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자라나는 씨앗 등 인디게임개발사들, 잇달아 투자 유치 … '먹튀' 논란 등 우려도 존재

최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여러 국내 인디게임이 개발되고 있다. 개발자금이 부족한 인디게임 업계의 환경을 고려하면 크라우드펀딩은 또 다른 생존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20일 자라나는씨앗의 인디작 스토리 게임 ‘페치카’가 있다. 이 작품은 목표 후원액인 1000만 원을 넘어 1348만 9000원을 기록하며 5월 18일 마무리됐다. 연해주 독립운동을 다루고 있는 만큼 국내 유저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6월 11일 유저 테스트가 시작된다.

인디 업체 밋앤그릿의 신작 ‘신도 야근을 하나요’ 역시 크라우드펀딩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작품은 후원 시작 2시간 만에 목표치의 두 배를 달성했다. 5월 31일 현재 900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후원은 6월 8일까지 진행된다. 작품 출시는 7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이처럼 많은 유저의 참여가 개발 단계부터 이뤄지는 크라우드펀딩은 일반적으로 소규모 개발로 이뤄지는 인디게임에 주로 활용된다. 유저들은 펀딩을 함으로써 게임에 부가적인 효과나 기념품을 얻고 개발사는 개발비를 충당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이나 기반이 부족한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온라인에 공개하고 익명의 다수에게 투자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정 목표금액과 모금 기간을 정하며 후원금에 따른 보상이 제공되기도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사용한다. 게임의 경우 주로 인디 업체에서 활용하며 모금액에 따라 게임 내 보상이나 기념품을 주는 방식으로 후원자를 모집한다.

# 개발자와 유저간 ‘윈윈’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발단계에서부터 유저가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후원자이자 유저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일반적으로 후원자들에게 개발 전척도나 방향성에 대해 공지한다.

이는 일방적 통보가 주로 이뤄지는 대형 개발작들과는 다른 시스템이다. 따라서 유저들은 게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하며 원하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인디게임 특성상 다양한 장르와 개성 있는 게임성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또 후원 시 주어지는 부가 상품들 역시 게임 몰입과 애정을 갖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자라나는씨앗의 ‘페치카’는 연해주 독립운동을 다룬 작품이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개발사는 직접 역사 전문가를 만나고 관련 논문을 50편 넘게 섭렵하는 등 철저한 고증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중근과 같은 유명인이 등장하는 만큼 철저한 공부가 필요했다.

물론 ‘여성 공산당원’과 같은 게임적 허용이 이뤄지는 요소도 있다. 개발자는 고증과 재미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펀딩 사이트 공지를 통해 게임 내 등장하는 ‘고려인’에 대한 역사를 기재했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유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

‘신도 야근을 하나요?’의 경우 펀딩 사이트 공지로 게임 내 정보를 자세히 안내하기도 했다. 연애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가챠(뽑기)요소가 없다는 점, 150여 종의 게임 내 전화가 풀보이스라는 점 등이 공개됐다.

이외 캐릭터 성우, 통화 시스템 등을 안내해 유저들의 궁금증을 해결했다. 게임은 에피소드 별로 여러 선택지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장르 불문 활기띄는 인디게임

개성 넘치는 인디 작품들의 게임성은 크라우드펀딩의 목적과 부합하며 다양한 장르 작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 외에 웹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나이트 런’, 캐쥬얼 샌드박스 ‘리오즈마’, 보드게임 ‘흔들어봐! 헬프요정’ 등 개성있는 작품들이 연이어 공개됐다.

이 같은 작품의 다양성은 게임 업계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야기시키고 유저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다수의 유저는 모바일 MMORPG로 국한된 국내 게임 시장에서 인디게임의 활발한 활동을 응원했다.

# 신뢰가 필요한 펀딩 시스템

다만 크라우드펀딩이 무조건 완벽한 시스템인 것은 아니다. 후원 방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개발사가 개발 일정을 지키지 않거나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 등 일명 ‘먹튀’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프로젝트 피닉스’다. 이 게임은 SRPG 장르로 2013년 시작된 펀딩은 무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확한 개발 현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19년 개발 중이라는 개발사 대표의 공지가 공개됐으나 유저들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당시 모인 모금액이 한화 약 10억 원에 이른 것을 고려하면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유저들의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준 셈이다.

그동안 꾸준히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돼왔으나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에서 ‘먹튀’ 등의 논란이 발생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신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현재 인디게임의 생존 활로로 주목받고 있지만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을 줄여야 지속적인 후원이 이뤄질 수 있다. 여러 펀딩 사이트에 대한 제도적 보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신태웅 기자 tw333@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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