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의 게임의 법칙]단편적인 시선으로만 게임실적 평가…업계의 품격 믿어줘야

코로나 19 팬데믹은 과연 언제쯤이면 종식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년 상반기쯤 돼야 겨우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께에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중국을 중심으로 변종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는 데다 치료제 및 백신개발 작업이 예상외로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은 과거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던 시절로 되 돌아가는 일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코로나 19 사태로 말미암아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을 침으로써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시장 경제는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대처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때문인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해 전년대비 –2.1%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올 세계 경제 성장률 –4.9% 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일 뿐 아니라 미국(-8%) 유럽(-10.2)에 비해서도 월등히 개선된 예상치다.

문재인 정부의 극약처방과 같은 경제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비대면(언택트)산업이 예상외로 빠르게 궤도 진입하는 등 급성장한 덕이다. 정부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3차 올 추경 예산을 편성, 중견, 중소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인데, 상당 자금이 4차 산업과 비대면 시장과 연관된 분야가 그 대상이 되고 있다.

비대면 시장이 성장하면서 새롭게 재 평가받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게임산업이다. 변방으로 취급돼 눈여겨 보지 않아온 게임산업이 비대면 효과로 쾌속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올 게임시장은 예상보다 더 큰 성장세를 거둘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고 있지만, 상당수 게임업체들이 비대면 시장 확대로 인한 수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선 게임시장 호황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치솟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언급하기도 한다. 증권가에선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핫한 코스피 주식으로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꼽아왔는데, 코로나 19 사태가 빚어진 이후에도 이같은 귀한 신분(?)을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확실히 단정하긴 이르지만, 예상대로 올해 주당 1백만원 돌파는 문제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주 시총가 20조원을 돌파했다. 게임업체로는 넥슨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긴 하지만, 국내 상장주 만을 놓고 보면 엔씨소프트가 처음이다. 특히 코스피 주 가운데 랭킹 10위권에 곧 진입할 것으로 보여 게임계에 대한 위상 또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로 이같은 기업 몸값을 올린다는 건 예전의 잣대로 비춰보면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대중적인 증권 시장이며, 그러면서 가장 보수적인 성향의 코스피에서 엔씨소프트가 수많은 경쟁사를 제쳐두고 스타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를 두고 단편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겠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엔씨소프트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모바일 게임에 아이템을 마구 심어 판매하는 등 사행을 일삼았다는 것인데, 이는 아주 편협적이고 현상적인 것만 놓고 하는 지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사람에겐 인격이 있듯, 기업에는 품격이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업 품격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기업윤리를 제정하고 사회재단을 만들어 활동하는 것 등이 다 여기에 속한다.

조선의 거상 임 상옥은 기업 활동의 긍극적인 목적은 이익을 내는 것이라고 하면서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하지만 임 상옥은 이쯤에서 그치지 않는다. 임 상옥은 기업이 그 무게(이익을 내기 위한 노력) 만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기업다운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야 기업이 장수한다는 것이다. 임 상옥은 기업의 윤리이자 그 기업의 품격을 이렇게 말한 것이다.

또 일각에선 지난해 하반기 단행된 게임 규제 완화책을 두고 시비를 걸기도 한다. 마구 달리는 게임업계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대면 시장이 그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한 정부의 기가 막힌 타이밍에 의한 결과일 뿐 더도 덜도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게임계에 대해 그 대못을 쳐 박은 채 그렇게 눌러 살란 것인가. 턱없는 소리다. 더 열고 이쪽저쪽  박혀있는 대못을 뽑아내야 한다.

그동안 게임계는 갖은 어려움과 수모를 겪으며 버텨왔다. 지금도 게임계의 위상을 냉정히 평가하면 변방에 있다고 해야 옳다 할 것이다. 게임계에 대한 제도권의 평가가 비대면 시장의 확대, 성장을 통해 새롭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단편적인 시선과 평가는 곤란하다. 이를테면 조금 잘 나간다고 하면 늘 습관처럼 붙여온 사행이란 이름의 딱지는 던져 버렸으면 한다. 신동엽 시인의 그 외침대로 ‘껍데기는 가라’, 그렇게 던져 버렸으면 한다.

[더게임스데일리 모인 뉴스 1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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