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서울시장 선거에 김 사장을 후보로 내세우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고조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같은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해 '관심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그 여진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채  그의 시장 후보론이 회자되고 있다.

 게임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군 게임인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그간 여러차례 있어 왔다. 특히 선거철이 되거나 정권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영입 1순위로 거론됐고 또 정치권에 몸을 담는 사례도 있었다. 

정치권에서 이처럼 게임업체 CEO들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고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게임이 미래 4차산업의 대표적인 업종인데다 젊은이들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읽을 수 있는 안목이 빼어나다고 판단하는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놓칠 수 없는 매력은 자수성가한 인물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유명 게임인들의 대부분이 금수저 출신이라기 보다는 흑수저 출신에 가깝다는 것이다.

게임인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관심을 갖는 정치권의 동향과 흐름에 대해 나쁘다 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좋다고도 말 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 게임인들에 대한 높아진 몸값은 분명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선거철 또는 필요 시기에만  접점이 이뤄지는,  일회성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김 병관 전 의원(웹젠 이사회 의장)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공천을 받고 판교에서 출마해 예상외로 선전하며 승리했다. 다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판교에서 승리를 이끈 그에 대해 당에선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인물을 발탁했다며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의외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대해 선거 분석가들은 김 의원의 재선 실패 원인으로 그의 역량을 당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정치 신인인 그를 참신한 정책 개발 등에 투입하거나 활용했어야 했는데, 오로지 선수만 따지며 제대로 된 역할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영입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 것이다. 

정치권의 생리를 정확히 들여다 보지는 못하지만, 승자 독식으로 이뤄지는 정치권의 비정함은 우리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그 쪽 정서다. 대충보면 기업 생리와도 비슷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게 바로 그 부문이다.  더군다나 선거철에만 쓰이는 일회성이라면 누구도 반기지 않을 게 분명하다. 

김 택진 사장이 정치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권모술수를 넘나들어야 하는 정치권의 풍토 역시 기업인으로서  감당키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다. 

정치권에서 정말 게임계 인사를 영입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먼저 이러한 토양부터 바꿔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건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김 사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하려는 정치권의 시도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성급한 움직임이 아니었을까. 그 것은 되는 일이 아니었다. 김 택진 사장을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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