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등장한 후속작…회피 액션 추가로 전투 재미 더해

너티독이 개발한 플레이스테이션(PS)4 전용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발매됐다. 이 작품은 2013년 PS3를 통해 선보인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이후 7년여 만에 등장하는 후속작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신작 역시 동충하초 포자를 통한 전염병으로 인해 격변한 미국 대륙에서 생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좀비와 같은 ‘감염체’들이 등장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에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래 내용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 전체의 주요 내용과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작은 전염병 발병의 혼란 속에서 딸을 잃고 밀수꾼이 된 조엘이 감염에 면역인 소녀 엘리를 만나면서 내용이 심화되는 구조다. 이후 면역체 엘리를 통해 백신을 만들기 위한 임무를 시작하지만 여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계절을 지날 정도로 긴 시간 대륙을 횡단하게 된다.

그러나 수많은 죽을 고비를 극복하며 마침내 도착한 곳에서는 백신 제작을 위해 엘리의 뇌를 꺼내야하기 때문에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도 있는 기회 대신 엘리의 목숨을 선택하느냐의 딜레마가 제시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저의 조작을 통해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를 어쩔 수 없이 총으로 쏘게 만들면서 조엘이 엘리를 구하도록 한다. 또 탈출을 막는 무장단체 ‘파이어플라이’의 리더 마를린까지 살해하는 모습으로 엘리를 지키겠다는 조엘의 감정을 단호하게 보여주며 이 같은 선택에 무게감을 더한다.

수술을 위해 잠들었던 엘리가 깨어나 결과를 묻자, 조엘은 이미 면역체가 여럿 존재했으며 백신을 만들 수 없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한다. 엘리의 되물음에 조엘이 그렇다고 답하면서 전작은 끝을 맺게 된다.

이번 후속작은 이 같은 전작의 결정에서 시작된 보복사건을 그렸다고 볼 수 있다. 조엘과 엘리의 관계가 끔찍한 범죄에 완전히 부서진 것 같은 기분이 들도록 연출됐다. 이 외에도 백신 개발 가능성이 없어진 세계는 영토 분쟁 등 집단 간의 갈등이 심화되며 폭력으로 불타는 것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우선 엘리와 조엘의 유사 부녀 관계의 균열이 생긴다. 조엘이 백신에 대한 비밀을 감추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 엘리가 분노하기 때문이다. 엘리는 이후 연인 디나에 대한 연애 감정에 몰두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이 과정에서 대마를 피우고 사랑을 나누는 등 자극적인 소재와 묘사가 거듭된다.

전작에서 딸처럼 지켜온 엘리의 이같은 변화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작품은 여기서 더 나아가 갑자기 등장한 인물들에게 조엘이 끔찍하게 죽임을 당하면서 더욱 강한 충격에 빠지게 만든다. 엘리는 순찰 도중 사라진 조엘과 그의 동생 토미를 서둘러 뒤쫓아간다. 그러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에게 붙잡혀 조엘의 죽음을 지켜보게 된다. 이때 엘리의 분노 속 절규 연기가 압도적이며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이 같은 급작스러운 사건은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 애비로부터 시작된다. 애비와 그 동료들의 언행을 통해 조엘이 그들의 복수 대상이었음을 미뤄 짐작하게 된다.

이후 조엘의 복수를 위해 애비를 추적하는 엘리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때 동행한 디나가 돌연 임신을 고백하는 등 충격적 상황이 계속되기도 한다. 엘리는 건강이 악화된 디나를 두고 홀로 추적에 나선다. 이때 디나의 전 연인이자 아기의 아버지인 제시와 우연히 만나 돌아오자, 제시만 반기는 모습에서 엘리의 감정은 더욱 복잡해지기도 한다.

이와 맞물려 전작에서의 조엘과 엘리의 정서를 끌어오는 과거 이야기들이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특히 가수가 꿈이었다는 조엘의 말에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던 전작에서의 추억을 기타로 이어간다.

앞서 조엘은 기타를 들고 와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 뒤 이를 선물하면서 앞으로 가르쳐주겠다고 말한다. 기타는 이번 후속작에서 두 사람을 연결하는 상징물처럼 여겨지며 엘리의 연주에서 조엘과의 추억을 투영하게 된다.

또 공룡 박물관을 구경하고 우주선 로켓발사 녹음테이프를 선물 받는 회상 장면도 전작에서의 정서를 끌고 오는 부분이다. 전작에서 떼를 지어 이동하는 기린을 만나 신기해 하는 엘리와 이를 지켜보는 조엘의 모습이 연상되기 때문에서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가족에 한층 가까워진 것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꼽혀왔다. 이와 비슷한 회상은 곧 조엘의 죽음에 대한 상실감 및 복수의 감정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엘리는 하나둘씩 애비의 동료들에게 복수를 실행하지만, 정작 마지막 목적지인 수족관에서 애비를 찾진 못하고 임시 거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다음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를 하던 중, 애비의 습격을 받고 다시 한번 사랑하는 이들이 붙잡혀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플레이 시점은 과거의 애비로 바뀌게 된다. 이를 통해 애비의 아버지 제리가 엘리의 수술을 집도하다가 조엘에게 죽임을 당한 의사였음이 드러난다. 또 앞서 엘리가 추적에 나선 동일한 시간선에서 애비의 시점으로 사흘 간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애비가 속한 단체 ‘워싱턴 해방 전선(WLF)’, 일명 ‘울프’는 예언자를 신봉하고 엄격한 규율을 지키는 집단 ‘세라파이트’와 영토 분쟁을 벌이는 중이다. WLF는 이 같은 대치 상황을 끝내기 위해 세라파이트의 본거지를 공격해 전멸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애비가 이 같은 작전의 선봉에서 활약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애비는 결전을 앞두고 동료인 오언이 아군을 공격한 뒤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단으로 추적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오언과 연애 감정을 갖고 수족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애비의 과거도 보여준다. 또 현재는 멜이 오언의 아이를 임신함에 따라 이들이 서로 복잡한 감정을 겪고 있음을 묘사하기도 한다. 애비는 이후 세라파이트의 규율을 거부해 배반자로 쫓기는 야라와 레브를 만나 도움을 주고받게 된다. 야라의 다친 팔 절단 수술에 필요한 의료품을 확보하기 위해 WLF를 속이며 탈영 및 반역으로 몰리는 위험을 무릅 쓴다.

