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바람의나라: 연’ 모바일 판세 흔들어 … "그간 수업료 낼만큼 냈다" 반전

'바람의나라: 연'
'바람의나라: 연'

넥슨(대표 이정헌)이 올해 선보인 신작들이 잇따라 흥행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 국내와 해외 시장 각각에서의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피파 모바일’에 이어 ‘바람의나라: 연’을 잇따라 흥행시키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입지를 대폭 확대하게 됐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의 론칭을 앞둔 ‘던파 모바일’에 대한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모바일게임 신작들이 흥행질주에 나서는 것과 맞물려 기존 온라인게임의 라이브 서비스가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통해 올해 깜짝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넥슨은 올해 자사 장점을 더욱 강화해 타업체들과의 큰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이어온 온라인게임 라이브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초격차’를 만드는 한편, 앞으로의 10년을 이끌어 갈 신작을 선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지난해는 넥슨에게 있어서 격변의 시기였다. 매각 추진으로 화제의 중심이 됐으며 이후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 영입을 비롯, 인적 쇄신 및 사업 재편 등 분주한 모습을 보여왔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변화가 역량 강화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전까지와 달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잇따른 흥행 사례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그간 넥슨의 모바일게임 사업은 타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V4’가 치열한 MMORPG 경쟁 대열을 뚫고 상위권에 안착하는데 성공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카트라이더'로 흥행 시동

본격적으로 넥슨의 모바일게임 사업 흥행에 시동을 건 작품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다. 이 작품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서비스 두 달여 만에 누적 이용자 수 1500만 명을 달성했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톱10위를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작 ‘카트라이더’는 서비스 16주년을 맞이하는 장수 게임이다. 이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원작에 생소한 어린이·청소년 유저층까지 불러모으면서 인기를 끌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MMORPG가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레이싱 장르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실력 기반의 승부 요소 및 3분여의 짧은 시간에 경주가 끝나는 빠른 호흡 등이 10대까지 사로잡게 됐다는 평이다.

이 회사는 최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두 번째 시즌 ‘도검’을 오픈해 게임 내 분위기를 단장했다. ‘청월검’ ‘저스티스’ 등 각양각색의 카트와 새로운 재미의 게임모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카러플 스타컵’을 시작으로 ‘모여라 카러플 패밀리’ ‘카러플 학교대항전’ 등 유저 참여형 대회와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친구, 가족과 함께 모여서 레이싱하는 즐거움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이어 출시한 ‘피파 모바일’까지 흥행대열에 합류하면서 넥슨의 모바일게임 시장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피파 모바일'
'피파 모바일'

‘피파 모바일’은 피파 공식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36개 리그, 650개 이상의 클럽, 1만 7000명 이상의 실제 선수가 등장하는 축구 게임이다. 자신만의 팀을 구성해 언제 어디서든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스포츠 게임은 비교적 경쟁 상대가 많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축구 게임으로 한정하면 더 상대를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스포츠 게임의 매출 순위 상위권 진입 사례 역시 드문 편이었다. 야구 게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같은 계열이라 할 수 있는 ‘피파온라인4M’이 유일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이 스포츠 게임을 상위권에 안착시킨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레이싱에 이어 스포츠까지 非RPG의 흥행 2연타를 성공시켰다는 점에도 주목을 받게 됐다.

앞서 수년 간 이어진 모바일게임 시장 흐름을 비춰보면, 레이싱이나 스포츠 장르의 게임이 RPG의 매출 규모를 따라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에따라 넥슨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또 한편으론 이전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 역시 고조됐다는 것.

‘바람의나라: 연’은 이 같은 짐작들을 확신으로 바꾸는 작품이 됐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를 기록, ‘리니지2M’을 추월하는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선택과 집중이 초격차 견인

'바람의나라: 연'은 24년 간 서비스 중인 넥슨의 첫 IP ‘바람의나라’를 활용한 MMORPG다. 원작의 2D 그래픽 감성을 모바일로 재현했으며 맵, 사냥터, 몬스터, NPC 등을 그대로 구현했다. 또 모바일에 최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및 커뮤니티 시스템을 비롯, 모바일만의 레이드 콘텐츠 등을 선보여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평이다.

이를 통해 출시 직후 문전성시로 일찌감치 흥행 조짐을 보였다. 오픈 당시 3개였던 서버를 7개까지 추가해 동시 접속자 수를 늘리며 몰려드는 이용자들을 소화해냈다. 이후 출시 일주일만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2위에 오르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앞서 ‘리니지M’이 2년 반 넘게 선두를 지켜왔다. 또 지난해 등장한 ‘리니지2M’을 통해 1위 자리를 물려받는 양상이 나타났다. 그 뒤로 ‘리니지’ 형제가 1,2위를 장기간 유지해왔다는 것.

