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시작으로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은 코로나19의 파장은 세계 보건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는 1930년대 몰아닥친 대공황 이후, 또는 중동 석유 파동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와중에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끈 것이 바로 게임산업이다. 모든 시장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시장은 독보적인 존재처럼 성장세를 달성했다. 중국의 최대 게임기업인 텐센트는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기업들의 실적도 텐센트의 그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등 이른바 게임계 빅3의  1분기 매출 실적은 모두 쾌속질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특히 두드러졌다. 또 오랫동안 적자를 기록해 왔던 게임빌과 위메이드 등 중견기업들도 흑자전환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업계의 주목을 끌어온 펄어비스 등도 영업이익 등에서 순조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가 게임의 태생적 특질인 비대면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또 경기 불황에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호황이란 말을 이번에도 다시한번 입증해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 탓에 밀폐된 공간을 벗어날 수 없는 영화 및 공연 부문은 크게 고전했다.  

이에따라 일각에선 게임계가 코로나 19 팬데믹 현상을 계기로  대기업 위주의 시장재편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영화계가 메이저 중심으로 크게 재편된 것은 1930년대에 불어온 대공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월트디즈니, 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 20세기 폭스 등 잘 나가는 영화사들이 영세한 영화사들을 잇달아 자사의 스튜디오로 편입하면서 메이저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메이저 및 중견 게임업체들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 게임업체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벤처 게임업체들이 적지않다. 유저들의 관심이 한쪽으로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중국 게임업체들의 파상적인 공세가 이어지면서 설땅이 좁아지고 있다.

거센 태풍이 몰아치고 나면 곧 수습 단계에 들어간다. 산업의 기상도 역시 엇비슷하다. 문제는 게임계에 지각변동의 요소가 더욱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영화계처럼 그렇게 재편할 것인가.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잔디와 묘목이 있어야 숲이 산다. 큰 나무들이 있다고 해서 숲이 푸르러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민해야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잔디와 묘목을 심고 다듬어 갈 것인가. 그 것은 순전히 게임계의 의지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