 확대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적지않다.

이에대해 e스포츠계의 한 관계자는 " 대회 개최를 위해 편성한 예산이 국제대회 규모로서는 아주 생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책정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회 성격과 규모에 맞는 예산편성이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즉,  대회를 호화롭게 치르자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대회인 만큼  궁색하게 치러져선 곤란하지 않겠냐는 지적이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WCG가 세계 e스포츠를 도모하고 명실공한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길은 주관사인 스마일게이트의 지속적인 투자와 팬들의 높은 관심도 뿐이다. 또 그럴 가능성도 엿보았다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열린 WCG 중국 대회는 나름, 절반의 성공을 거둔 미완의 대회로 기록되지 않겠나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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