때문에 이번 ‘바람의나라: 연’의 2위는 모처럼 ‘리니지’ 쌍끌이에 변화를 가져온 이례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재편 행보를 언제까지 이어갈지도 관심거리다.

넥슨은 그동안 강조해 온 ‘선택과 집중’ 전략이 올초 이정헌 대표가 내세운 ‘초격차’를 견인하며 모바일 시장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조직개편 이후 자체 내부평가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더욱 힘을 실었고, 그 결과 최근 출시된 작품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넥슨은 이제 이 같은 성공 전략을 해외로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초대형 신작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서다.

원작 ‘던전앤파이터’는 매년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며 넥슨의 실적을 견인하는 작품이다. 이 같은 원작의 강점을 살리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더한 ‘던파 모바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던파 모바일’의 현지 서비스는 PC온라인게임 원작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텐센트가 맡는다. 앞서 현지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와 대규모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사전등록은 6000만명에 육박하는 유저가 참여해 올해 최대 기대작임을 입증했다는 평이다.

‘던파 모바일’ 외에도 넥슨의 향후 모바일게임 라인업은 든든하다는 평이다. ‘테일즈위버M’과 ‘마비노기 모바일’ 등을 통해 15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IP가 모바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서다.

'바람의나라'
'바람의나라'

#라이브 서비스도 재조명
이 같이 넥슨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만큼 자연스레 기존 온라인게임의 라이브 서비스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IP가 각광을 받으면서 원작이 재조명 가능성도 높다는 평이다.

넥슨 역시 이 같은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원작 ‘바람의나라’에 구버전 그래픽 업데이트 ‘빽투더바람’을 선보이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는 중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와이드 해상도를 포함해 신버전 2개, 구버전 그래픽 모드 2개 등 4개 해상도 모드를 제공한다. 특히 구버전 그래픽 모드에서는 배경, NPC, 몬스터 등 그래픽 디자인이 구버전 모드로 표시돼 유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초상비령서’ ‘십억경자동교환비서’ ‘경험치 변환비서’ ‘축지령서’ 등 주요 기능성 캐시 아이템을 무료화했다. 업데이트와 맞물려 새 서버 ‘진’을 오픈하고 1+1 레벨업을 비롯, 육성 혜택을 제공하면서 새로 유입된 유저가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던전앤파이터’ 역시 올해 15주년을 맞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1인 공격대로 싱글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시로코 레이드 가이드 모드’를 오픈하고 정예 대원을 최대 3명 출전시켜 함께 플레이가 가능한 싱글 콘텐츠 ‘시로코 레이드 스쿼드 모드’도 업데이트 했다.

‘카트라이더’는 e스포츠를 통해 라이브 서비스의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9번째 정규 e스포츠 대회 ‘2020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의 첫 본선 경기가 22일 열리며 이후 11월 7일 결승전까지 12주간의 일정을 이어가기 때문에서다.

또 이번 시즌부터 CJ ENM 게임채널 OGN과 협업하게 되는 등 변화가 이뤄지기도 한다. 특히 본선 팀전 진행방식을 기존 8강, 4강 전체 풀리그에서 8강 풀리그 이후 포스트시즌으로 변경하고 이에 따른 와일드카드전, 준플레이오프 등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카트라이더'
'카트라이더'

올해는 넥슨과 원더홀딩스가 합심해 게임 개발 역량을 극대화시킬 합작법인 두 곳을 설립키로 했다고 밝히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와 박훈 ‘카트라이더’ 개발조직 선임 디렉터가 각각의 합작법인 초대 대표로 내정됐으며, ‘던전앤파이터’를 탄생시킨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전체 프로젝트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기로 했다.

신설 법인들은 넥슨에서 개발 중인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 개발실과 ‘카트라이더 판권(IP) 개발 조직’이 합류하게 된다. 독립적인 환경에서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공적인 론칭을 목표로 개발에 전념할 계획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기존 ‘카트라이더’의 IP를 활용한 신작으로, PC와 콘솔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글로벌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다.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 기술이 탑재됐으며 두 차례 비공개 테스트를 갖고 완성도를 점검하기도 했다.

넥슨이 PC와 콘솔 간 경계를 허무는 도전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 같은 프로젝트를 확대해나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고려한 콘솔 플랫폼 공략을 모색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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