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동영상·음악도 30% 수수료 …"개발자들 수익 악화 우려"

구글이 앱 마켓 구글 플레이에서 모든 앱에 대해 인앱결제를 이용하도록 하는 ‘결제 정책 명확화’를 발표했다. 기존 서비스 중인 앱은 내년 9월 30일까지 결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하고 새로 등록되는 앱의 경우 내년 1월 20일부터 인앱결제를 탑재해야 한다. 

퍼니마 코치카 구글플레이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29일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해 향후 1년 간 1150억원 규모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트(K-reate)’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앞서 게임에만 인앱결제를 의무화해왔으나 이를 웹툰, 동영상, 음악 등의 앱에도 확대키로 했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업체들의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 재화를 판매하는 모든 개발자들이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글로벌 정책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결제 정책은 쇼핑‧이커머스, 음식 배달, 차량호출 등 물리적인 재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 퍼니마 총괄은 ‘마켓 컬리’ ‘쿠팡’ ‘카카오T’ 등을 예시로 들었다.

또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결제 수단과는 다른 의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비롯,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에 대해서는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

퍼니마 총괄은 개발자 중 3% 미만이 디지털 재화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중 98%가 이미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을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한국의 개발자 대부분은 이번 ‘결제 정책 명확화’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 같은 구글 플레이 인앱 결제 의무화 확대는 개발자들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것과 더불어 성장 가능성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체들이 무료 서비스를 통해 초기에 유저들의 관심을 모아 규모를 키운 뒤, 유료화 및 수익모델을 도입하며 성장할 수 있는데, 인앱결제 의무화는 이 같은 가능성을 배제하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은 이 같은 여론에 대해 회유책을 내놓았다. 향후 1년 간 1150억원 규모의 ‘크리에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유저와 개발자들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웹툰, 웹소설, 음원 스트리밍 등에 대한 할인 및 포인트 적립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개발자들에 대한 재정 지원, 글로벌 진출 및 마케팅 컨설팅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앱결제 의무화 확대로 업체들이 구글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반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체들이 구글의 수수료를 판매 가격에 반영함에 따라 소비자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퍼니마 총괄은 이 같은 수수료에 대해 “190개국 20억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결제 및 보안 시스템, 개발자 분석 도구를 제공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개발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장의 수익분배 수수료가 과도하게 여겨져왔다는 지적이다.  또 이번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를 두고 이미 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 본사 및 구글코리아에 대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스타트업 단체 및 시민단체들도 정부 부처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구글이 1년여의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향후 논란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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