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 오로지 결실맺은 나무에만 '올인'…내일을 준비하지 않음 그 조차도 시들텐데

변변치 못하면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소비자의 눈이 마치 매서운 독수리의 그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아류 제품을 내놓았다간 말 그대로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시공까지 염두에 두고 작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이 더 첨예하고 치열하다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더 빠르고 더 새롭고, 더 변변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시장에 새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온라인 게임에서 활약해 온 ‘올드보이’들에게 해 보지도 못한 채 패퇴하고 있다. ‘올드보이’들에 대한 추억 또는 향수 때문인지, 아니면 그 ‘올드보이’ 들이 취하고 있는 MMORPG란 한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게임 장르 탓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이른바 시장에서 신생작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모바일 게임들이 거의 맥을 못추고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런 때문인지 ‘애니팡’ ‘다함께 차차차’ ‘쿠키런’ ‘드래곤 플라이트’ 등 이른바 스마트 폰 시대 모바일게임 1세대들이 내놓은 히트 게임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들 작품에 대해서도 당시엔 MMORPG를 구현할 수 없는 하드웨어(휴대폰)덕을 본 것이라며 MMORPG 애찬론을 펼치며 평가 절하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출시되는 작품들을 보면 새 장르에 의한  작품들이 그리 많지 않은 건 확실한 것 같다.

아주 당돌한 개발자가 없는 것인가. 아니면 시장 기능이 과거와 달리 크게 떨어진 때문인가.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이 것이 맞물려 돌아가야 맞다.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수레가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럭비공 같은 스타일의 개발자라도 있는 편이 낫다. 가끔 이들에 의해 화제작들이 양산되고 만들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대세는 ‘모빌리티’와  ‘비대면’이다. 이 두 단어는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마치 초록은 동색처럼 같은 뜻의 ‘키워드’처럼 움직인다. 스티브 잡스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스마트폰의 기능이 단지 ‘모빌리티’의 일부에 그쳤다면 밀레니엄 새 세상을 그처럼 바꿔놓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재미있게도 이용자들이 ‘앱’이란 걸 폰에서 가지고 놀 수 있도록 기능을 단단히 챙겨 놓았다. 애플에서 앱이란 게 없었다면 애플 폰은 휴대폰의 혁신 제품 정도에 그쳤을 뿐, 천지개벽을 이끈 제품으로는 자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애플스토어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비대면’의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애플스토어는 그리고 세계 디지털 유통 시장을 단숨에 뒤집어 놓았다. 애플스토어를 통하지 않고서는 ‘비대면’사업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드러냈다. 그러나 애플의 그 위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발주자인 구글플레이가 등장하면서 애플의 영향력을 따라 붙기 시작했고, 끝내는 시장판을 구글판으로 바꿔버렸다. 애플이 변변치 못하게 돼 버린 것이다. 오로지 수성에만 힘을 썼고, 보수적인 색채의 정책은 예전 그대로였다. 당연히 시장점유율은 급전직하로 떨어졌다. PC시장에서의 선점을 지키지 못한채  IBM에 그 자리를 내 준 것과 같이 이번엔 구글에 의해 수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크게 변하지 않으면 구글에 해 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은 그래서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온라인게임 중심의 게임 플렛폼이 모바일 게임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얼굴의 기업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은 틀리지 않았다.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지금 허리역할을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그 때 활약한 전사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얼굴들 이후, 뉴 페이스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되레 예전 온라인게임 시장 판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더 고착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모바일게임시장 트렌드가 과거 온라인 게임에 대한  짙은 향수나  특정 장르 선호 때문이란  분석은 너무 단순 비교한 결과치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호전적이고도 저돌적인 영웅은 과연 없는 것인가. 넷마블의 방준혁 이사회 의장은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기가 무섭게 잘 나가던 온라인게임 사업을 접고 오로지 모바일게임 사업에만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측근들은 깜짝 놀라 연착륙을 시도해야 한다며 그를 말리다시피  했다 한다. 하지만 방 의장은 자신의 뜻대로 밀고 나갔다. 그는 그러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저 그렇고 그런 게임은 만들지 않겠다고.

한때, 세계 게임 테스트베드 역을 자임하며 성장해 온 대한민국 게임시장이 모바일 게임판으로 전환되면서 이름값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특히 모바일게임이란 플렛폼으로 옷을 갈아입은 이후, 그 명성은 더욱 퇴색되고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다. 게임들이 하나같이 그 밥의 그 나물이란 것이다.

게임 소비자의 니즈를 바꿀 수없다면 시대적 영웅이라도 만들어서 해 봐야 하지 않겠나. 스타가 없는 곳은 미래와 꿈이 없는 나무와 같다. 안타깝지만 지금 모바일게임시장이 그 모양이다.

더 늦기전에 꿈나무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제대로 굴러간다. 그런데 지금은 한쪽으로 매우 심하게 기울어진 수레라 할 수 있다. 변변치 못하니까 새 물이 유입되지 않은 채  고여 있는 것이다.

시대는 지금 비대면의 게임장르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정작, 게임계는 열매 잘 맺는 나무에만 매달려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내일을 준비하지 않으면 그 나무조차 변변치 못해질 수 있다.

[모인 뉴스 1에디터/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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