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수많은 위기 돌파하며 성장…사회공헌ㆍ인식개선 등 영역 넓혀야

올해 들어 넷마블을 비롯해 웹젠, 위메이드, 그라비티, 게임빌 등 다수의 업체들이 성년인 20살 생일을 맞았다. 

이들 업체에 앞서 엔씨소프트와 넥슨, 컴투스 등이 20주년을 넘겨 대표적인 게임업체들이 모두 성년을 넘기게 됐다. 그리고 곧 20주년을 기록할 업체들도 적지 않다. 

20년이라면 길다도고 할 수 있고 짧다고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20년을 자라온 청년들에게 성대한 기념식을 차려줄 정도로 그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창업 이후 5년 동안 생존하는 기업은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10년을 버티는 것은 더욱 어렵고 20년 동안 성장을 계속해 왔다는 것은 모두에게 박수를 받아도 좋을 만큼 대단한 것이다. 

올해 성년이 된 게임업체들의 면면을 들여다 봐도 어느 하나 평범한 기업은 없다.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빅3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넷마블의 경우 창업주인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리더십이 돋보인다 하겠다. 물론 그와 함께 고비를 넘기고 혼신의 열정을 바친 직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넷마블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넷마블은 게임포털로 시작해 온라인게임을 거쳐 모바일게임까지 플랫폼을 넘나들며 지금의 빅3로 성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CJ ENM에 회사가 인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모바일시장이 활성화되며 회사가 이를 뒤따르지 못해 위기를 맞게 되자 방 의장은 소방수로 긴급 투입됐고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기며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

웹젠 역시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금의 성장을 이룬 중견업체다. 고졸 출신의 개발자와 여성 CEO의 만남을 통해 최초의 3D MMORPG '뮤'를 개발,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업체는 초창기 큰 성공을 이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경영진이 바뀌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금은 중국에서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올리며 업계의 든든한 허리역할을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의 전설'이라는 작품으로 중국에 진출해 현지 시장을 개척한 업체로 손 꼽힌다. 이 작품은 지금도 매년 수백개의 아류 작품이 만들어질 만큼 여전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중국에서 불법 작품들이 범람하자 위메이드는 칼을 뽑아들었고 강력한 단속과 대화를 통해 하나둘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중국에서 위메이드 뿐만 아니라 한국산 게임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컴투스와 함께 모바일업계의 쌍두마차로 불리운 게임빌도 올해 성년을 맞았다. 게임빌은 송병준 대표의 뚝심과 돌파력으로 수많은 도전을 이어온 업체라 할 수 있다. 그는 위기가 닥쳤을 때 더 큰 도전에 나섰다. 

모바일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며 기존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을 때 그는 컴투스를 인수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지만 이 선택은 큰 행운으로 돌아왔고 게임빌은 컴투스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모바일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라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MMORPG로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는 일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의 엄청난 성공과 향후 성장가능성을 높이 산 일본 퍼블리셔인 겅호가 이 회사를 전격 인수한 것은 당시에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약 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이었다. 

이후 '라그나로크'를 뛰어넘는 대작이 나오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개발과 시장개척을 지속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소 장황하게 성년이 된 업체들의 발자취를 돌아보았다. 그들이 지나온 길은 어느 하나도 평탄하지 않았다. 수많은 위기가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과 희생이 뒤따랐다. 

그렇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으로서 20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렵다. 그렇기에 아낌없는 축하를 받아도 될 만 하다.

하지만 성년이 되었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40주년, 60주년, 그리고 100주년을 향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 60주년을 맞은 기업은 극히 드물다. 과거에 크 성공을 거뒀다 해도 지금은 이름만 남아있는 기업도 있다. 그만큼 시대는 변화하고 이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고 앞서 나간다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다. 

지금 20주년을 맞은 업체들이 성장을 지속해 60주년 회갑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만해서는 안된다. 늘 초심을 유지하며 반성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는 여유와 함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글로벌 업체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유명무실해진 게임산업협회를 보다 강력한 단체로 키워내야 한다. 

다음으로는 정치적 역량을 더욱 키우고 사회 공헌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이러한 다방면의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달라질 것이고 더 많은 청년 인재들이 게임산업으로 유입될 것이다. 

성년을 맞은 우리 게임업체들이 이제는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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