이 같이 애비의 시점에서 진행하는 과정이 길어짐에 따라, 애비가 단순히 엘리의 복수 대상이 아닌 엘리와는 또 다른 주인공임을 인정하도록 만든다. 특히 전작에선 볼 수 없었던 거대 감염체 ‘래트 킹’과 대결로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면서 애비의 시점에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애비의 여정이 길어질수록 플레이에 대한 피로감은 커지고 체념과 납득이 혼재된 감정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야라의 수술이 무사히 끝나자 이번에는 어머니를 만나겠다고 뛰쳐나간 레브를 쫓아 세라파이트의 본거지에 침입하게 된다.

때마침 WLF의 총공격이 시작되면서 애비는 두 진영 모두에게 적으로 인식돼 위기의 연속을 경험하게 된다. 또 레브의 어머니는 의도치 않은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야라까지 WLF로부터 죽임을 당한다. 결국 가족을 모두 잃게 된 레브를 데리고 수족관으로 돌아오는 게 애비 시점에서의 사흘이다.

이 같이 고생 끝에 돌아온 수족관에서는 엘리에게 살해 당한 오언과 멜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이는 앞서 엘리 시점에서의 복수에 대해 간접적으로 배덕을 부여한다. 동시에 애비의 입장에서 엘리에 대한 복수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습격이 정당한 것처럼 만든다.

엘리 시점의 마지막 장면이었던, 애비의 습격으로 제시가 죽고 토미가 인질로 잡히는 상황이 다시 전개되지만 이번에는 엘리가 아닌 애비로 이어간다. 애비는 토미의 반격을 틈타 공격해 오는 엘리를 쓰러뜨리게 된다.

이때 뒤늦게 디나가 애비를 습격하지만 레브의 화살을 맞고 오히려 목숨을 위협받게 된다. 앞서 엘리가 임신한 멜을 죽이게 된 것과 달리 디나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애비는 레브의 제지를 받아 칼을 거두고 엘리를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후 시간이 흘러 아이를 낳은 디나와 엘리가 함께 농장에서 평온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내 엘리가 여전히 조엘의 죽음에 괴로워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때 토미로부터 애비의 행적을 듣고 엘리는 디나의 만류에도 다시 추적에 나선다.

애비는 레브와 함께 과거 아버지가 속했던 단체 파이어플라이의 흔적을 찾아 산타바버라로 떠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장단체 래틀러에게 붙잡힌다. 때문에 애비의 뒤를 쫓아온 엘리는 결국 래틀러의 거점에 침투하게 된다. 이후 피폐해진 상태로 메달린 애비와 레브를 발견하고 이를 풀어준다. 풀려난 애비가 떠나려고 하자 엘리는 레브를 인질로 위협하며 대결을 요구한다. 결국 난투를 거듭하다 엘리가 애비의 숨을 끊기 직전까지 몰아붙이지만 마지막 순간에 손을 놓고 모든 것을 포기한다.

이후 엘리가 농장으로 돌아오지만, 디나가 엘리의 물건만 남겨두고 떠난 상태처럼 묘사된다. 또 홀로 남아 기타를 치는 엘리의 모습에서 애비와 싸움 도중 물린 손가락 두 개가 절단됐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코드를 짚지 못해 제대로 소리가 안 나는 연출이 복잡한 감정을 배가시킨다. 이후 창가에 남겨진 기타를 비추며 게임은 끝난다.

이번 후속작의 전투는 새롭게 추가된 회피 액션의 재미가 인상 깊은 편이다. 개가 냄새를 맡아 추적하는 요소는 좋게 보면 긴장감을 더하지만, 종종 불합리하게 고립 상황으로 몰아간다는 감정이 드는 편이다. 장애물이나 대치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은 전작의 경험을 상당 부분 공유하며 전반적으로 진화보다는 개량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캐릭터 표정 및 행동 묘사의 자연스러움에서 새삼 감탄하게 되며 성우 연기가 이와 더할 나위 없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기타를 칠 때의 손가락, 무기를 개조할 때의 부품 교체 및 총열 손질 등에서 효과음이 극대화된 영상미가 특히 만족스럽다. ‘언차티드’ 시리즈가 연상되는 돌발적인 낙하 및 침수 상황을 비롯, 감염체에게 쫓기는 긴박함 등이 보다 역동적으로 연출됐다. 자연의 식생이나 건물 내부의 소품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게 구현돼 세계관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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