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 일주일도 못 채우고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된 게임이 있다. 텐나인의 모바일게임 ‘귀살의 검’이 일본 만화 ‘귀멸의 칼날’ 및 코드캣의 ‘소드마스터 스토리’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질타를 받은 끝에 결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다.

게임업계에서의 표절은 잊을만하면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편이다. 장르적 유사성을 비롯, 디자인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문제가 되곤 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된 작품들의 추이도 각양각색이다. 논란이 있었지만, 인기를 끌면서 명맥을 이어나가게 된 작품도 있고 큰 반향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귀살의 검’은 단기간에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는 것. 텐나인 측은 “게임 개발에 있어 미숙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감을 드렸고 긴 고민 끝에 더 이상 운영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일각에선 순순히 물러나는 게 의외라는 반응도 없지 않다. 과거 표절 의혹을 무릅쓰고 서비스를 이어간 사례는 그 작품이 질타를 감수할 만큼의 흥행세를 보인 반면, 이번 ‘귀살의 검’은 순전히 부정적인 이슈로만 주목을 받았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번 ‘귀살의 검’은 국산 인디업체 코드캣의 ‘소드마스터 스토리’에서의 구성 및 세세한 수치 등을 거의 베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논란에 더욱 불을 지피게 됐다. 인디 업체들의 창작물 보호가 쟁점으로 부각되기도 했다는 것.

소규모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표절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번 도용 피해를 입은 ‘소드마스터 스토리’ 역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난항을 겪게 됐다.

인디 게임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이지만 독창적인 도전이 필수조건이라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시도가 시장의 다양성을 가져다주는 한편, 예상치 못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는 것.

때문에 인디는 업계의 미래 경쟁력과 연결되는 우리가 가꿔야 할 토양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코드캣 사례로 인디 업체들의 노력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게 됐다는 게 일각에서의 지적이다.

또 이로 인해 창작자들이 위축돼 인디 생태계가 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다. 이는 결국 새로운 가능성 발굴 기회를 잃게 되면서 멀리 보면, 우리 업계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물론 표절은 일차적으로 유저들의 감시망을 벗어나지 못하고 비판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인디 업체들의 창작물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업계의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게임업계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놓고 방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인디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기회를 늘리는 게 당장 우리 업계가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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