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그저 자신들의 게임만 가지고 몸부림…끝내는 아무것도 남긴게 없다

모바일 게임 ‘아이러브커피’는 가상의 카페를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유저가 직접 가상의 카페를 개설해 커피와 브런치 등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게임이 유저들에게 무슨 재미를 안겨줄까 싶겠지만 ‘아이러브커피’는 예상을 뒤엎고 빅히트를 기록했다. 글로벌 유저를 포함하면 1천만을 넘어선다.

카카오가 SNS 바람을 일으키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무렵, 부가가치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만든 게임 카테고리가 결정적인 게 됐다. 당시 카카오는 초창기 엄청난 반향에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제대로된 수익 모델을 선보이지 못해 수입보다 지출이 훨씬 많았다. 고육지책으로 만들어낸 것이 게임 카테고리였다. 이 것이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전신이자 모태가 됐다.

대중 속 커피 열풍도 한 몫을 했다. 커피의 맛과 향에 취한 젊은 층이 두터워지면서 도시 이곳 저곳 커피점 또는 프렌차이즈 커피숍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두집 건너 한 곳은 커피숍일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젊은이에게 커피숍 소유와 경영은 그들의 꿈이자 소망이 됐다.

‘아이러브커피’는 그같은 시류의 흐름에 맞아 떨어진 게임이었다. 또 굳이 언급하자면 게임 주변에 배치한 커피숍 디스플레이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팬들에게 어필했다.

화제작 ‘아이러브커피’는 그렇게 탄생했다. 또 이 게임을 개발한 신생기업 파티스튜디오는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랐다. 게임계에선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이 대형이란 개발자는 연일 대서특필됐다.

그러나 엄청난 팬심의 무게를 극복하지 못한 것일까. 파티스튜디오란 이름을 던져 버리고 파티게임즈란 이름으로 사명을 바꿔 단 이후부터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다각도로 추진한 중국시장 진출도 변변히 이뤄 내지 못했고,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작품들 마다 흥행시장에서 참패했다.

결과론이지만 파티게임즈의 사명 변경은 팬심의 무게를 극복하기 위함보다는 하는 일 마다 이어지지 않고, 큰 고비를 맞는 듯 하니까 이를 타개하기 위해 그같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닌가 싶다.

그 이후 이 대형 대표는 두문불출하게 된다. 시간이 좀 지나자, 대표 자리도 내려놓고 CPO(최고제품 책임자)로서 소임을 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오로지 게임 퀄리티에만 힘을 쏟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같은 입장 표명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이 대표가 CPO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시간이 얼마 되지도 않은 때에 자신의 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때만 해도 업계에선 그에 대한 동정론이 없지 않았다. 하는 일마다 어긋나면서 꿈을 제대로 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티게임즈를 인수한 기업이 게임계와는 거리가 있고, 기업 인수 합병을 통해 한건 해 보려는 재벌 기업의 총수 아들이 끼어 있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이 대형 대표에 대한 평가와 반응은 급반전했다. 과거, 먹튀 논란으로 게임계에서는 기피 인물로 꼽혀온 A사의 대표 K씨 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며 이 대형 대표를 싸잡아 깎아내렸다.

그 같은 평판이 나돈 이후 파티게임즈는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애니팡’으로 한 때를 풍미한 이 정웅 전 선데이토즈 대표와 ‘쿠키’시리즈로 자신의 이름을 알린 이 지훈, 김 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와 함께 스마트폰 시대의 모바일 게임의 장을 연출한 3대 인물로 평가받아온 이 대형 대표가 그렇게 몰락하고 말았다. 지금 현장에 남아있는 사람은 오롯이 이 지훈, 김 종흔대표 뿐이다.

돌이켜보면 그의 시장 퇴출은 사필귀정이 아니었나 싶다. 그에게 산업인으로서의 무장을 주문하는 채찍보다는 오로지 스포트 라이트에 취해 중심을 못잡고 있는 그에게 당근만을 던져 주었기 때문이다.

그가 화려한 조명에 취해 몸부림칠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0대 초였다. 사회경험이란 것도 국내 게임업체에서 잠시 근무한 것과 EA에서 마케팅 부서에서 있었던 게 전부일 정도였다. 그런 그가 파티스튜디오를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EA에서 근무할 당시 모 게임업체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종잣돈이 됐다. 한마디로 어느 날 눈을 떠 보니까 시인이 돼 있었던 것이다.

굳이 여기서 이 대형 대표의 이름을 또다시 불러 낸 것은 그의 분신과 같은 파티게임즈가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코스닥 퇴출이 결정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적어도 기업인으로서 자질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는 코스닥위원회가 상장심사 과정을 통해 걸러줌으로써 선의의 투자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다.

이같은 퇴출사건이 빚어지면 투자자는 물론 산업계에도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게임계는 그렇잖아도 색안경의 대상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일이 자주 빚어지면 산업이 제대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직 자신들의 게임만 붙잡고, 산업은 어찌 굴러가든지 자신의 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제 2의 파티게임즈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계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산업에는 무관심하고 그저 자신의 게임에만 매달려 사족을 못쓰는 이들은 그럴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 이들을 철저히 걸러 산업계에 발을 못붙이도록  해야 한다.

파티게임즈 사례를 통해 게임계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모인 뉴스 1 에디터 /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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