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카카오게임즈 주식청약 무서운 돌풍…강력한 규제책 발동되면 물거품

최근 주식시장에서 게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 보다 커지고 있다. 그 화제의 중심에는 카카오게임즈라는 기업이 있다. 

10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살시한 카카오게임즈의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무려 1500대 1에 달한 것이다. 청약 증거금 규모도 59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는 지난 6월 SK바이오팜의 최대 증거금 기록(30조 9899억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경쟁률이 1500대 1을 넘어선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1억원을 넣어도 5주밖에 받지 못하게 됐다.

또 다른 기업은 넷마블이다. 이 회사는 연초만 해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6조 9468억원(주당 19만 7500원 기준)을 기록했다.

물론 두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요인은 똑같지 않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몸값을 높이고 있는 모회사인 카카오의 후광과 함께 탄탄한 퍼블리싱 라인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반면 넷마블은 BTS를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의 지분을 상당부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주식평가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니고 있는 역량에 비해 저평가돼 왔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듯 하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관심을 지켜보며 많은 게임인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게임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다른 업종들이 모두 고전을 몇지 못하고 있을 때 유독 게임산업은 성장세를 유지하며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게임에 관심이 없던 일반 투자자들도 너도나도 게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서 실질적인 위상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넷마블 시가총액은 최근 16조 9000억원대로,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 시총은 17조 8000억원대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는 코스피 상장 업체 중 엔씨소프트가 15위, 넷마블이 17위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포스코, KB금융, SK, LG보다 높은 순위다. 이름만 들어도 국민 누구나 알고 있는 쟁쟁한 대기업들을 제치고 그 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산업에 대한 경제적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눈부신 성과를 지켜보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을 감출 수 없다. 지금 게임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며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이러한 관심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염려스러운 것이다.

게임에 대한 정부와 국민 대다수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게임은 여전히 청소년들을 망치는 유해한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다. 또 도박과 폭력성을 조장하는 원흉이라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이런 상태라면 분위기가 바뀌는 순간 게임산업에 대한 마녀사냥이 다시 시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게 되면 게임산업의 미래는 갑자기 먹구름 속에 가려질 것이고, 투자자들은 발길을 돌리고, 주가는 곤두박질 칠 것이다.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기억한다면 이러한 우려가 괜한 걱정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으로 등장한 강력한 정부의 규제로 인해 아케이드게임산업은 완전히 뿌리가 뽑혔고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등 타 플랫폼의 게임들까지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물론 이러한 염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면 좋겠다. 다시는 '바다이야기 사태'와 같은 불행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제 게임을 경제적인 가치로만 따지지 말고 우리 생활 속에 뿌리내린 놀이문화로 바라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은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평범한 성인들도 게임을 친숙하게 여기며 즐기고 있다. 영화나 음악과 같이 대중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언택트산업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이야 말로 더 키우고 다듬어 나가야 할 귀중한 자산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유망산업다.

또다시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게임산업의 미래를 무참히 짓밟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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