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로게이머’ 직업 안정성이 중요 … 공정한 계약 필수

국내 e스포츠 리그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가 2021년부터 프랜차이즈가 도입된다. 리그오브레전드(LoL)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이다. 이 게임으로 이뤄지는 국내 리그 LCK 역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e스포츠 리그다. LCK의 프렌차이즈 도입은 향후 국내 e스포츠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프랜차이즈가 도입된 스포츠는 본래 각자의 연고지를 가진 구단들로 이뤄진 리그를 뜻한다. 다만 e스포츠에선 일반적으로 승강제가 없는 리그를 말한다. LCK는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서 프렌차이즈 도입 발표 후 ‘2020 LCK 서머 승강전’을 마지막으로 승강전이 폐지된 상황이다.

LCK에 프렌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모든 구단은 2군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1군 최저 연봉은 6000만 원 정도가 될 예정이다.

도입 발표 후 가입비가 100억 원 이상이라고 알려져 투자할 기업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25개 팀이 의향서를 제출했다. 현재 라이엇은 우선 협상 대상 10개 기업과 예비 협상 대상 5개 기업을 선정했다고 밝힌 상태다.

알려진 우선 협상 대상 기업은 브리온e스포츠, 샌드박스게이밍, 아프리카프릭스, 에이디이스포츠, 케이티스포츠, 팀다이나믹스, 한화생명보험, DRX, 젠지e스포츠, SK텔레콤 CS T1이다. 이 중 브리온e스포츠를 제외하면 모두 LCK 구단을 운영 중인 기업이다. 브리온의 경우 2부 리그에 해당하는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활동하는 팀을 운영 중이다.

예비 협상 대상 기업인에이피이스포츠, 빅픽쳐게이밍, 세마이스포츠, 소노호텔앤리조트, 옵티멈존이스포츠도 LCK 내 팀이나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구단을 운영 중이다.

프렌차이즈 도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구단 발표는 10월 중순 발표될 예정이다.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 선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 선수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한 ‘프로게이머’

현재 LCK 1군 최저 연봉은 2000만 원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입은 그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렌차이즈가 도입될 경우 최저 연봉은 6000만 원까지 오른다. 또 재무 안정성이 높은 기업들이 들어오는 만큼 선수 환경과 직업 안정성이 높아진다.

과거 스타크래프트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e스포츠는 열악한 환경과 극단적으로 나뉘는 수입 구조 등으로 많은 선수가 생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은 방에서 쉬지 않고 연습하거나 우승했음에도 상금 대다수가 구단 또는 후원사에서 가져가는 등의 팬들에게 잘 알려진 사례들이 다수 있다.

이러한 악조건이 프렌차이즈 이후 크게 개선된다는 것은 선수와 팬들에게 모두 좋은 소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그라는 점은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LCK는 세계적으로도 인기 있는 리그로 시청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한다. 또 e스포츠 특성상 구단 운영이 타 스포츠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하다. 한화생명, SK텔레콤 등 대기업이 지속적인 투자를 하는 이유다.

다만 여전히 타 리그에 비해 열약한 LCK 리그 환경과 이로 인한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점, 승강제 폐지 후 경쟁의식 감소로 인한 리그의 전반적인 질적 저하 우려 등이 존재한다. 현재도 이뤄지고 있는 인재 유출을 막지 못한다면 LCK는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부 역할을 할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리핀 사태' 당시 국민청원답변을 실시한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
'그리핀 사태' 당시 국민청원답변을 실시한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

#공정한 계약은 필수 조건 

리그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바로 공정한 계약이다. 특히 LCK는 최근 ‘그리핀 사태’라는 미성년자 불공정 계약 사건이 발생한 리그다. 계약 당시 미성년자였던 카나비(서진혁) 선수가 중국 팀에 불공정 계약으로 넘어갔던 것이다. 

이 사건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지면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직접 하기도 했다. 결국 카나비 선수의 계약이 해지되고 다시 정상적인 계약을 통해 중국 팀에 입단하면서 해결됐다. 

이후 ‘e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 등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나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LCK를 넘어 e스포츠 판이 커져야

국내 e스포츠가 LCK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넥슨의 온라인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리그,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 리그 등 크고 작은 다양한 e스포츠가 존재한다. 

해당 리그들은 여전히 게임 업체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e스포츠 판이 커져야 다양한 e스포츠 장르에서 새로운 선수의 등장이 발생한다. e스포츠 판이 커지기 위해선 다양한 기업 투자가 필요하다. 

만약 LCK 프렌차이즈 도입 후 LCK 구단 기업들이 이익을 얻는다면 다른 e스포츠 장르에 대한 투자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LCK 프렌차이즈 도입이 국내 e스포츠 판 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신태웅 기자 tw333@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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