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창간16주년 특별기획 '다시 뛰는 게임 대한민국' (하)]
플랫폼 경계 넘어 총공세…인기 IP 영향력 강화 ‧ 글로벌 시장서 정면승부

게임업체들은 플랫폼 경계를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K팝과 K드라마에 이어 K의료‧바이오 등이 주목받으며 한류의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일찌감치 우리나라의 역량을 보여준 원조 한류는 게임이라는 목소리도 다시금 커져가는 추세다.

이미 20년 전 온라인게임이 성장하는 시기 우리 업체들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며 한국 게임의 위상을 높여왔다. 중국 시장에서는 ‘미르의 전설’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이 국민 게임으로 자리매김 했으며 남미‧동남아시아 등에서도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달라지면서, 이 같은 과거의 영광도 옛것으로 퇴색됐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때문에 우리 업계가 원조 한류의 이름을 되찾아 갈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이미 모바일게임 점유율이 절반에 달하는 등 트렌드가 빠르게 달라지며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뿐만 아니라 모바일게임 시대에서 급부상한 신흥 강자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 역시 이미 수년전부터 온라인게임 대신 모바일게임 시장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글로벌 규모 경쟁에서는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시장조사 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상위 52개 업체 중 한국 업체로는 넷마블이 6위로 유일하게 톱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로 엔씨소프트가 20위를 기록하는 등 내수 시장에서의 위치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텐센트와 넷이즈 중국 업체가 1,2위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도 계속되는 추세다. 또 액티비전블리자드, 슈퍼셀, 반다이남코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핀란드 일본 등의 강자들과 경쟁 역시 쉽지 않다는 평이다.

넷마블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의 인기작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 넷마블 글로벌 톱 퍼블리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게임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64억 1149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원-달러 환율의 2018년 연평균 매매기준율 1100.3원을 적용하면, 한화로는 약 7조 546억원이 된다.

수출 규모 중에서 PC온라인게임 부문이 34억 2093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모바일게임 수출 규모는 28억 7605만 달러로 집계됐고 콘솔 게임 8093만 달러, 아케이드 게임 3358만 달러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온라인게임 부문의 비중이 여전히 크긴 하지만, 기존 인기작들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때문에 모바일 시장에서의 글로벌 히트작 발굴이 절실하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우리 업체들은 모바일게임으로의 체질변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 개척 가능성도 다방면으로 타진해왔다. 때문에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경쟁력을 강화하며 저변을 확대해나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두각을 나타낼 대표 업체로는 넷마블이 가장 먼저 꼽히고 있다. 톱 퍼블리셔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며 이미 존재감을 보여준 것은 물론 앞으로의 행보 역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는 것이다.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은 올해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데 이어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의 아시아 시장에 론칭을 앞두고 있다. 또 위치기반 그림퀴즈 게임 ‘쿵야 드로우파티’를 비롯, ‘스톤에이지M(가제)’ 등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올 여름 '세븐나이츠' IP 기반의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발매하며 콘솔 플랫폼까지 도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일곱 개의 대죄’가 글로벌 시장 출시 약 보름 만에 777만 다운로드를 기록한데 이어 미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1위 등 흥행 지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향후 선보일 라인업에 대한 흥행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는 것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해외 매출이 전체의 72%를 차지한 것은 물론 북미 매출 비중이 30%로 한국을 앞지르는 등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권영식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중국 판호 제재 지속 및 모바일 게임시장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넷마블은 ‘BTS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등 주요 신작을 국내외 시장에 차질없이 선보이며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다양한 융합 장르 개척, 자체 판권(IP) 기반 게임 개발 활성화 및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게임 출시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니지2M'

# 엔씨 ‧ 넥슨 등 IP 저변 확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올해 모바일뿐만 아니라 콘솔 등 플랫폼 경계를 넘는 개척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신작들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리니지2M’은 그간 MMORPG를 즐기지 않은 새로운 유저층이 대거 유입되며 기존 ‘리니지’ IP와의 잠식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향후 ‘리니지’ IP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모바일뿐만 콘솔 플랫폼으로의 도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특히 다수의 콘솔 게임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개발 중이라고 밝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미국에서 열린 게임쇼 ‘팍스 이스트 2020’에서 콘솔 플랫폼의 신작 ‘퓨저’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의 하모닉스가 개발한 이 작품은 가상의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믹스해 퍼포먼스 하는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으로,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넥슨(대표 이정헌) 역시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올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글로벌 론칭을 준비 중이다. 핵심 매출원의 확대와 새로운 플랫폼의 도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던파 모바일’은 중국 텐센트를 통해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사전예약 첫날에만 350만명이 몰렸고 나흘 만에 1000만명이 넘는 등 가파른 상승 추이에서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원작 ‘던전앤파이터’는 매년 중국에서 조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최고 인기작이다. 때문에 이를 활용한 ‘던파 모바일’의 파급 효과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 X박스원과 PC온라인게임 간의 크로스 플레이가 지원되는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앞서 테스트를 진행하며 작품성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언리얼 엔진4 기반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 기술이 탑재된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카트라이더’ IP의 콘솔을 통한 글로벌 영역 확대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어느 한 작품이 아닌 ‘미르의 전설’ IP의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허가받지 않고 서비스되는 불법 게임물들의 권리를 되찾고 관리하는 사업을 지속하는 한편 신작을 선보이며 생명력을 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미르의 전설2’는 중국 수출 이후, 현지 동시접속자 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2004년에는 현지 시장 점유율 65%를 차지하는 등 한류 게임의 대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에서의 ‘미르’ IP 활용작이 7000여개작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허가받지 않고 무단으로 서비스되며 IP 권리를 침해당한 사례가 대부분인 실정이다. 이 같은 불법 게임물에 의한 라이선스 손실액이 약 2000억원~3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회사는 ‘미르’ IP 사업 전담 업체를 설립하며 양성화 및 권리 신장에 매진하고 있다. 또 ‘미르4’ ‘미르W’ ‘미르M’ 등 미르 트릴로지를 개발 중으로 이를 통해 IP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때문에 원조 한류의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펄어비스는 올해 상반기 배틀로얄 게임 '섀도우 아레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 배틀로얄 등 개발력 과시
펄어비스(대표 정경인)는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력을 인정받은 업체로 PC온라인, 모바일,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성과를 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붉은사막' '플랜 8' '도깨비' 등 PC와 콘솔 플랫폼을 아우르는 신작을 개발 중이다. 배틀로얄 게임 '섀도우 아레나'는 마지막 테스트를 거쳐 올해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회사 CCP게임즈의 '이브 에코스'가 중국 넷이즈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는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올해는 스팀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사례도 계속될 전망이다.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성공 사례가 탄생했듯이 업체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멘티스코는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의 2차 비공개 테스트를 갖고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완성도 점검에 나선다.

이 작품은 대전 격투 게임의 액션, MMORPG의 콘텐츠, MOBA의 성장 요소 등을 배틀로얄 규칙에 담은 새로운 장르를 지향한다. 중국 기서 ‘봉신연의’ 기반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전개되며 최대 60명의 유저가 참여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배틀로얄을 즐길 수 있다.

배틀로얄뿐만 아니라 '오토체스' '전략적 팀 전투' 등의 오토배틀러 장르에 대한 한국 업체의 도전도 이뤄진다. 패스파인더에이트가 이 같은 오토배틀러 게임 '에픽체스'의 테스트를 갖고 올해 상반기 글로벌 론칭을 예고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카카오게임즈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기존 오토배틀러 게임과 달리 운적 요소를 덜어내고 전략성을 강조한 게임성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이 한국 업체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시장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명성을 다시 빛나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게임스 이주환 기자 ejoh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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